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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못 먹고, 아프고... 역대 최고 폭염에 축산농가 비상

청산·청성 돼지 144두 폐사, 지난해 없던 폐사 피해 발생… 전기요금도 평년 대비 2배 이상 늘어

등록 2025.08.01 17:48수정 2025.08.01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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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우농가
한우농가 연합뉴스

이상고온 여파가 축산농가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최고기온이 33~37도로 치솟아 생육 저하가 나타나는가 하면 폐사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충북 옥천군에 따르면 청산·청성 돈사 3곳에서 총 144두의 돼지가 폐사했다.

양계농장의 경우 달걀 생산에 직격타를, 한우농가는 한우값을 좌우하는 계체량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고온 방지를 위해 시설을 추가하는가 하면 전기요금이 평년보다 많이 나와 생산비가 20~30% 이상 오르면서 축산농가 전반이 가장 고통스러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는 반응이다.

평년에 비해 계체량 크게 줄어, 출하시기도 160일→200일로 크게 증가

양돈 농가의 피해가 컸다. 지난해에는 없던 집단 폐사가 올해는 3개 농가(144두 폐사)에서 발견됐다. 1만두 이상 사육중인 A양돈농가에서 140마리가, 소규모 농장 두 개소에서 각각 2마리가 폐사했다. 사육 규모에 비해 큰 피해는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현재와 같은 고온이 지속될 경우 추가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 20일간 비가 내리지 않았고 7월 최고기온 평균온도는 33도, 그중에서 가장 높았던 온도는 37도로 역대 최고 수치를 보였다.

땀샘이 없어 더위에 취약한 돼지의 특성이 이번 폭염 피해로 고스란히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위에 지쳐 사료와 수분을 제대로 섭취하지 않다 보니 면역력 감소로 위궤양 등 각종 질병이 나타나고 있다.

폐사와 질병을 피해갔더라도 계체량이 줄어드는 것을 피해가지는 못하고 있다. 평년 112kg~118kg 정도 나가던 무게가 현재 105kg 이하로 줄어든 것이다. 또한 6월~8월 사이 평년 출하시기가 160~180일인데 스트레스나 성장에 문제가 지속되다 보니 200일이 넘어도 출하를 하지 못하는 상황도 이어지고 있다.

A양돈농가 관계자는 "올해가 더위로 인한 피해가 가장 큰 상황이다"라며 "폐사의 경우 가축재해보험을 통해 보상이 가능하지만 생육이 제대로 되지 않는 문제가 있다. 무게가 특히나 많이 줄었다 전년대비 10~20kg 가 줄었고 이외에도 추가 피해 상황도 예상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산면 판수리에서 돼지 900두가량 사육 중인 B농민은 "폭염이 워낙 매섭다 보니 사육두수를 60두가량 줄였다. 집단 폐사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돼지는 33도 이상이 되면 사료를 먹지 않는다. 지난해에는 위궤양 문제가 있었다. 올해도 걱정이다. 먹질 않아 크지 않으니 출하도 못한다. 160일이던 출하시기가 200일 이상으로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청성면 조천리에서 돼지 1200두가량 사육하는 C농민도 "돼지가 폭염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상당하다"라며 "작년보다 더위가 심해 감염병에도 취약하다. 한 마리가 문제가 생기면 집단 폐사로 이어진다. 앞으로 더 더워질 것이고 대비를 위한 시설비 투자, 전기요금 등 생산비가 크게 늘어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계체량과 등급으로 가격 결정되는 한우... 양계장에서는 작아지는 계란 걱정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7월 13일 충남 홍성군 양돈 농가를 찾아 폭염 대응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7월 13일 충남 홍성군 양돈 농가를 찾아 폭염 대응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농식품부 제공

비교적 더위에 강한 한우 역시 폭염에 기진맥진이다. 한우는 품질 유지에 가장 중요한 조건이 사료 섭취량이다. 통상 400kg~700kg까지 무게가 나가는데 섭취하는 사료의 양에 따라 무게가 유지된다. 하루 8kg 가량 사료를 섭취하면 1kg 가량 무게가 늘어난다.

무게 만큼이나 등급도 상당히 중요하다. 7월 기준 최상품인 투플러스(A++) 가격이 1kg당 평균 2만4천원으로 책정돼 있는데 같은 등급이라도 등심의 크기에 따라 가격이 투플러스에서도 4천원~5천원가량 차이가 난다. 등급을 유지하는 데에 고품질 사료를 섭취하는 게 중요한데 사료 섭취량이 예년에 비해 줄어 품질 저하 우려가 나온다.

동이면에서 100두가량 축사를 운영하는 D농민은 "사람은 물론 가축에게도 고통스러운 여름이다"라며 "품질은 제대로 된 사료 섭취량에 달려있다. 섭취량이 줄어 걱정이고 품질이나 가격 관리가 우려스럽기도 하다. 전기요금도 상당하다 안개분무기나 냉방팬 등 운영을 늘리다 보니 50만 원 수준이던 전기요금이 100만 원으로 늘었다"고 말했다.

양계농가에서도 폭염으로 인한 고민이 크다. 생산량 자체는 크게 줄지 않았으나 닭 역시 사료 및 수분 섭취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탓에 계란의 크기가 확연히 작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군서면에서 양계장을 운영하고 있는 E농민은 "산란율 자체가 크게 줄어들지는 않았으나 계란의 크기가 올해 특히 작아졌다"며 "날이 더워 면역력이 떨어져 감염병에도 취약하다. 보통 겨울에 발생되는 조류독감이 여름에도 나오고 있어 올 여름은 특히나 심란하다"고 말했다.

폭염으로 인한 가축의 생육 문제는 물론 온도 관리를 위해 시설을 운영하며 치솟는 생산비도 걱정거리 중 하나다. 냉방팬, 분무 시설 운영 등의 가동 횟수가 늘다 보니 전기요금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었다는 것이다.

청성면에서 50두가량 축사를 운영하고 있는 F농민은 "무더위로 잘 먹지 못하는 것도 문제인데 분무시설, 팬돌리기 등으로 전기요금이 지난해 대비 2배 이상 늘었다"며 "사료 관리도 걱정이다. 가을 겨울에는 소비기한이 한 달 정도 되는데 여름에는 기간이 더 짧아 관리가 어려운데 소가 먹지를 못하니 남은 사료 관리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추복성 군의장 "작물 가축 가릴 것 없이 이상기후 자체 대응 매뉴얼 수립해야"

이상고온 현상 피해로 옥천군은 이달부터 읍·면별 피해 현황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어서 폭염 취약 현장을 파악해 폭염 방지 계획으로 가축 면역증강제 및 고온 스트레스 완화제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 7월 28일부터 29일까지 긴급 지원에 나섰고 오는 4일부터 2차 공급을 진행한다. 옥천군은 매년 심화되는 이상기후 현상에 따라 기후변화 대응시설 확대 등을 검토해 현장 중심의 지원책 마련을 고민하겠다는 입장이다.

군 농업정책과 이화목 과장은 "매년 폭염으로 인한 가축 피해 현황을 조사 중이다"라며 "기존에 추진하는 기후변화 대응시설 지원, 영양제 등 지원사업은 지속 추진하고 있는데 현장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지원이 무엇인지를 확인하면서 예방책 마련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옥천군의회 역시 이상기후 현상 예방대책에 집중하고 있다. 옥천군 차원의 지역별, 품목별 피해 현황 조사를 주문하는 등 이상기후 대응을 위한 농정계획 수립을 강조하겠다는 입장이다.

옥천군의회 추복성 의장은 "올해 초에는 냉해, 여름에는 폭염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되고 있다"며 "이상기후 현상은 재난이다. 그에 따른 옥천군 차원의 전략이 필요하다. 우선 분야별로 자체 피해 현황을 전수조사하고 이를 바탕으로 옥천군만의 이상기후 대비 계획수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서 "더 이상 상급기관 매뉴얼대로 따라가는 농정이 되어선 안된다. 주도적인 이상기후 농정 매뉴얼이 필요하다. 이 부분을 의회에서도 강조하겠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옥천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옥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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