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표지
동아시아
장애를 바라보는 다소 불편한 의견들과 알아서 조심하라는 암묵적인 룰에도 당당할 수 없었다. 그렇게 나만을 위했던 편협한 공부에는 '타인의 고통을 바라보는 감수성'이 부족했던 것을 인정한다. 그러나 여기, 내가 지치고 아픈 마음이 되어서 간절하게 도움의 손길을 외칠 때, 이런 나 같은 사람을 위해 응답한 책이 있다. 바로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2023년 11월 출간)라는 책이었다.
저자 '김승섭'씨는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대학교와 하버드 보건 대학원에서 각각 석박사를 받은 이른바 우리 사회의 고학력자이다. 요즘 사회적으로 추앙받는 의사라는 직업은 어느새 직업적 사명감보다는 자본주의의 흐름에 따라 미용 의학이나, 아니면 의료 소송에 휘말리지 않는 과가 인기 전공과가 되는 것이 시대의 흐름이다.
그러나 저자는 차별 경험과 고용불안 등의 사회적 요인이 장애인, 성소수자, 비정규직 노동자와 같은 사회적 약자의 건강을 어떻게 해치는지 연구하고 이를 차분히 책에 담았다. 이 사회의 낮은 곳에서부터 시작되는 '불건강' 의 원인을 보다 따뜻한 시선으로, 다양한 역학 자료와 객관적 데이터를 기반하여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를 해낸 셈이다.
그는 환자 차트를 보며 단순히 '병'을 치료하려 한 것이 아니라 '환자의 생애와 환경'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주었다. 그리고 책에서 사회가 그런 사회적 약자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차근차근 설명한다. 장애인에게, 트렌스젠더에게, 해고 노동자들에게 다가오는 '공기처럼 존재하는 차별' 이 어떤 의미인지 조근조근 설명한다.
'정상인'이라는 말 자체가 '특권층'일수 있다는 새삼스러운 논리들이 아이를 키우며 맞닥뜨리는 내 고통에 대한 응답으로 아로새겼다. 발달 장애 아이를 키우며 스스로를 괴롭히는 여러가지 질문들, 그리고 사회의 시선에 대한 객관적인 피드백들을 읽으며 심적으로 큰 힘이 되었다.
그리고 이제부터라도 나 또한 아들을 위해, 그리고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위해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사람'이 될 것이라 다짐한다. 지금은 부족하지만 나조차 세상의 편견들로부터 다양하고 객관적인 책들을 읽으며 단단해지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모든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당신에게 공부란 어떤 의미인가? 타인의 고통이란 어떤 의미인가? 이 2가지 질문에 쉽사리 질문할 수 없다면 한 번쯤 이 책을 펼쳐보길 강력히 권한다. 이제껏 알지 못했던 세상의 다양한 존재들에게 보다 따스한 시선을 건넬 수 있을 것이다. 누구도 두고 가지 않는 삶을 위하여.
"제게 공부는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언어였습니다. 타인의 고통은 타인의 것입니다. 우리는 손톱 밑에 찔린 가시로 아파하는 옆 사람의 고통을 알지 못하지요. 특히 부조리한 사회로 상처받은 이들은 종종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숨죽이며 아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이지 않는 상처가 당사자의 몸에 갇히지 않고 공유할 수 있는 이야기가 되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그 고통에 응답해야 합니다." - 책 가운데 '들어가며' 중에서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
김승섭 (지은이),
동아시아,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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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 아들을 키우며 책 읽고 글 쓰는 엄마입니다. 발달 장애 아들과의 일상에서 생기는 작은 이야기 조각들을 모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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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두고 가지 않는 삶을 위해, 이 공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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