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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공항 구금' 한인 과학자 어머니 "연락 못 받아 실종된 줄"

미 영주권자 김태흥씨 변호인·단체 등 기자회견... 미교협 "반이민 정책 경고 신호"

등록 2025.08.01 09:46수정 2025.08.01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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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이민당국에 구금된 김태흥씨(맨 오른쪽)가 동생의 결혼식에 참석해 찍은 사진
미 이민당국에 구금된 김태흥씨(맨 오른쪽)가 동생의 결혼식에 참석해 찍은 사진 연합뉴스

미국 연방당국이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미 영주권자 김태흥(40)씨를 일주일 넘도록 억류해 논란인 가운데, 한인 사회와 현지 지원단체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한국에서 태어난 김씨는 5살 때 가족과 미국에 와서 지금까지 살고 있다. 그는 텍사스 A&M 대학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며 라임병 백신 연구를 진행하는 과학자다. 김씨 가족 등에 따르면, 그는 남동생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가족과 함께 한국에 갔다가 21일 미국으로 돌아오는 길에 공항에서 입국심사를 받던 중 억류됐다.

법률대리인 에릭 리 변호사는 31일(현지시간) 한인 이민자 권익단체 미주한인교육봉사단체협의회(National Korean American Service and Education Consortium, NAKASEC, 아래 미교협)이 실시한 온라인 기자회견에 참석해 '지난주 중반부터 CBP(이민·출입관리 당국인 연방 세관국경보호국)에 수차례 연락했지만 묵살당했다'고 주장했다.

김씨의 또다른 법률대리인이자 이민 전문 변호사인 칼 크루스는 "CBP는 김씨를 '입국 신청자(arriving alien)'로 간주하며 영주권자에게 보장된 법적 절차를 무시했다"며 "입국 거부나 장기 억류에 앞서 휴스턴행 항공편 일정에 따라 '검사 유예(deferred inspection)' 조치가 가능했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고 공항이라는 비정상적인 공간에서 장기 억류한 것은 명백한 권리 침해"라고 했다.

크루스 변호사는 "공항 억류는 최대 72시간으로 제한돼 있음에도 CBP는 아무런 기준 없이 이를 넘겼다"며 "이는 김씨가 자발적으로 입국 포기를 유도받았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강압적 수단"이라고 했다.

김태흥씨 어머니 "하루빨리 석방돼 연구 복귀하길"

김씨 가족 측은 억류 후 처음으로 CBP로부터 연락을 받은 것이 동생을 통한 간접 통화였다고 밝혔다. 공식적인 설명이나 문서 제공은 여전히 없다고도 했다.


김씨의 어머니는 기자회견에서 "작은 아들로부터 '형이 이민국 오피스에 갔는데 이후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전화를 받았다. 이민국으로부터 어떠한 연락을 받은 바 없어 아들이 실종된 줄 알았다"면서 "왜 이런 일이 우리 가족에게 일어났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윌(김태흥씨)은 항상 성실했고, 사회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해온 아들이다. 하루빨리 석방돼 연구에 복귀하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미교협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김씨의 사례는 트럼프 행정부의 반이민 정책이 어디까지 확대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경고 신호"라며 "미국은 민주주의 국가지만 지금은 헌법이 멈춰 있고, 법적 절차와 인권이 무너지고 있다. 김씨가 겪은 일은 단지 한 개인의 억울한 일이 아니라 전체 이민자 공동체와 헌법 질서에 대한 도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또 "텍사스를 비롯해 전국 각지에서 수만 건의 상담이 이뤄지고 있으며, 미교협의 다국어 지원 앱은 2만 8천 건 이상 다운로드됐다"며 이번 사건이 특정 인종이나 국적에 국한된 일이 아님을 강조했다.

단체들은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마이클 맥콜 하원의원(텍사스 10지구) 등에게도 연락을 취했으며, 일부 의원실에서는 CBP에 문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진전은 아직 없다는 것이 이민자 권익단체들의 설명이다. 또한 텍사스 A&M대학교 측은 "학교에 직접 문의해 달라"는 미진한 대응만 보이고 있으며 한국 외교부 역시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밖에 김태흥씨 구명을 위한 온라인 청원 및 전화걸기 캠페인도 진행되고 있다.

한편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씨의 변호인은 김씨가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일주일 넘게 구금돼 있다가 최근 애리조나주 이민세관단속국(ICE) 시설로 옮겨졌으며, 김씨가 이 시설에 도착한 이후로는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난 29일 김씨의 사연을 보도한 미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CBP 대변인이 이 신문에 성명을 내 "영주권자가 마약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아 체류 신분(의 유지 조건)을 위반하게 되면 그 사람에게 출두 통지가 발령되고 CBP는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구금 공간을 조정한다"며 "해당 외국인은 추방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ICE에 구금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텍사스N에도 실립니다.
#미국 #텍사스 #미주한인교육봉사단체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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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에서 인터넷 미디어인 텍사스N 운영 및 대표기자로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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