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남북한 우리끼리 전쟁 끝내버리자"

2025년 8월 8일, 평화철도와 함께한 특별한 여행

등록 2025.08.15 14:16수정 2025.08.15 14:16
1
원고료로 응원
 참가자들이 도라전망대 표지석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이다.
참가자들이 도라전망대 표지석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이다. 강승혁

철도노조 창립 80주년을 맞아 진행된 'DMZ 열차타고 평화기행'이 8월 8일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이날 기행에는 철도노조 조합원과 평화철도 관계자 등 80여 명이 참가했다.

오전 8시 30분 합정역에서 전세버스로 출발한 참가자들은 임진강역에서 도라산역까지 DMZ 열차를 타고 이동했으며, 도라산역과 남북출입사무소 견학, 도라전망대에서의 개성공단 조망, 제3땅굴 탐방 등의 일정을 소화했다.

서울에서 출발해 임진강역과 도라산역을 거쳐 DMZ 일대를 둘러보는 이번 행사는 분단의 아픔과 평화통일의 염원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DMZ 열차 안에서 김명환 집행위원장(평화철도)이 경의선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이다.
▲DMZ 열차 안에서 김명환 집행위원장(평화철도)이 경의선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이다. 강승혁

김명환 집행위원장(평화철도)은 임진강역에서 도라산역으로 가는 DMZ 열차에서 "경의선은 원래 부산에서 신의주까지 이어지는 최초의 국제철도였으나 분단 이후 대부분이 북측 구간에 속하게 됐다"며 "전쟁의 반대는 평화가 아니라 일상이고, 남북 철도 연결을 통해 한반도 전체의 균형 발전과 평화 정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김진향 전 개성공단 이사장이 남북출입사무소 입구에서 해설하는 모습이다.
▲김진향 전 개성공단 이사장이 남북출입사무소 입구에서 해설하는 모습이다. 강승혁

철도로 이어진 남북의 꿈, 개성공단의 기억

이번 기행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김진향 전 개성공단지원재단 이사장의 생생한 증언이었다. 그는 2003년부터 2016년까지 13년간 개성공단을 오가며 목격한 남북 협력의 현장을 생생하게 전했다.

"개성공단이 가동될 때는 하루에 왕복 20회, 한국의 철도가 개성공단 판문역까지 들어가서 북측과 물류를 주고받았습니다. 원부자재는 철도로 실어 넣고, 완제품은 철도로 빼내는 진정한 남북 경제협력이 이뤄졌었죠."


김 전 이사장은 특히 개성공단의 전력과 용수 공급 시설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문산발전소에서 개성공단으로 100만 킬로와트의 고품질 전력이 공급됐고, 북측 월고저수지의 원수를 정수해서 공단뿐만 아니라 개성시에도 공급했습니다. 물이 너무 좋아서 남아돌 정도였어요."


도라산 출입국사무소에서 김진향 전 이사장은 '출국·입국'이 아닌 '출경·입경'이라는 용어의 특별한 의미를 설명했다.

"남북은 두 나라가 아니라 통일을 지향하는 한민족입니다. 당시 남과 북이 협의를 통해 경계를 넘어간다는 의미에서 '출경·입경'이라는 용어를 사용했죠. 이는 우리의 통일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표현이었습니다."

도라산 전망대에서 참가자들은 DMZ 너머 개성공단과 개성시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김 전 이사장은 "날씨가 좋은 날에는 여기서 서울의 북한산까지 보이고, 개성의 송악산에서도 서울의 북한산이 보입니다. 그만큼 가깝다는 뜻"이라며 지리적 근접성을 강조했다.

그는 또한 역사적 사실도 언급했다.

"개성은 원래 38선 이남 지역이었습니다. 이승만 대통령도 1948년 초대 정부를 만들 때 개성에서 유세를 했었죠. 한국전쟁의 결과로 현재의 휴전선이 그어진 것입니다."

남북출입사무소 출경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 안에 이쓴 출경 표시이다. 개성공단으로 가기 위해서는 이 표시의 안내에 따라 우측의 출경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한다.
▲남북출입사무소 출경 경의선 남북출입사무소 안에 이쓴 출경 표시이다. 개성공단으로 가기 위해서는 이 표시의 안내에 따라 우측의 출경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한다. 강승혁

평양방면 평양으로 가는 열차를 타기 위해서는 이 표시가 있는 곳으로 들어가야 한다.
▲평양방면 평양으로 가는 열차를 타기 위해서는 이 표시가 있는 곳으로 들어가야 한다. 강승혁

김진향 전 이사장의 '성동격서' 평화 전략

김진향 전 개성공단지원재단 이사장은 한반도 평화에 대한 독창적인 관점을 제시했다. 그는 "미국의 75년간 안보 책임론에 얽매이지 말고, 남북이 직접 종전을 선언하는 '성동격서'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북이 먼저 전쟁 종료를 선언하면 한미상호방위조약, 전시작전통제권, 주한미군 주둔군지위협정, 방위비분담금 등 네 가지 구조적 제약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전쟁이 끝나면 작전통제권은 자동으로 환수되고, 우리가 주도적으로 평화를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김진향 전 이사장은 경의선 복원 과정에서 있었던 감동적인 일화도 소개했다.

"2003년 이 철도를 만들 때 철도침목을 국민성금으로 만들었습니다. 모든 국민의 정성이 하나하나 침목에 담겨 있는 것이죠."

그는 또한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때 손기정 선생님이 철도를 통해 베를린까지 갔던 것처럼, 언젠가는 한반도 종단철도가 중국 횡단철도를 거쳐 유럽까지 이어지는 날이 올 것"이라는 희망을 표현했다.

참가자들은 DMZ의 생태적 가치에도 주목했다. 김 전 이사장은 "70년간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DMZ는 무성한 밀림처럼 변했습니다. 통일이 되더라도 이곳은 천혜의 자연 친화적 공간으로 관리해야 할 소중한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권영길 이사장 DMZ평화기행을 마무리 하는 자리에서 '평화가 밥'이라며 발언을 하는 모습이다.
▲권영길 이사장 DMZ평화기행을 마무리 하는 자리에서 '평화가 밥'이라며 발언을 하는 모습이다. 강승혁

권영길 이사장 "평화는 밥이다"

평화철도 권영길 이사장은 임진강역에서 이날 평화기행을 마무리하는 발언으로 "평화는 밥이다. 먹고 사는 문제"라며 "오늘 우리가 가는 길이 곧 평화의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한미 관계의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와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미동맹 변화와 주한미군 문제를 분명히 짚어야 합니다. 방위비 100% 증액 요구와 미군 철수 압박에 굴하지 말고, 오히려 미군이 주둔하려면 주둔비를 우리에게 내라고 요구해야 합니다."

권 이사장은 또한 주한미군이 북한 견제보다는 중국 견제 역할을 하는 현실을 지적하며, 북핵 문제에 대해서도 새로운 접근을 제시했다. "북핵 문제는 핵 보유를 인정한 뒤 군축회담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며 현실적 해법을 강조했다.

또한 "그동안 무너진 평화를 이제 새롭게 만들어가자"며 국민 모두가 평화 실현을 위해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전창훈 철도노조 노동안전실장이 철도노조를 대표해 행사를 마무리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전창훈 철도노조 노동안전실장이 철도노조를 대표해 행사를 마무리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강승혁

전창훈 철도노조 노동안전실장은 "철도노조 창립 80주년을 맞아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위한 남북 화해와 협력의 노력을 경주해야 할 때"라며 "오늘의 평화기행이 그 첫걸음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며 "앞으로도 이러한 평화기행을 지속적으로 개최해 남북 화해와 평화통일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높여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평화기행은 분단의 현실을 직시하면서도 평화통일에 대한 의지를 다지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참가자들은 도라산역에서 바라본 북녘땅을 가슴에 새기며, 하루빨리 평화로운 한반도가 실현되기를 염원했다.

끊어진 철교 임진강역에서 도라산역으로 가는 열차에서 차창으로 보이는 바깥 광경으로 끊어진 철교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끊어진 철교 임진강역에서 도라산역으로 가는 열차에서 차창으로 보이는 바깥 광경으로 끊어진 철교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강승혁

경의선도로 남북출입사무소 입출경 시 보이는 입구의 모습이다.
▲경의선도로 남북출입사무소 입출경 시 보이는 입구의 모습이다. 강승혁

도라산역 열차에서 내려서 조금 걸어가면 도라산역사 내부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는데, 그곳에서 노란 조끼를 입은 경기관광공사 직원이 안내하는 모습이다.
▲도라산역 열차에서 내려서 조금 걸어가면 도라산역사 내부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는데, 그곳에서 노란 조끼를 입은 경기관광공사 직원이 안내하는 모습이다. 강승혁

도라산역 입구 도라산역 입구의 모습으로 이번 기행의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찍는 광경이다.
▲도라산역 입구 도라산역 입구의 모습으로 이번 기행의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찍는 광경이다. 강승혁

도라산역의 열차 남쪽 임진강역으로 가기위해 대기 중인 열차의 모습이다. 좌측으로 조그맣게 '도라산역'이라고 보인다.
▲도라산역의 열차 남쪽 임진강역으로 가기위해 대기 중인 열차의 모습이다. 좌측으로 조그맣게 '도라산역'이라고 보인다. 강승혁

해마루촌 이번 기행의 참가자들은 통일촌에서 점심을 하지않고 약간 떨어진 해마루촌에서 뷔페식 점심으로 식사를 했다. 사진은 해마루촌 식당 입구의 모습이다.
▲해마루촌 이번 기행의 참가자들은 통일촌에서 점심을 하지않고 약간 떨어진 해마루촌에서 뷔페식 점심으로 식사를 했다. 사진은 해마루촌 식당 입구의 모습이다. 강승혁

평화기행의 기념품 이번 평화기행에서는 7가지의 기념품이 참가자들에게 전달됐다. 경기관광공사에서 주는 '평화의 길' 우산과 DMZ기행의 코스가 그려진 손수건이 있고, 철도노조에서는 간식과 손수건, 차광용 넥타이, 텀블러, 면 가방을 준비해 전달했다.
▲평화기행의 기념품 이번 평화기행에서는 7가지의 기념품이 참가자들에게 전달됐다. 경기관광공사에서 주는 '평화의 길' 우산과 DMZ기행의 코스가 그려진 손수건이 있고, 철도노조에서는 간식과 손수건, 차광용 넥타이, 텀블러, 면 가방을 준비해 전달했다. 강승혁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미디어피아에도 실립니다.
#평화기행 #평화철도 #DMZ평화열차 #철도노조80주년 #개성공단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NGO 활동가, 노동·통일 등 사회·정치 이슈를 다룬 기사를 집필한다


톡톡 60초

AD

AD

AD

인기기사

  1. 1 두 달 연습했는데 10초 방송, 그걸 보고 찾아오는 손님들 두 달 연습했는데 10초 방송, 그걸 보고 찾아오는 손님들
  2. 2 아들 다 크면 떠나야 하는 엄마, '이상한 나라' 한국이 미뤄온 숙제 아들 다 크면 떠나야 하는 엄마, '이상한 나라' 한국이 미뤄온 숙제
  3. 3 SK하이닉스가 일본에 공장 지으면... 생각만 해도 아찔 SK하이닉스가 일본에 공장 지으면... 생각만 해도 아찔
  4. 4 윤석열 찬양하는 조카와의 대화... 이 논쟁의 끝 윤석열 찬양하는 조카와의 대화... 이 논쟁의 끝
  5. 5 유시민 예언대로 3자? 이 대통령 국정지지율 제대로 이해하기 유시민 예언대로 3자? 이 대통령 국정지지율 제대로 이해하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