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석 감독과 조경일 작가 피스아고라 주최 제3회 북향민주시민포럼
조경일
세 번째 포럼은 쿠바 혁명 속 숨겨진 한인의 삶을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 <헤로니모>를 만든 전후석 감독과 내가 패널로 진행했다. 주제는 '경계인들의 이중정체성과 평화적 공존'이었다. 전후석 감동은 재미 한인 디아스포라로 그가 살아온 삶과 이야기를 통해 북향민들의 경계인적 정체성과 정치적 주체성, 시민적 주체성을 디아스포라라는 더 넓은 세계사적 흐름과 연결해 보고자 했다. 나는 통일이라는 국가적, 민족사적 과제가 남북한 사람들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남북이 합의돼서 통일이 되면 좋겠지만, 이건 불가능한 시나리오다.
특히 한국 사회에 정착한 북향민들의 삶이 '먼저 온 통일'의 삶이 될 수 없다면, 한국 사회 기저에 배태된 심리적 차별과 편견, 그리고 이중적 시선이 이들의 삶을 어렵게 한다면 통일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경계인'으로, '이방인'의 심정으로 살아가는 북향민들의 경계인적 정체성을 억지로 '한국사람' 만들기에 밀어 넣기보다는 차라리 더 넓은 디아스포라(Diaspora)적 사유 안에서 존재론적 의미를 찾는 것도 의미 있는 도전이 될 것이다. 나는 전후석 감독의 디아스포라적 사유와 북향민의 경계인적 사유를 연결해 보고 싶었다. 경계인들의 연대로 지리적 통일을 넘어 열방에 흩어진 코리언들의 연대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나는 일단 가능성을 보고 시작했다.
다시 해방을 위하여
해방의 이야기로 시작해서 북향민의 주체성 확보까지 다소 연결이 되지 않을 것만 같은 넓은 스펙트럼을 오가며 굳이 글을 쓴 이유가 있다. 8.15해방과는 다소 연결이 안 되지만 나는 결국 분단을 해체하는 것이 진짜 해방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8.15 해방은 우리 민족에게, 한반도에게 미완의 해방이다. 나아가 이 미완의 과제인 분단이 만들어낸 조난자들이 바로 북향민들이고, 해방의 공간으로 찾아온 북향민들의 한국에서 새 삶이 다시 해방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탈북'이라는 정체성이 장점으로 전환되는 그날에 이들이 진짜 해방에 한 걸음 다가가게 될 것이고, 통일이 되는 날에 이들의 여정이 진짜 해방을 맞이하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 아직 우리를 해방하지 못한 것이 많다. 우리는 여전히 해방을 위해 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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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일 작가는 함경북도 경흥(아오지) 출신이다. 정치컨설턴트, 국회 비서관을 거쳐 현재 피스아고라 대표로 활동하며 대립과 갈등의 벽을 어떻게 하면 줄일 수 있을까 줄곧 생각한다. 책 <아오지까지> <리얼리티와 유니티> <이준석이 나갑니다>(공저) <분단이 싫어서>(공저)<한반도 리빌딩 2025>(공저)를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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