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건희씨가 이른바 '한남동 7인방'과 통화한 내역 요약
임병도
"대통령실 라인은 오직 대통령 라인만 있다."
지난해 10월,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대표가 대통령실 내 '김건희 라인'를 언급하며 인적쇄신을 요구하자 대통령실 고위관계자가 한 말입니다. 대통령실은 김건희 라인은 없다고 극구 부인했지만, 김씨가 대통령실 참모들과 수시로 통화했다는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20일 <MBC 뉴스데스크>는 김씨가 개인 휴대전화로 대통령실 참모 누구와 얼마나 자주 통화했는지를 보도했습니다.
김씨와 가장 자주 통화한 사람은 강훈 당시 대통령실 국정홍보비서관입니다. 2023년 8월 한 달 동안 모두 11차례, 한 시간여 통화를 했다고 합니다. 11번 중 9번을 김씨가 먼저 전화를 걸었습니다. 강 전 비서관은 2024년 한국관광공사 사장 최종 후보 3인에 들었지만, 낙하산 인사 논란으로 자진 철회를 했습니다.
김동조 당시 연설기록비서관은 김씨와 그 누구보다 오래 통화를 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김 비서관은 2023년 8월에만 10차례, 통화 시간은 총 2시간 30여 분이었습니다. 김 비서관은 용산 대통령실에 오기 전 김건희씨가 운영했던 코바나컨텐츠 주최 행사에서 도슨트(전시 해설사)로 활동했던 이력이 있습니다.
통화 기록을 보면 김씨가 대통령 참모들에게 먼저 전화한 일이 많았습니다. 이기정 당시 홍보비서관과 4차례 통화를 했는데 그중 3번을 김씨가 먼저 이 비서관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김씨는 최재혁 당시 KTV 방송기획관에게도 직접 전화를 했습니다. 그는 황제 관람 기획자로 알려졌던 인물이며, 이후 홍보기획 비서관이 됐습니다.
인사 전횡 논란 황종호, 배경엔 김건희?
김건희씨의 통화 내역을 보면 황종호 전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과 2023년 8월에만 9차례 통화를 했습니다. 황 전 행정관은 윤석열씨가 대통령이 되기 전부터 그를 삼촌이라고 불렀다고 알려진 인물입니다.
황 전 행정관은 인사 전횡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습니다. <뉴스토마토>는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산하 디지털소통비서관 행정요원 아무개씨가 황 전 행정관에게 텔레그램 메시지로 지인의 채용을 부탁했고, 이후 대통령실 행정요원으로 채용됐다는 의혹을 보도한 바 있습니다.
황 전 행정관은 황하영 동부전기산업 회장의 아들로 윤석열씨와 황 회장은 각별한 사이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황 전 행정관은 대선 과정에서 윤씨와 1호차를 함께 다니는 등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수행했다고 합니다.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은 4.10 총선 공천에서 탈락한 뒤 이명수 <서울의 소리> 기자와의 통화에서 "나는 뭐 어쨌든 지금 어디 공기업이라도 들어가야 되니까. (황)종호라든지 이제 현 정권에 그냥 납작 이제 저거 해가지고 자리 하나를 받아내야 되니까"라고 말합니다. 황 전 행정관이 인사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인물임을 암시하는 이야기로도 해석될 수 있습니다.
대통령 영부인의 권력남용... '국정농단' 아닌가?

▲ 한국정책방송원(KTV)가 운영하는 윤석열 대통령 국정홍보 유튜브 채널인 ‘윤니크’에 게시된 김건희씨 소록도병원 방문 홍보 영상
유튜브 갈무리
김건희씨가 대통령실 참모와 자주 통화를 했다는 것은 김씨와 그들의 관계가 대통령 부부가 참석하는 행사를 위한 일회성 연락이 아니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일부 대통령실 참모들의 이력을 보면 비서관 채용에서 김씨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됩니다.
황제 관람 기획자였던 최재혁 KTV 방송기획관은 2023년 11월 김씨의 국립소록도병원 방문 일정에도 동행했다고 전해집니다. 김씨의 소록도 방문 이후 KTV가 운영하는 '윤니크'에는 소록도방문 홍보 영상도 게시됐습니다. 최씨가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으로 발탁된 배경에 KTV를 사적으로 동원해 김씨를 홍보한 충성심 때문이 아니냐는 주장도 있었습니다.
2023년 10월 김건희씨가 갑자기 교육부 차관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습니다. 대통령 영부인이 교육부 차관에게 전화를 건 이유에 대해 <MBC> 뉴스데스크는 김씨의 최측근인 김승희 전 비서관 딸의 학교폭력을 무마하기 위한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김건희씨와 김 전 비서관은 학폭위를 앞두고 한 달 사이 9차례나 통화를 했습니다. 이후 학폭위에선 김 전 비서관의 딸에게 강제 전학이 아닌 출석 정지 10일 처분만 내렸습니다. 당시 김씨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고 부인했던 장상윤 전 교육부 차관은 학폭위 두 달 뒤 대통령실 사회수석으로 임명됐습니다.
김건희씨가 단순히 학력을 위조하고 고가의 사치품을 받은 것보다 더 무거운 범죄 혐의는 김씨가 비서관 채용에 관여하고 교육부 차관에게 압력을 가하는 등 권력을 사적으로 남용했다는 의혹입니다. 우리 국민들은 이와 비슷한 행위를 '국정 농단'이라고 부르며 추운 겨울에 촛불을 들고 광화문에 모인 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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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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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라인 없다더니... '한남동 7인방'과 수시로 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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