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지필름 포토페스타 2025 천개의꿈 인터내셔널 포스터
후지필름코리아
사진을 찍고 전시하는 일. 사진가라면 누구나 품는 꿈이자, 반드시 해봐야 할 본질적인 행위가 아닐까?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전업 사진가로 살아온 3년, 나는 상업 촬영을 병행하며 '탈서울' 청년들의 디아스포라를 기록해왔다. 그리고 그 기록을 전시의 형태로 보여주고 싶었다.
SNS를 통해 사진을 보여줄 수는 있다. 하지만 작품 앞에서 관객과 눈을 마주치고, 대화하고, 소통하는 것은 스마트폰을 통해 재현할 수 없는 경험이다. 그리고 사진은 프린트로 마주했을 때만 발휘되는 아우라, 질감과 빛, 물리적 존재감이 있다. 그래서 나는 전시라는 방식을 선택했다.
하지만 전시를 준비하는 길목에는 수많은 장벽이 놓여 있다. 제작비, 대관료, 홍보비 같은 현실적인 부담은 물론, 더 큰 난관은 '대중과의 접점'이다. 아무리 좋은 작업이라도 사람들이 찾아오지 않으면 의미가 반감된다. 결국 전시는 '물리적 공간'과 '관객과의 만남'을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관건이다.
작가의 꿈에 지속 가능한 날개를
서울 용산구 노들섬에서 열리는 '후지필름 포토페스타 2025 – 천 개의 꿈 인터내셔널'은 이 문제를 조금 다른 방식으로 풀어낸다. 올해로 3회를 맞은 이 축제는 풍경·인물·기록·예술·상업 등 다양한 주제로 후지 필름 카메라를 사용하며 작업을 이어온 국내외 250여 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대규모 사진 행사다.
오는 8월 23일부터 8월 31일까지 노들갤러리 1관(250평)과 야외 마켓(250평), 총 500평 규모에서 진행되는 이번 축제는 메인전 '천 개의 꿈 인터내셔널' 포트폴리오 시리즈·싱글 부문 수상작, 특별전 '1Day Story 전국 촬영' 100인의 사진가, 글로벌 사진 네트워크 '천 개의 카메라-미국·인도네시아·일본·태국·쿠바·한국 작가' 등 다양한 전시로 구성될 예정이다. 또한 후지필름 디자이너와의 대화, 전시 참여 작가와의 대화 등 다양한 관객 참여형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장비 회사의 이름이 앞에 붙으면, 흔히 '프로모션 행사'로 치부 되기 쉽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누가'가 아니라 '어떻게' 진행되느냐가 아닐까? 이번 축제는 단순한 홍보성 행사가 아니라, '공모와 선정'이라는 익숙한 절차에 '네트워킹'과 '대규모 현장성'을 결합했다. 선정된 작가들은 작품을 걸 공간과, 관객, 동료 작가, 업계 관계자와 직접 연결될 기회를 동시에 얻는다. 즉, 단순 전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사람과 소통하며, 다음 작업으로 이어질 발판을 마련하는 구조다. 나 같은 신진 작가에게는 이 두 가지 자원, 즉 물리적 공간과 관계의 네트워크가 가장 절실하다.
서울을 떠난 기록이, 서울에서 환영받는 아이러니
나는 운 좋게 포트폴리오 시리즈 부문 수상자로 선정되어 전시 및 작가와의 대화에 참여하게 됐다. 제작비와 대관료, 홍보비 등 전시 준비에 필요한 부분을 후지필름이 전반적으로 지원해 주어, 현실적인 부담을 크게 덜고 사진가로서 본질적인 꿈을 실현할 수 있게 됐다.
개인적으로 이번 전시가 열리는 '노들섬'이라는 공간이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한강 한가운데 서울 중심에 자리한 이곳에서 '탈서울'이라는 이름 아래 각자의 삶을 찾아 떠난 청년들의 디아스포라를 보여준다는 것이 역설적이면서도 상징적이다. 떠남을 이야기하지만, 그 이야기가 다시 서울 한복판으로 돌아와 관객과 만나는 순간, 전시장은 도시와 사람, 떠남과 돌아옴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종종 "돈만 있으면 누구든 전시할 수 있다"는 말을 들어왔다. 그러나 전시는 단순히 벽에 작품을 거는 것이 아니다. 전시란 작품과 관객, 작가와 대중, 사람과 사람을 잇는 관계의 구조를 설계하는 일이다. 그 구조 안에서 관객은 작품을 보고, 생각하고, 대화를 나누며 의미를 완성하고, 작가는 그 소통을 통해 다시 성장한다.
'천 개의 꿈 인터내셔널'은 이런 완성의 과정을 경험하게 한다. 전시의 가치는 누가 더 비싼 액자를 쓰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깊이 소통하고, 작품 앞에 더 오래 머물게 하느냐로 결정된다. 이번 축제에서 나는 그 과정을 직접 경험하고, 또 누군가의 기억 속에 남을 시간을 만들고 싶다.
화면을 넘어, 살아있는 세계로
포스트 팬데믹 이후 이미지는 온라인에서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소비되고 있다. 하지만 화면 속에서 스쳐 가는 이미지만 바라보다 보면, 나 자신도 마치 평면에 갇힌 듯한 기분이 든다. 전시장에서 실물을 마주하고, 그 앞에 멈춰 서 느린 시간을 보낼 때 작품이 내뿜는 온기와 호흡이 내 몸에도 전해진다. 그 순간 비로소 나는 온라인 바깥, 살아있는 세계에 서 있음을 느낀다. 그래서 어떤 작품은 화면이 아니라, 공간 속에서 마주해야만 하는 것이다.
한편, 프랑스의 아를 국제사진페스티벌(Rencontres d'Arles), 일본의 교토 국제사진축제(KYOTOGRAPHIE)처럼 도시 전체가 사진으로 물드는 축제가 세계 곳곳에서 열린다. 우리나라에서도 서울의 '천 개의 꿈 인터내셔널'을 포함해, 강원도 영월의 동강사진축제, 부산의 부산국제사진제 등 크고 작은 사진전이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도 더 많은 작가들이 자신의 작품을 꺼내어 세상과 숨을 나누고, 관객과 마주 설 수 있는 사진 축제들이 오래도록 이어지길 바란다.

▲ 후지필름 포토페스타 2025 천개의꿈 인터내셔널 전시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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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서울' 청년들의 기록을 서울 한복판에 전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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