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남부경찰청
박정길
경기도 수원 지역에서 500여 명의 임차인에게서 전세보증금 760억 원을 가로챈 대규모 전세사기 사건과 관련해, 공인중개업소 대표가 경찰에 구속됐다.
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단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수원 일대 전세사기 사건에 가담한 B공인중개업체 대표 A씨(40)를 사기 등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고 1일 밝혔다. 경찰은 A씨와 함께 일한 공인중개사 및 중개보조원 10명도 공인중개사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
앞서 경찰은 2023년 12월, 주범 정씨 부부를 구속 송치하고 여죄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A씨가 정씨 일가의 전세사기에 적극 가담한 정황이 확인돼 수사를 확대했다. 정씨는 2024년 12월 1심에서 징역 15년, 아내와 아들은 각각 징역 6년과 4년을 선고받았고, 지난 6월 항소심에서도 형량이 그대로 유지됐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수원에서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운영하며 2021년 8월부터 2023년 5월까지 정씨 일가가 보증금을 반환할 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도 임대차 계약을 중개했다. 이로 인해 105명의 임차인으로부터 약 154억 원을 편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A씨는 2020년 6월부터 2023년 7월까지 총 166건의 중개 과정에서 법정 수수료를 초과해 1억 5천만 원 상당의 수수료를 챙긴 혐의도 받고 있다.
수사 결과 A씨는 이미 2017년부터 정씨 일가가 수원 일대에서 대규모 임대사업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2019년부터는 임대사업에 직접 개입했다. 그는 신규 임차인 모집, 건물 하자보수, 민원 대응 등 건물 관리 업무까지 맡으며 사실상 사업 파트너로 활동했다.
그러던 중 정씨 일가의 임대사업이 이른바 '무자본 갭투자'와 '보증금 돌려막기' 방식으로 운영되며 보증금 반환이 어려운 상황임을 인지했음에도, 초과 수수료 수취를 위해 임차인 모집을 계속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A씨는 세대 일부에만 묶인 '쪼개기 공동담보' 대출을 마치 건물 전체에 설정된 담보인 것처럼 속이거나, 기존 보증금 반환 채무액(선순위 보증금)을 축소해 안내하는 방식으로 피해자들을 기망했다.
1일 경기남부경찰청 관계자는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문제가 된 '쪼개기 공동담보'는 다세대주택의 몇 개 세대를 묶어 하나의 담보로 설정하고, 이를 나눠 여러 대출을 받는 구조다. 임차인이 열람할 수 있는 등기부상에는 일부 세대의 담보 정보만 나타나 건물 전체의 채무 규모를 파악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예를 들어 4층짜리 다세대주택의 경우, 층별 5개 세대를 각각 10억 원 규모의 공동담보로 설정해 실제로는 건물 전체에 40억 원의 담보가 걸려 있지만, 1층 세대의 등기부를 보면 1층 5세대의 10억 원만 보이는 식이다"라고 덧붙였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이 같은 구조를 알면서도 이러한 허점을 악용해 임차인에게 전체 건물에 대한 담보로 오해할 수 있도록 설명했다"며, "실제로 A씨는 법정 수수료보다 2배 가까운 수수료를 정씨 일가로부터 수령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경찰은 함께 일한 중개보조원 10명도 초과 수수료 수령 사실이 확인돼 공인중개사법 위반으로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에서 피해를 본 임차인은 다수에 달한다. 일부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보증보험에 가입돼 있어 일정 부분 보증금 반환이 가능했지만,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경우 피해 복구가 더욱 어려운 상황이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씨 일가의 전세사기에 연루된 다른 중개업체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아울러 경찰은 전세 계약을 앞둔 임차인들에게 다음과 같은 주의 사항을 당부했다.
"임대차 계약 시 건물이 다가구인지 다세대인지, 공동담보 대출이 설정돼 있는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공동담보가 있다면, 건물 소유주, 전체 대출금액, 선순위 보증금 규모까지 꼼꼼히 살펴봐야 피해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대부분의 임대인은 정상적으로 자금을 운용하지만, 일부 악성 임대인의 '쪼개기 담보' 수법이 임차인 보호에 큰 구멍이 되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세대주택의 쪼개기 담보 대출 문제와 관련해 국토교통부에 제도 개선 방안을 건의한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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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남부경찰청, '수원 전세사기'에 공모한 공인중개업체 대표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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