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사선(四仙) 조각상 신라 사선(四仙)이라 불리던 신라의 화랑 영랑, 술랑, 안상, 남랑을 조각한 조각상이다. 영랑호 생태습지공원 입구에 있다.
최다혜
조너선 하이트가 불안 세대들을 위해 제시한 해법, 유오산수
30대 후반 어른인 나도 수백 명의 낭도들을 데리고 경주에서 금강산까지 가야 한다고 하면, 도무지 엄두가 나질 않는다. 유오산수가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유오산수는 한 인간이 성장하는 방법으로서 여전히 매력적이다. 말갈족과 한 판 붙지 않아도, 수백 명의 낭도들의 리더가 되지 않아도 괜찮다. 요즘 아이들은 가벼운 콧바람 수준의 유오산수조차 경험하기 어렵다. 놀이터와 학교 운동장에서 조금이라도 위험한 놀이기구들은 치워지고 있다. 산은 깎이고 하천과 바다는 메워져 건물과 도로로 채워졌다. 게다가 친구들은 놀이터보다 학원에 더 많이 있다.
아이들은 이 허전함을 스마트폰으로 메우고 있다. 친구와 나란히 걷기보다 스마트폰 화면 속 친구를 바라보고, 물가에서 직접 뛰놀기보다 게임 속 가상 호수를 누빈다.
현실 세계의 과잉보호와 가상 세계(온라인)의 과소보호
-<불안세대> 중, 조너선 하이트 지음
조너선 하이트는 책 <불안세대>에서 이를 '현실 과잉 보호 vs 온라인 과소 보호'의 불균형으로 설명한다. 이불 밖은 위험하다며 대신 온라인 세계로 빠져들었다. 적어도 몸은 안전하다고 믿으며 말이다.
정말 안전할까? 아니다. 위험하다. 조너선 하이트는 아이들은 온라인에서 나이에 맞지 않는 정보, 비교, 경쟁, 심지어 폭력적인 콘텐츠에 무방비로 노출된다고 지적한다. 그 결과 우울증이 늘어났다. 동시에 신체적 경험과 사회적 경험도 부족해졌다. 스스로 위험을 감당하고 해결하는 경험도 빼앗긴 셈이다.
조너선 하이트가 제안한 해법은 뭘까? 놀랍게도 신라 화랑들의 유오산수와 비슷하다. 바로 작은 어려움과 위험을 겪더라도 또래와 자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어른의 간섭을 최소화한 이 시간을 통해 아이들은 성장한다. 두려움을 떨쳐내고, 몸을 쓰고, 순간 판단을 내리며, 또래와 협력할 수 있는 사람으로 말이다.
작은 위험을 겪어 내며 배우는 힘, 또래와 부딪히며 키우는 사회성, 자연 속에서 얻는 성찰은 스크린으로 대신할 수 없다. 아이들을 산과 물속으로 데려가자. 거기서부터 불안 세대를 넘어, 멋지게 성장할 수 있다. 그 시작으로 속초 영랑호는 어떠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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