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염이 계속되는 지난 7월 9일 서울마포구 홍대 부근 거리에 설치된 전광판에 이날 기온이 표시되고 있
연합뉴스
연일 기록적인 폭염으로 더위는 이제 더 이상 단순히 불쾌감이나 불편을 유발하는 수준을 넘어 일상과 건강까지 위협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건설현장 노동자의 온열질환 발생도 급증하고 있다.
농업인과 더불어 특히 건설업 현장 노동자에게 온열질환 발생이 많은데 이는 그저 장시간 옥외작업 수행 비중이 높기 때문만은 아니라 고령자나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 질환이 있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들은 흔히 온열질환 민감군으로 정의된다. 청년 인력의 유입이 더디고, 정년퇴직 개념이 희미한 건설업 특성상 고령자 비율이 높고 고령화 속도 또한 가파른 게 현실이다.
게다가 건설업 현장노동자는 근무지 이동이 잦고 업무 수행 일정이 불규칙하여, 건강을 유지하고 증진할 수 있는 생활 환경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서 그만큼 만성 질환 관리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고온에 노출되는 높은 강도의 육체노동
하지만 현재 지속적으로 고온에 노출되는 환경에서 높은 강도의 육체노동을 수행하는 건설업 현장 노동자에게 온열질환과 뇌·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적절히 평가되고 관리되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
안전보건관계 법령에 이행 근거가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인데 그나마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이루어지고 있는 배치전, 특수건강진단은 현재로선 난청이나 진폐증 및 유해물질 중독을 예방, 관리하는 것이 주된 목적인 상황이다.
건설업 현장 노동은 신체적 피로가 높은 작업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안전보건기준규칙에 따라 직무 스트레스와 뇌·심혈관질환 발병 위험도를 평가해야 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규정을 단순 권고 수준으로 보기 때문에 실제 이를 이행하고 있는 곳은 극히 드물 것이다.
온열질환과 뇌·심혈관질환은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로서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과하지 않다. 그러므로 과하다 싶을 정도의 대응이 요구됨에도 불구하고 그 위험을 평가하고 관리 활동을 이행할 기초 근거자료를 제공하는 건강진단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현실적 위험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사업장에서도 노동자에게 건설업 현장 노동 적합성에 관한 의사 소견서 제출을 요구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정작 해당 노동자는 이를 발급받기 쉽지 않다. 왜냐하면 일반 의료기관에서는 직업의학적 평가 체계를 마련해 놓지 않은 관계로 예측이 어려운 분쟁의 가능성을 우려하여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일선 특수건강진단기관에서는 주로 법에 규정된 검사항목, 방법에 따라 건강진단을 수행하는 경우가 일반적이기 때문에 법령상 근거가 없는 요구에 관해서는 부담을 갖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그 결과 해당 노동자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답답한 처지에 몰리는 상황이 드물지 않게 발생하곤 하는데 건설업 현장 노동자에게 정기적으로 온열질환과 뇌·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평가하는 건강진단체계가 구축된다면 이러한 요구를 충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건강 문제를 구실삼는 불이익은 없어져야
물론 건강 문제를 구실삼아 불합리한 고용상의 불이익이 만연해지는 것 또한 옳지 않다. 하지만 현재처럼 체계적인 평가 없이 막연히 근무 당일 혈압만이 다소 높다는 이유로 업무에서 배제되는 등의 방식 문제도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는 온열질환과 뇌·심혈관질환 발생 시 책임소지 문제가 불거지는 것을 우려하기 때문인 경우가 많은데, 정기적인 평가를 이행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질병자의 근로금지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간주하는 등의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
다시 말해,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사회적 대화를 통해 '업무 수행으로 인하여 병세가 악화될 우려가 상당한 수준'을 설정하여 이에 근거하여 업무 적합성이 판단된다면, 온열질환과 뇌·심혈관질환 발생 초고위험군의 노동자에게는 실질적으로 치명적인 결과를 사전 예방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사업장 입장에서도 합리적으로 관리 가능한 수준의 건강 문제가 과도하게 해석되는 것을 막아 막연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에서는 고열 및 폭염에 노출되는 장소에서 수행하는 작업으로 발생한 열사병을 직업성 질병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업무상 뇌·심혈관질환을 판단할 때도 폭염, 고온 노출 여부를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폭염에 취약한 온열질환 민감군을 선제적으로 파악해 관리하는 건강진단체계가 구축되어 있지 않아 이를 보완하기 위한 법적 토대 마련이 절실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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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26일 출범한 사단법인 김용균재단입니다. 비정규직없는 세상, 노동자가 건강하게 일하는 세상을 일구기 위하여 고 김용균노동자의 투쟁을 이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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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혈압만으로 업무배제? 주먹구구식 건강관리 개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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