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6월 서울환경연합 게시물에 달린 댓글 캡처 이미지
서울환경연합
올여름 러브버그가 대규모로 발생했을 때, 서울환경연합 블로그와 SNS에는 '조례안 반대 활동을 철회하라'는 댓글이 여러 개 달렸습니다. 카카오톡이나 전화로도 "이렇게 상황이 심각한데 아직도 반대하느냐"는 항의가 이어졌습니다. 조례안이 얼마나 조용히 통과됐으면 시민들이 그 존재조차 몰랐을까, 답답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서울특별시 대발생 곤충 관리 및 방제 지원에 관한 조례안'은 2025년 3월, 돌연 제정되었습니다. 이 조례에 따라 현재 서울시는 신체적·정신적 피해나 불편을 주는 곤충이 발생할 경우, 시장이 '친환경적 방제'를 지원하거나 방제 시설 설치 및 용품을 지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곤충을 어떤 기준으로 방제할 것인지, '친환경 방제'란 무엇을 뜻하는지, 그것이 실제로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분명합니다.

▲ 러브버그 방제 조례 제정 윤영희 의원 보도자료 캡처
윤영희 의원실
조례안을 발의한 윤영희 의원은 보도자료에서 "일부 환경단체가 생태계 교란 가능성을 우려하며 반대 입장을 보였다"며 "무분별한 살충제 사용이 아닌, 친환경적인 방제 방식과 연구를 통해 곤충 대발생을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점을 조례에 명확히 반영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윤 의원의 설명과 달리, 올해 3월 통과된 조례는 지난해 7월에 공개된 원안과 단 한 글자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시민들이 입법예고 의견을 통해 전한 우려는 전혀 반영되지 않았고, 반대 의견으로 보류됐던 조례임에도 불구하고 재발의나 재입법예고 없이 그대로 통과됐습니다.
조례안을 심의한 3월 5일 보건복지위원회 회의에서 김태희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시민 생활에 여러 불편과 지장을 주는 곤충이 익충이라고 그대로 방치하기는 어렵다." 저는 이 말이 무섭게 들립니다. 정책을 결정하는 권력을 가진 관리자가 인간에게 유익한가 아닌가를 기준으로 생명을 제거하는 판단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은평구 봉산에 설치한 끈끈이롤트랩에 소형 숲새류 깃털이 달라붙어있다.
봉산생태조사단
특정 종이 떼로 나타난다면 거기엔 반드시 이유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유를 묻고 듣는 것은 오래 걸리는 일입니다. '이유는 모르겠고, 그냥 없어졌으면 좋겠다고'라는 입장이라면 해결은 쉽고 빠를 수 있습니다. 나와 무관한 타자로 분리하고 없애버리면 그만입니다.
하지만 그 결과 마주한 상황이 지금의 기후위기와 생물다양성 위기입니다. 그렇다면 이제는 다른 방법을 시도해볼 때가 아닐까요? 러브버그를 둘러싼 논쟁은 이제 시작입니다. 우리 사회는 과연 러브버그가 던진 질문에 어떤 대답을 하게 될까요? 함께 지켜봐야하겠습니다.

▲ 달큰한 헛개나무 향기에 이끌린 러브버그 한 쌍. 꽃가루와 꿀을 먹으며 식물의 수분을 매개한다.
서울환경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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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마이뉴스 조해민 기자입니다. 서울환경연합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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