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무진 풍경
이현우
사곶해변도 가볼 만하다. 사곶해변은 전 세계적으로 단 두 곳밖에 없다고 알려진 천연 비행장이다. 단단한 모래인 규암 가루가 두껍게 쌓인 구조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6.25 전쟁 때 활주로로 사용되기도 했다.
숙소를 근처에 잡아서 아침 러닝을 가볍게 해 봤는데 지형이 단단한 만큼 러닝 코스로도 충분하다. 백령도 여행을 계획한다면 이곳에서 산책이나 달리기를 해볼 것을 권한다. 이 외에도 콩돌해안, 심청전에서 심청이가 몸을 던졌다는 인당수, 끝섬 전망대 등이 가볼 만한 관광지다.
백령도에서 유명한 음식은 냉면, 해산물을 활용한 굴순두부, 홍합 솥밥이나 전복 솥밥 등이 유명하다. 비건을 지향하는 필자는 냉면과 순두부를 먹어봤는데 둘 다 매우 만족스러웠다. 게다가 합리적인 금액이 마음에 들었다. 올해 여행지를 고민하고 있다면 백령도를 후보지에 넣어보길 추천한다.
섬 안에 택시는 몇대 있지만 요금이 비싼 편이다. 렌터카를 이용하거나 시내버스로 이동해야 한다. 렌터카, 숙박업소를 함께 운영하는 지역 업체가 많으니 이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백령도는 남한보다는 북한에 가까운 섬이다. 휴대폰으로 위성 지도를 볼 때마다 이상한 기분이 든 여행지였다. 내륙에서 4시간이나 배를 타고 와야 하지만, 바다 건너로 보이는 북한에는 갈 수 없다는 사실이 실감된다. 북한 접경지라는 걸 여행하다 보면 곳곳에서 알 수 있는데 이 또한 흥미로운 지점이었다.
가장 중요한 걸 빼먹을 뻔했다. 혹시 백령도 여행을 준비한다면 멀미약을 꼭 챙겨가시라. 백령도는 네 시간 배를 타야 한다. 파도가 출렁일 때마다 살아있는 바다의 매서운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필자는 멀미를 모르고 살았는데 백령도 덕분에(?) 멀미라는 걸 알게 되었다. 불규칙적으로 움직이는 놀이기구 '후룸라이드'를 타는 것 같았다.
파도가 출렁이면 섬 방문 탑승객의 몸 속에선 전쟁이 난다. 배 안 곳곳에서 봉투를 뒤집어쓰거나 멀미 증상을 완화하고자 사람들이 복도에 누워있는 진풍경을 볼 수 있다. 혼자 여행하는 것이 아니라면 가족, 친구, 연인과 특별한 전우애가 생길지도 모르겠다.
[군산 선유도] 자연의 푸른 매력
배 멀미가 걱정되어 섬 여행은 미뤄둔다고? 국내에는 배가 아닌 자동차로 갈 수 있는 섬도 많다. 군산에 있는 선유도도 그중 하나다. 군산 시내에서 1시간 가량 새만금 방조제를 따라 이동하면 선유도에 이를 수 있다. 선유도는 고군산군도에 속한 섬이다. 군산시 옥도면이 관할하는 섬들을 고군산군도라고 부르는데 그중 선유도 일대 섬은 자동차로 갈 수 있다. 인근에는 무녀도, 대장도, 장자도, 신시도, 야미도 등이 있다.
3년 전 방문한 선유도는 국내 섬의 아름다움을 처음 내게 알려준 섬이었다. 육지 사람은 바닷바람만 맞아도 기분이 전환되곤 한다. 선유도는 산, 바위, 바다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섬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 줬다. 특히 화창한 날에 가면 푸른 하늘과 녹색 빛깔의 산 그리고 청록빛의 바다가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에 반드시 빠지게 될 것이다.

▲ 장자도에서 바라본 대장도
이현우
선유도는 두 번 다녀왔다. 다녀오면서 이곳에서 트레킹을 한다면 더욱 진하게 선유도를 여행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찾아보니 총 22.4km의 고군산길이 있다. 고군산길 코스에 있는 봉우리들은 해발 200m가 안될 정도로 낮지만 봉우리에 오르면 인근 섬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등산을 좋아하지 않는 이들은 장자도와 대장도를 연결하는 도로에만 가도 고군산군도의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1박 2일 혹은 2박 3일 코스로 잡고 여유롭게 섬을 둘러봐도 좋다.
2024년 말 한국섬진흥원에서 발표한 국내 섬은 총 3390개다. 이중 사람이 거주하는 유인도는 480개, 무인도는 2910개다. 가봤던 섬이 고작해야 열 개도 안된다. 아직 국내 섬의 10분의 1도 경험하지 못했다니. 보물 같은 섬이 얼마나 더 숨어있을까. 가을 바람이 불어올 무렵에 여행을 떠날 계획이 있다면, 국내 섬도 고려해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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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 딱 두 곳, 백령도 가면 숙소 여기 잡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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