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앨런타운의 리하이밸리 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는 장면.
AP/연합뉴스
- 투자액 부분에서 한국과 미국 말이 다르기도 합니다.
"그건 다 마찬가지예요. 미국은 투자 액수에 대해 자신들이 다 통제할 수 있는 돈이고, 한국은 돈만 대고 미국이 다 알아서 쓴다는 거고요. 이득의 90%는 미국이 가져가고, 10%만 한국이 가지고 간다고 말하는데 세상에 그런 투자가 어디 있겠습니까? 말이 안 되는 얘기죠. 한국의 공식 입장은 '그렇지 않다. 이것은 기본적인 투자액과 더불어서 대출과 보증을 다 포함한 액수'입니다. 한국은 직접 투자액을 밝히지 않았는데, 일본은 1~2% 정도로 5500억 달러 중에 55억 달러라고 말합니다. 한국도 비슷한 입장이고요.
물론 앞으로 정말 투자가 진행될 경우, 그 부분을 확인해야 합니다. 당연히 투자처는 미국이 적정한 곳을 찾아오는 것이 맞고 한국은 투자의 효용성을 판단할 것 아닙니까? 필요하면 일부 투자가 되고 아니면 한국 기업에 보증을 실어주거나, 대출 해주는 형식으로 진행되겠죠. 서로 얘기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장시간 협상을 해서 자세한 협상문을 만들고 양국이 서로 부딪혔을 때 누가 중재하는지 법적인 조항도 다 포함시켜야 합니다.
그런데 트럼프는 그런 게 전혀 없어요. 의도적으로 안 하는 거죠. 자기 마음대로 하겠다는 얘기거든요. 그래서 일본 같은 경우 분기별로 이 투자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 미국이 판단해서 만약에 그것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다시금 25% 관세로 회귀하겠다고 얘기하고 있죠. '약 장수 마음대로' 하겠다는 거죠."
- 그래서 구두 합의만 한 걸까요?
"그렇죠. 아예 합의문 자체가 없지 않습니까. 영국은 합의문이 있지만, 영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은 그냥 트럼프가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에 올려버린 게 전부입니다. 지금 전무후무한 일을 보고 있는 거죠."
- 그러면 한미 FTA는 파기됐다고 봐야 할까요?
"파기되지는 않았죠. 왜냐하면 파기되려면 일방이 이건 파기라고 선언하는데 한국이나 미국이 파기를 선언하지 않았어요. 그렇지만 사실상 무시 당한 것이죠.
나중에 트럼프가 물러나고 나서, 혹시 미국 민주당 정부가 다시 돌아온다고 하더라도 쉽게 다시 FTA로 돌아가지 못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미 상호 관세라는 게 부과됐다면 연속성이 있고, 그 동력을 갖고 가게 돼요. 전 세계가 똘똘 뭉쳐서 이거 잘못됐다고, 다시 원상복구 하자고 하지 않는 한 FTA가 다시 복구되기는 매우 어려워 보입니다."
- 이번 협상에서 가장 관심 있게 보신 부분은 무엇인가요?
"쌀과 소고기 부분이죠. 처음부터 미국은 우리가 쌀 시장을 개방할 수 없다는 걸 알면서 요구했다고 생각합니다. 쌀 부문에서 한국과 일본은 수입쿼터제(TRQ)를 운영하죠. 일본은 연간 77만 톤이고 한국은 연간 41만 톤 정도 돼요. 그러나 한국은 미국, 중국, 태국, 베트남, 호주 등 5개국에 국가별 할당이 돼 있는 반면 일본은 특정한 국가에 대한 쿼터는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연간 77만 톤의 범위 내에서 미국산을 더 사면 됩니다.
한국은 WTO 협상에서 (국가별 할당을) 결정한 것이기 때문에, (미국산을 더 사려면) 다른 국가의 쿼터를 줄여야 돼요. 다른 어떤 국가가 그걸 어떻게 동의하겠어요? 한 국가라도 반대하면 변경이 불가능 합니다. 쌀 시장은 한국에 매우 중요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미국은 한국이 양보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일종의 협상용으로 쌀 시장을 활용한 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과적으로는 쌀 시장이 개방되지 않았지만, 트럼프가 쌀 시장을 계속 얘기하는 것은 이걸로 압박해서 뭔가 더 받아내려고 한다는 생각이고요.
우리 입장에서 쉽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 게 소고기예요. 왜냐하면, 30개월령이 걸려 있잖아요. 전 세계에서 30개월 이상 소고기를 수입하지 않는 국가는 한국과 그리고 러시아, 벨라루스뿐입니다. 말하자면 러시아와 벨라루스는 미국의 적성국가이지만, 미국의 동맹국 중에 30개월 이상을 수입하지 않는 국가는 한국밖에 없습니다. 이 부분은 우리가 양보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성공적으로 막았죠. 지난해 기준 한국이 미국산 소고기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국가였기 때문에, '30개월 안에도 우리가 제일 많이 수입하지 않느냐'라는 식의 명분을 쌓을 수 있었겠죠."
"2주 안에 정상회담 준비는 쉽지 않을 것"
- 자동차 부문은 다소 아쉽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2.5%의 아쉬움이 있죠. 왜냐하면 가격 경쟁이 굉장히 치열한 분야이거든요. 2.5%를 자동차 가격으로 환산하면, 중형차 기준으로 한 500달러에서 1천 달러가량 차이가 나더라고요. 미국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매우 큰 돈이거든요. 가격 경쟁이 약해질 수 있죠. 그렇지만 현대 기아차가 좀 더 혁신해야겠죠. 가격을 올리지 않고 흡수하는 방법으로 가야 될 겁니다. 저는 가능하다고 봐요."
- 트럼프는 관세 협상 타결을 발표하며 2주 안에 한미 정상회담을 열기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날짜는 안 잡혔는데 어떻게 보세요?
"트럼프의 말에 일일이 반응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2주라고 얘기한 건 맞지만, 정상회담이 그렇게 빠른 시일 내에 준비되지 않죠. 정상회담은 최소한 3~6개월 전에 준비하고 특히 정상들의 만남을 위해서는 많은 실무 접촉이 필요합니다. 공동 성명을 내기 위해서는 서로간 협상도 많이 필요한 상황이거든요. 2주는 거의 불가능한 시간이에요. 그런데도 8월 25일이라는 얘기도 나오더라고요.
어쨌든 중요한 건 뒤로 미뤄질수록 우리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아요. 왜냐하면 새 정부가 출범해서 시간적 여유가 없었던 상황이니까요. 잘 준비하고 미국 측과도 실무 협상하면 되는데 걱정은 많이 됩니다."
- 어떤 부분이 걱정되나요?
"대미 투자와 안보, 두 가지가 (협상에서) 빠졌어요. 영국, 인도네시아 등은 보잉 항공기를 주문한다고 약속했는데 우리는 그런 얘기가 없었어요. 그런 걸 요구할 가능성이 있죠. 또 하나는 안보 의제입니다. 방위비 분담 문제는 여전히 유효해요. 우리 정부 입장에서 가장 곤혹스러운 건 중국 견제를 어떻게 할 것이냐고 벌써 묻고 있어요. 그런 문제들이 앞으로 정상회담에서 논의가 될 여지가 있죠."
- 앞으로 전망은 어떻게 하시나요?
"이번이(정상회담) 매우 중요해요. 새 정부와 첫 한미 정상회담이고 트럼프라는 인물은 워낙 지도자와의 관계를 중시하니까,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와 만나 관계를 잘 회복하고 신뢰를 구축하는 게 중요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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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관세협상 선방... 한미정상회담, 두 가지가 걱정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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