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중앙농협 일부 조합원들은 7월 10일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피케시위를 벌이고 골드바 구입, 무료 해외여행 등에 대한 특별감사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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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것은 농협조합장 선거에 적용되는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크다.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 제58조(매수 및 이해유도죄) 제1호 따르면, 선거운동을 목적으로 선거인이나 그의 가족 등에게 금전·물품·향응이나 그 밖의 재산상 이익이나 공사(公私)의 직을 제공하거나 제공의 의사를 표하거나 제공을 약속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또한 같은 법 제35조(기부행위 제한) 제5항에 따르면, 지역농협 조합장은 재임 중에 기부행위('선거인 등을 대상으로 금전·물품 또는 그밖의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거나 그 이익제공의 의사를 표시하거나 그 제공을 약속하는 행위')를 할 수 없고, 이를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김충기 조합장이 선거 당시 "금뱃지, 금열쇠, 금두꺼비(각 5돈 합계 15돈) 증정과 해외선진지 견학 100% 무료 실시"를 약속하고, 선거에서 승리한 후에 골드바를 지급하고, 무료 해외여행을 보내고 있는 것은 모두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행위다. 게다가 조합예산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형법상 '배임 혐의'도 적용할 수 있다.
<오마이뉴스>의 연속보도 이후 일부 조합원들이 지난 6월 말께 농협중앙회 조합감사위원회 사무처('조감처')를 방문해 감사를 요청했다. 이들이 들고간 감사 요청서에는 골드바 구입(35억 원) 내역, 무료 해외여행 실시 타당성뿐만 아니라 부동산 과다 구입(901억여 원), 서울 중앙농협 본점 내 하나로마트 시설 비용 과다 지출(34억 원), 수십억 원의 지점 시설 교체 비용, 불투명한 회의비와 업무추진비 등도 포함돼 있었다.
농협중앙회는 감사위원회와는 별도로 "회원의 업무를 지도·감독"할 조합감사위원회를 두고 있다. 조합감사위원회는 위원장을 포함해 5명의 위원(임기는 3년)으로 구성되고, 감사 사무를 처리하기 위한 기구인 사무처(일명 '조감처')를 두고 있다. 조합감사위원회는 2년(상임감사를 두는 지역농협의 경우에는 3년)마다 1회 이상 지역농협을 감사해야 한다.
하지만 조감처에서는 이들을 만나주지도 않았다. 당시 농협중앙회를 방문한 한 조합원은 "조감처와 사전에 연락하지 않거나, 조감처에서 승인해주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조감처가 있는 11층에 못올라가게 했다"라며 "결국 민원실장을 찾아갔지만 감사 요청서조차 받아주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그는 "지금까지 연락도 없다"라며 "조합원을 위한 농협인데 조합원들의 감사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림축산식품부 "농협중앙회 등과 협의해 적절한 지도·감독 방안 마련 노력"

▲ 농림축산식품부의 민원 처리결과 안내 공문. 농림축산식품부는 “감사가 추진될 수 있도록 농협중앙회와 협의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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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중앙회가 감사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자 결국 일부 조합원들은 농림축산식품부에 특별감사를 청구하기에 이르렀다. 13명의 조합원은 지난 7월 10일 농림축산식품부 청사를 찾아 '35억 원 골드바 구입한 내역 밝혀라', '해외 선진지 견학 100% 무료 실시 타당성 감사하라' 등의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인 뒤 농림축산식품부 농업금융정책과에 '특별감사 요청서'를 제출한 것이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4일 특별감사 청구서를 제출한 일부 조합원들에게 보낸 '민원 처리결과 안내' 공문을 통해 "서울 중앙농협의 업무추진비 집행, 사업 타당성 등에 다해 감사가 추진될 수 있도록 농협중앙회와 협의하는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농협중앙회 등 감독기관과 협의해 경비 등 예산집행에 대한 적절한 지도·감독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농협중앙회가 감사 요청을 받아주지 않는 상황에서 농림축산식품부가 직접 특별감사를 실시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농협중앙회에 그 역할을 떠넘긴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농협중앙회는 지금이라도 조합원들의 감사 요청과 농림축산식품부의 민원 처리결과를 수용해 서울 중앙농협을 감사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농업인의 자주적인 협동조직"(농협법)이라는 설립 취지에 부합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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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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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장 35억원 써서 골드바 뿌렸는데...농협중앙회는 '직무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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