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양목 지사의 묘소와 최재학 작가가 쓴 '문양목 평전' 최재학 작가의 '문양목 평전'은 문양목 지사가 국내로 유해봉환이 되는 길에 걸림돌이었던 캘리포니아주 법의 유권해석을 법리다툼에서 물리치는 결정적인 근거로 작용했다.
김동이
최 변호사의 고민이 깊어졌다. 바로 그때 그가 만난 것이 <문양목 평전>이었다. 그는 책을 읽고 또 읽었고, 그 안에서 '팩트'를 찾아냈다.
특히 법원이 주목한 것은 고인이 사후에 고국으로 돌아가기를 원했는지 여부였고, 그는 평전 속에서 그 염원을 입증할 수 있는 단서를 발견했다. 그중에서도 문 지사가 아들인 한소와 합소에게 남긴 "우리는 곧 독립을 얻을 것이니 그때가 되면 나는 반드시 고국으로 돌아가기를 원한다"는 유언이 결정적이었다. 법원은 이를 증거로 받아들였다.
법원은 "문 지사에게 귀향 염원이 진정으로 있었다면, 왜 지난 85년 동안 유해가 방치되었는지"에 대한 고통스러운 질문도 했다. 이에 최 변호사는 2004년 설립된 (사)우운문양목지사기념사업회가 매년 추모제와 학술세미나를 꾸준히 개최해 왔음을 보여주는 기록을 제시했다. 또 <태안신문>이 수년간 꾸준히 보도해 온 기사들도 함께 제출했다. 이러한 자료들을 근거로 법원은 '문 지사의 유해가 85년간 방치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황기환 지사 사례로 설득... 법원, 결국 '승인'
▲ 120년만에 고국으로 귀환하는 문양목 지사 부부의 유해인도식 문양목 지사 부부의 유해가 현지시간 8일 오후 4시(한국시간 9일 오전 8시) 미국 캘리포니아주 스톡턴에 위치한 파크뷰 공동묘지에서 거행됐다. 화장 후 임시안치실에서 나와 최홍일 변호사를 거쳐 이수연 상임이사, 국가보훈부로 인도되기까지의 과정을 영상으로 담아봤다.
ⓒ 김동이
법원은 현재 미국 내 묘소의 상태와 고국으로 이전했을 때의 새로운 묘소 상태를 비교해 묻기도 했다. 최 변호사는 황기환 지사의 사례를 들면서, 2022년 뉴욕 재안장 당시 사진과 현재의 묘지 사진을 함께 제시해 법원의 의문을 해소했다.
뉴욕 마운트 올리벳 묘지에 묻혀 있던 황기환 지사는 순국 100년 만인 2023년 4월 10일 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황 지사 역시 족보나 유족을 확인할 수 있는 공적 자료가 확인되지 않아 법원의 승인을 받지 못하는 등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최 변호사는 산호퀸 카운티 지방법원으로부터 '승인명령'을 이끌어낸 과정에 대해 "이 밖에도 '좋은 이유들(good causes)'이라고 불리는 다섯 가지를 추가로 제시했고, 올해 2월 28일 법원으로부터 문양목 지사의 재안장을 승인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성과는 최재학 작가의 20년 간의 헌신, 저를 이 자리로 이끈 이수연 상임이사의 지칠 줄 모르는 노력, 국가보훈처의 재안장 추진, 기념사업회의 활동, 그리고 필요한 법률 서류를 준비할 수 있게 해 준 언론의 보도 덕분이다. 북가주의 모든 한인회와 청원 운동에 동참해 준 많은 회원들의 지원에도 감사드린다"라며 공을 돌렸다.
덧붙여 최 변호사는 "손자들은 3세대 이민자이고, 증손자들은 4세대다. 그들은 독립운동이나 할아버지의 삶에 대해 배울 기회가 적었다. 또 할아버지를 자주 볼 수 없는 먼 곳으로 보내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것이다"라며 문 지사 유족들의 마음을 헤아려 줄 것도 당부했다.
다음은 안원생·오희마 지사... 계속되는 봉환 노력

▲<태안신문>과 인터뷰하는 최홍일 변호사 최 변호사는 현지시간 지난 5일 <태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문양목 지사의 유해봉환과 관련한 3년 3개월간의 법리다툼 과정에 대해 소상하게 설명했다. 10년 넘게 지속보도해 온 <태안신문>과 유족설득과 자료협조에 적극 나서준 이수연 상임이사에게 각별한 고마움을 전했다. 특히 '문양목평전'의 저자인 최재학 작가에게 감사를 전했다.
김동이
최홍일 변호사는 한 달간 변호사 사무실을 닫고 헌신적으로 노력한 끝에 3년 3개월간의 소송을 마무리하고, 문양목 지사의 유해 봉환을 성공적으로 이끌었지만, 여전히 손에서 일을 놓지 않고 있다.
현재 그는 사망 43년 만에 미국 애리조나주 선랜드 메모리얼파크에 잠든 안중근 의사의 조카 안원생 지사와 오희마 지사 등 문 지사처럼 직계 자손을 찾지 못해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한 채 미주에 묻힌 애국지사들의 유해 봉환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 변호사는 "이번 문 지사의 승인명령은 앞으로 다른 주에서도 독립운동가 유해를 한국으로 모실 수 있는 중요한 판례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현재 안원생 지사, 오희마 지사 등 두 분 애국지사의 유해 봉환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왜 애국지사들의 묘소를 찾아내고 이들의 유해 봉환을 위한 길에 뛰어들었나'라는 질문에 최 변호사는 "아이들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나라를 위해 헌신한 애국지사가 환영받으며 고국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아이들도 알아야 한다"며 "그래서 새크라멘토와 샌프란시스코에서 두 번의 추모제를 지냈다. 행사 자체보다 중요한 건 아이들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최 변호사는 이번 추모제를 준비하면서 자신만의 원칙도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새크라멘토에서 추모제를 안 할 거면, 나도 참여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곳 한글학교가 시설이 좋은 것도 아니고, 1년에 받는 지원금도 1000만 원 정도다. 그런데 멘티카의 1호 한글학교에 문양목 선생이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고 말했다.
"장인환·전명운 열사 곁에, 문양목 지사 흉상 설치"
향후 계획에 대해 최 변호사는 "앞으로 1년간 한글학교 교사들에게 문양목 지사에 대해 교육하려 한다. 연수 활동 때 기부도 하고, 교재도 만들어 제공할 예정이다"라며 "선생님들이 먼저 배우고, 그걸 바탕으로 아이들이 따라 배울 수 있게 할 것이다"라고 답했다.
이어 "1년 후에는 문양목 선생님 관련 공연도 계획하고 있다. 아이들이 문양목 지사를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뮤지컬 같은 콘텐츠도 필요하다. 1~2년짜리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덧붙여 그는 "문양목 지사의 묘비에 금장을 입히고, 흉상도 제작해 샌프란시스코 한인회관에 있는 장인환·전명운 열사, 이대위 목사, 안창호 선생과 함께 전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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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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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국에 묻어 달라'... 평전 한 줄이 85년 만의 귀향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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