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이 주는 깨달음으로 활동을 이어가는 양준석 활동가
본인 제공
"멀리서 답을 찾지 마라. 답은 가까운 데 있다."
법학을 전공했던 그가 복지운동을 시작한 이유도 독특하다. 총학생회장을 했던 그는 졸업 후 친구들이 노동운동, 농민운동 한다고 떠날 때 남들이 안 하는 걸 하고 싶었단다. 1998년도만 해도 청주에서 복지는 시민운동이 화두가 아니었다. 그래서 복지를 시민운동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당시 사회복지 전공도 아니었고 배경도 없었기에 치열하게 현장에서 배우고 부딪치며 일했다. 무급으로 자원봉사를 하며 사회복지 공부를 병행했다. 이때 좋은 멘토 형들도 만났다. 집이 없어 사무실에서 먹고 잘 때 추운 겨울, 뜨거운 물이 나오지 않아 팔굽혀펴기 50개를 하고 찬물 샤워를 하며 지내도 마음은 설렜다고 한다.
"왜 그렇게 설렜냐고요? 제 꿈을 이루는 거잖아요. 복지를 가지고 시민운동을 제대로 한번 해보겠다는 꿈요."
2012년 문을 연 '행복카페'는 단순한 카페가 아니었다. 그는 카페의 공간적인 개념을 많이 고민했다. 사회적 약자들 중 특히 복지 약자들을 만나고, 청년들과 기성세대가 협업하는 공간이었다. 사람들의 이름표에 청년은 꿈을, 어른은 직업을 적게 해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도록 했고, 필요한 부분을 도와주었다. 혼자 와도 친구가 되고, 동네가 변하고, 사람과 사람이 연결되어 일이 되어지는 공간이 행복카페였다.
"정말 돈 한 푼 없이 청년들이랑 몸으로 시작했어요. 사람들은 펀드 받거나 사업 공모부터 시작하는데 필요한 물건은 종이에 써서 붙였죠. '커튼 필요합니다. 에어컨 필요합니다' 그랬더니 누군가 와서 커튼을 달아주고, 에어컨도 주고, 데크는 또 누군가가 연결해 주고, 그렇게 하나씩 만들어진 거예요. 핵심은 '멀리서 찾지 말라'는 겁니다. 해답은 항상 가까이에 있어요. 아이디어는 가까운 곳에 있고 관점을 달리하면 보입니다."
행복카페는 공정무역 물품도 판매한다. 그는 제3세계 나라를 여행하며 직접 가방, 티매트, 머플러 등과 같은 핸드메이드 제품을 사 와 그들과 연대했다.
"여행을 다니다 보니 아직도 하루에 1달러 미만으로 사는 사람들이 많은 거예요. 불쌍하다, 슬프다로 끝내지 않고, 제가 할 수 있는 게 뭘까 고민한 결과가 공정무역이었어요."
그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시도할 때 항상 모든 게 다 되는 것은 아니지만 경험치가 쌓이니 확률이 높아졌다고 한다. 뭔가 안되면 바로 포기하지 않고, 조금 더 생각해 보면 다 나온다는 것이다. 결국은 '되냐, 안 되냐'가 아니라 '찾을 때까지 하느냐'의 문제라는 것이다.
활동가, 세상을 바라보는 철학과 관점을 먼저 키워야 해요.

▲ 여행이 주는 깨달음으로 활동을 이어가는 양준석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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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로 20~30년을 일했는데 PPT 하나 없는 분들이 많아요. 그건 너무 아쉬워요. 저는 제 이름으로 된 강의만 20가지가 넘어요. 교수님들이 늘 그랬어요. 준석아, 니 생각을 논리적으로 정리해. 그래야 퍼져."
그는 활동가의 경험이 단순한 현장 실무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지식을 정리하여 사람들에게 공유하는 책임이 활동가에게 있다는 것이다. 그는 복지예산학교, 공정무역, 공정여행, 주민조직 방법론, 아이디어 발굴법 등 다양한 주제로 전국을 누비며 강의를 한다. 그는 강의마다 세 사람의 삶을 소개한다. 체 게바라, 마더 테레사, 간디.
"체 게바라는 '이 세상에 모든 것은 나의 즐거운 놀이였다'라며 안락하게 살 수 있는 의사였지만 혁명가의 삶을 살았어요. 마더 테레사는 '진짜 가난은 내 주변에 아무도 없을 때 온다. 사람과 함께 어울리려고 노력해라'라고 했고, 간디는 '나부터 변화해야 세상이 바뀐다'라고 했죠. 저는 이 세 분의 말을 항상 가슴에 품고 살아요."
활동가 후배들에게 이 말을 해주고 싶단다.
"중요한 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에요. 관점이 있으면 정보는 알아서 다 찾아요. 철학과 관점을 먼저 키워야 해요."
나는 지금 '3기 운동' 중입니다
그는 자신의 삶을 '3기 운동'으로 나눈다. 1기는 학생운동, 2기는 복지운동, 3기는 후배들의 뒷배가 되어주는 운동이다.
"후배 활동가가 힘들면 채워주고, 부족하면 밀어주고, 공탁(공익활동가를 위한 식탁)도 하고, 같이 어울리며 이야기도 나누고, 뒷배가 되어주는 거죠."
이런 삶의 방식은 인도의 비노바 바베로부터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간디의 제자였던 그는 20대에 브라만으로 살다가 간디를 만나 인도 전역을 걸으며 '토지헌납운동'을 했고, 죽음 앞에서도 암을 '내 안의 손님'이라 부르며 사람을 양성하는 삶을 살았다.
"비노바 바베가 3단계의 삶을 살았듯, 저는 제 삶을 3기 운동으로 나누었어요. 지금이 3기 운동 중인 거죠."
공동체, 그리고 앞으로의 꿈

▲ 여행이 주는 깨달음으로 활동을 이어가는 양준석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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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요즘 가장 관심사는 충북 청주의 작은 마을 '내암리'에 자신만의 공동체 모델을 만드는 것이다.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하고, 에너지 자립 마을을 만들고, 코하우징형 주택을 지어 어르신들과 청년이 함께 살아가는 모델을 구상 중이다. 그는 조만간 이 아이디어를 토론회로 펼칠 계획이다.
그리고 그는 지금도 'NGO 건물'을 꿈꾼다. 행복카페 건물을 초창기에 매입하지 못한 게 지금도 아쉽단다. 당시에 대출받으면 가능했을 텐데 그때는 돈의 규모를 잘 몰랐다고 한다.
"1층은 공동카페, 2층은 숙소, 3층은 공유사무실. 각 단체들이 들어와 함께 일하고 회계를 공유할 수 있는 구조인 거죠. 하나의 단체가 회계와 사업을 다 감당하기 어려우니까, 아예 모여서 함께 하자는 거죠."
활동가의 자산은 결국 '사람과의 연결'이라는 그에게 지역사회와 공동체는 삶의 기반이다. 그는 요즘 땅을 알아보며 꿈을 소문내는 중이다. 그의 꿈이 이루어지도록 소문이 멀리 널리 퍼지면 좋겠다. 자기 것을 채우지 않고 가진 것을 아낌없이 나누며 사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길을 혼자가 아닌 함께 가는 즐거움을 아는 사람. 그의 말처럼, 인생은 결국 '즐기는 마음'에서 시작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의 삶이 어떤 이들에게는 새로운 나침반이 되길 바란다.
인터뷰어 : 정지미
좋아하는 일, 할 수 있는 일을 최대한 늦게까지 하며, 사람과 세상에 마음을 열어두고 살고 싶고,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지속가능발전목표에 따라 사회, 경제, 환경 영역에서 민관이 협력하여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어가도록 연결하는 일을 합니다.

▲ '2025 공익활동가 주간'은 공익활동가들에 대한 존중과 지지를 바탕으로 사회적 인정 문화를 만들기 위한 목적으로 6월 30일부터 7월 4일까지 열렸다.
공익활동가주간추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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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사는 사람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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