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식품 제조공장 내부 전경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er, 주문자가 제품 설계 및 개발을 완료한 후, 제조업체에 생산을 위탁하는 방식)으로 생산한다.
하헌근
새로운 사업을 한다는 게 쉽지는 않았어요. 유튜브든 어디든 모든 정보를 제가 직접 알아봤어요. 온라인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소량으로 제조해 주는 MOQ(Minimum Order Quantity, 최소 주문 수량)라고 있어요. 처음 도전하는 사람이 돈이 없으니까 천 개 정도 소량으로 만들어 주는 제조사가 있었어요. 멜라토닌 함유 건강식품 천 개를 만들어서 시작한 거예요. 우여곡절 끝에 다 팔았어요. 그러고 나서 두 번째 제품은 멜라토닌 원료 함량을 2배로 높여서 더 좋게 만들었어요. 이걸 만들 때는 여러 제조사를 직접 찾아가고, 통화하고, 이메일 보내고, 수십 군데를 알아봤어요. 견적이 괜찮은 곳, 저하고 소통이 잘 되는 곳을 찾았어요."
- 지금 하시는 일 소개 부탁합니다.
"비슷한 제품이 많이 나와 있지만 제가 그 틈새시장을 비집고 들어가려니까 많이 힘들었어요. 건강식품 분야가 제일 어렵고 일반 물건 판매하는 것보다 훨씬 난도가 높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판매하는 제품은 수면 영양 식품이라고 보면 돼요. 멜라토닌 성분을 식물에서 추출해서 섭취하는 거기 때문에 잠을 잘 못 주무시는 분들이 이 제품을 먹으면 어느 정도 편안한 밤을 보낼 수 있게 도와주는 거죠. 식품위생법에 따라 '기타 식품 판매업'을 하기 위해서는 식품위생 교육 수료증 등 관계 서류를 관할 관청에 제출해서 영업 신고를 하면 허가증이 나와요. 그걸 가지고 제품을 생산할 제조사를 찾아요. 내가 어떤 제품을 하고 싶은지 지금 유행하는 제품은 어떤 게 있는지 모두 조사해서 제조회사 담당자와 원료 배합 등 세밀하게 협의해요. 협의가 끝나면 제품 확정 후 OEM 제조 의뢰를 하는 거예요.
이 제품이 만들어지면 팔릴 거로 생각했어요. 다 된 줄 알았죠. 그게 첫 번째 관문이더라고요. 첫 제품 1천 개 소량으로 제조했을 때 비용이 1천만 원 정도 들어갔어요. 두 번째 제품 5천 개는 3천만 원 조금 넘게 들어갔어요.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 쿠팡 등 온라인에서 판매하고 있어요. 마케팅이 제일 어려워요."
- 이 일을 하시는 동안 특별히 힘든 일이 있으셨다면?
"온라인 사업을 전혀 모르니까 처음부터 어렵게 시작했어요. 또 돈이 없으니까 더 힘들더라고요. 두 번째 제품 만들 때도 돈이 없었어요. 첫 번째 제품이 거의 다 팔렸을 때(6개월 후) 그 뒤를 잇는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야 했거든요. 후발 제품을 만들려면 또 두세 달 정도 걸려요. 두 번째 제품은 제조사를 바꿨어요. 제조사 담당자를 무작정 만나서 제 사정 얘기를 솔직하게 했어요. 담당자가 제 얘기를 다 듣고 나더니 그럼 계약금 50%를 지금 안 받고 제품 나올 때쯤 받겠다는 거예요. (계약금 50%, 생산 완료 후 잔금 50%) 제가 돈이 없었음에도 일단 그러자고 했어요. 어쨌든 3개월의 시간을 벌었고, 제품 나올 시점에 돈이 없으니까,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고 돈 되는 온갖 걸 싹 다 끌어모아서 잔금을 맞췄어요. 그것도 빚이죠. 마음고생 많이 한 결과로 얻은 제품이니까 애착이 가요. 6개월 지난 시점에 절반 정도 팔았어요."
- 이 사업을 통해 어떤 보람을 느끼셨는지?
"제가 중고차를 팔 때 수천만 원에서 억대 차량까지도 팔아 봤는데 그때는 보람을 크게 느끼지 못했어요. 근데 3만 원도 안 되는 건강식품을 팔면서 가슴이 뭉클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에요. 우리 식품을 드신 분들이 자기의 문제가 다소 해결됐다, 고통에서 벗어났다면서 사용 후기를 달아줄 때 제가 답글을 쓰면서 옛날에 느끼지 못했던 벅찬 감정이 확 밀려오더라고요. 자동차는 편리할 뿐이지만 이거는 내 몸이 좋아지고 행복하게 해주는 거니까 가격이 문제가 아니더라고요. 제가 써달라고 부탁한 것도 아니고 너무 좋으니까 자진해서 쓴 거잖아요. 그때 가슴 벅찬 보람을 느꼈어요."
- 월 평균 수입은 어느 정도 되나요?
"월 매출이 1000만 원 정도에서 왔다 갔다 해요. 마케팅 비용이 많이 들어가서 순이익이 높진 않아요. 10~20% 선이에요. 지금 매출이 적어서 수입이 많을 수가 없어요. 이게 월 매출이 3000~4000만 원 정도까지 가줘야 기본 생활이 될 텐데 더 노력해야죠. 온라인 사업으로 안정적인 생활을 하려면 5000만 원 매출은 올려야 가능해요."
- 이 사업의 전망과 앞으로 언제까지 이 일을 하실 계획인가요?
"이 사업은 사람이 살고 있는 동안에는 계속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신선한 채소나 육고기 등 생필품 거의 모두를 쿠팡 등 온라인으로 사고 있기 때문에 전망은 무궁무진할 거예요. 인공지능으로 인해서 세상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지만 그래도 먹는 걸 판매하는 거니까 전망은 밝다고 봅니다. 제가 온라인 사업으로 건강식품을 선택하고 또 더 확장될 거라고 보는 이유가 우리나라 시장 규모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건강 쪽은 계속 커지고 있기 때문이에요. 특히 예전에는 50~60대분들이 관심이 많았는데 요즘엔 점점 내려가서 30~40대가 건강을 더 챙겨요. 제가 40대 후반에 이 사업을 시작했고 앞으로 10년, 20년은 더 할 생각이에요."
- 이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면 어떤 준비를 미리 해야 할까요?
"일단 온라인 사업에 관해 공부를 미리 해야 해요. 정부 교육기관도 있고 사설도 있는데 요즘 온라인 사업이 워낙 확장세다 보니까 강의들이 많아요. 인터넷에 스마트 스토어나 쿠팡과 관련된 거가 있으면 무료 영상이나 유튜브에서 찾아보시고, 또 마케팅 관련 책을 읽어보시면 감을 잡을 수 있을 거예요.
두 가지 기준, 투자금이 있는 것과 투자금이 없는 경우가 있잖아요. 돈이 없으면 위험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 공부를 열심히 하고 경험을 많이 쌓아서 내공이 단단해졌을 때 내 제품을 만들라는 거예요. 내가 무슨 물건을 팔지를 생각하는 게 아니라 이 물건을 어떻게 팔아야 할까를 먼저 생각하고 판매 방법을 알아 놓고 들어오셔야 해요. 저도 물건을 만들면 팔리겠지, 생각했는데 오판이었어요. 직장을 다니시든 다른 걸 하고 있다면 그걸 유지하면서 퇴근 후에 짬짬이 배워가는 걸 강력히 추천해 드려요."
- 전직 후 평소 인생 후배들에게 이 얘기는 꼭 해주고 싶다고 하는 현실 조언?
"요즘 시대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빠르게 변하고 있잖아요. 다들 너무 빠른 결과를 원해요. 영상을 보더라도 짧은 동영상이 대세가 돼버렸어요. 진득하지 못한 거죠. 운동하는데 갑자기 몸이 커지나요? 내가 뭘 하더라도 반드시 시간이 필요해요. 내가 노력하는 건 당연한 거고, 내가 어떤 걸 하기로 마음먹었으면 아무리 못해도 최소 3년 정도만 입술 꽉 깨물고 그 일에만 매진해 보면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거예요. 어려운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하고 심리적으로 흔들리지 않아야 돼요. 빨리 가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내가 방향을 어디로 보고 있는지 중심을 잘 잡고 갔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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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후 나는 다른 일을 한다> 저자. 은퇴(퇴직) 후 새 인생을 개척하여 성공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소시민 이야기 인터뷰 작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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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대 자동차도 팔아봤지만... 이걸 팔 때 더 뿌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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