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영조 기자
용인시민신문
"학교가 폐교되면 어떻게 될까요" 학교 알리미에 올라온 자료를 보면 용인시에 있는 초등학교 중 올해 입학생이 10명이 되지 않는 학교가 8곳에 이릅니다. 이중 처인구 5곳이 있습니다. 입학생이 줄고 있다는 것은 폐교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학교가 사라지면 어떻게 될까요.
몇 년 전만 해도 교문 앞은 아침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했지만 최근 들어 하나둘 졸업하고 떠나지만 입학하는 학생은 크게 줄었습니다. 학교 앞 문구점은 문을 닫은 지 오래입니다. 일부 교복점이나 체육복 제작업체도 보이지만, 가까이 가면 색 바랜 간판이 오래전 폐업됐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학교가 문을 닫는다는 소식은 단순한 교육기관 하나가 사라졌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그 순간부터 마을은 변화하기 시작합니다.
가장 먼저 아이들의 아침이 바뀝니다. 등굣길은 걸어서 10분이었지만 이제는 버스를 타고 40분 거리의 학교로 가야 합니다. 그나마 통학버스가 있는 경우입니다. 통학 시간이 길어질수록 아이들의 피로도는 커질 것입니다. 버스에서 시간을 보내며 자라는 아이들. 그들의 하루는 피곤하고, 좁아지고 있습니다.
두 번째 변화는 마을에서 아이들이 사라집니다. 아이들이 장거리에 있는 학교로 다니기 시작하면 부모들도 고민합니다. "차라리 도시로 이사할까?" 교육 여건을 이유로 이사를 결심하는 가정이 늘어납니다. 몇 년이 지나면 마을에서 아이들을 만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나마 출생률이 낮은 시대에 말입니다. 유치원도 문을 닫고 학원도 폐업합니다. 마을에서 가장 활기찼던 세대가 사라지는 것입니다.
마을이 늙어갑니다. 학교가 사라지고, 아이들이 떠나자 마을은 점점 노인 중심의 공간이 됩니다. 병원 하나 없는 이 마을에서 홀몸 노인은 병원 갈 때마다 시내로 나가야 합니다. 젊은 층이 없는 마을을 찾는 발길은 줄 수밖에 없습니다. 교육 불균형은 곧 지역 불균형입니다. 이러한 상황은 용인시에서도 낯설지 않습니다. 기흥구에 있는 기흥중학교는 입학생 감소로 폐교됐으며 이후 활용 방안을 찾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시설은 남아있지만, 여전히 지역사회의 기능과 연결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학교 하나의 폐쇄는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니라 도시의 구조를 바꾸고 삶의 질을 위협하는 변화의 시작점이 됩니다.
입학생 감소는 이제 교육계를 넘어 지역 균형 발전 문제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한쪽에서는 과밀학급이 문제지만 다른 쪽에서는 학교 존립조차 어려운 상황입니다. 아이가 어디에 태어났는가에 따라 배움의 기회가 달라지고 이는 사회 전체의 불균형을 심화시킵니다.
학교는 교육 공간일 뿐 아니라 지역 공동체의 구심점입니다. 마을 축제도, 경로잔치도, 투표소도 학교에서 열립니다. 그만큼 학교는 마을의 중심 역할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학교가 사라지면 그 자리를 대체할 무언가가 없는 한 마을은 급속도로 공동화되고 맙니다. 그렇기에 폐교를 막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폐교 이후를 준비하는 것입니다. 방치된 건물을 어떻게 지역과 연결할지, 새로운 용도와 생기를 어떻게 불어넣을지, 지역 주민과 함께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단지 창고나 공공시설로만 사용하는 것을 넘어, 문화·교육·돌봄이 어우러진 복합 커뮤니티 공간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입학생 감소는 전국적인 문제입니다. 그러나 이를 지역의 위기로 먼저 인식하고, 실질적인 대응책을 마련하는 도시는 많지 않습니다. 교육은 미래이고, 그 미래가 줄어든다는 건 도시의 내일이 위협받고 있다는 뜻입니다. 특히 신도시를 포함한 대도시 외곽 지역은 더 큰 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학교, 젊은 가정을 위한 인프라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사람은 떠나고, 마을은 늙어갑니다.
학교가 사라지는 마을. 그곳엔 아이들도, 내일도 없습니다. 지금이 바로 그 미래를 다시 쓰기 위한 마지막 기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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