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꾸네협동조합 작은도서관에서 청년들은 함께 책을 읽고, 회의를 열고, 외부 전문가를 모셔 강연회도 연다.
유영인
그러나 마을에 정착하고 싶어 하는 청년들의 바람과 별개로, 마을은 '빈방 없음'이다. 사실 빈방은 있다. 다만 복잡한 상속 문제가 얽혀있거나, 외지에 있는 집주인들이 소유하고 있는 집을 팔기는커녕 임대하는 것도 꺼리기 때문이다. 청년들은 오가며 마주하는 빈집을 그림의 떡처럼 바라볼 수밖에 없는 처지다.
마을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싶어 하는 청년들과 집을 내놓지 않으려는 집주인들 사이에서 조합원들이 적극적으로 중간자 역할에 나서고 있지만 개인이 나서기엔 한계가 있다. 보다 구조적인 대안이 필요한 이유다.
아쉽게도 지자체의 주거 대책은 도시·취업인구에 맞춰 대규모 공공임대주택 제공 일색에 머물러 있다. 농지에서 멀리 떨어져 읍내에 덩그러니 놓인 아파트는 탈도시를 선택한 귀농 청년에게 적합한 선택지가 될 수 없다. 농촌의 청년인구를 고민하고 있는 지자체라면 귀농 청년들의 특성을 반영한 주거 대책을 논의해야 한다. 농촌 마을을 중심으로 방치되고 있는 빈집, 유휴농지 등에 대한 정보를 통합적으로 수집·공유하고, 셰어하우스, 빈집 리모델링 등 다양한 주거 모델을 개발하여 청년에게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중개에 나설 필요가 있다.
또한, 대규모·전문농업 창업 위주의 지원사업에서 탈피하여 다양한 방식의 청년 귀농 지원 제도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얼마나 많은 소득을 올릴 수 있는지보다, 어떤 가치를 추구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반영하여 지원 제도를 확산한다면 많은 것들이 달라질 것이다. 공동체의 돌봄과 공공성에 기반하는 항꾸네 자자공은 귀농 청년 개개인에게 농업 자금이나 기술을 지원하는 기존의 지원 방식과 큰 차이를 갖는다.
공동체 중심의 접근법은 귀농 청년에게 거주지 및 농지 제공, 기타 소득 보전 활동을 통해 경제적 안정성을 높이고, 동시에 꾸준한 마을 구성원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농촌 적응에 필요한 사회적 기반 역시 구축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이러한 공동체 중심의 접근법을 청년 귀농 정책에 적용할 수 있으려면 마을 단위로의 관점 전환이 전제되어야 한다. 개인을 초점으로 한 영농자금 지원, 기술 이전뿐 아니라, 청년의 정착을 함께 꾸준히 지원할 수 있는 농촌공동체의 구축이 함께 포괄적으로 다뤄져야 할 것이다.
항꾸네의 사례가 큰 울림으로 다가오는 것은 청년들에게 '어떻게 살 것인가'의 질문을 던졌기 때문이다. 지원금 얼마, 대출 얼마, 교육 몇 회 등의 지원제도보다 자연, 자립, 공유라는 가치로 청년들에게 말을 걸었고, 청년들은 기꺼이 화답했다. 다양한 삶의 방식과 가치를 실험하고 실현할 수 있는 기회, 청년 귀농 정책에 있어 가장 먼저 다루어야 할 것이다. 이제 곡성의 청년들이 우리에게 묻는다. "어떻게 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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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다운 삶 가능" 1년 살아본 청년 절반이 정착하는 농촌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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