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익환 통일의 집 입구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 자리한 '문익환 통일의 집' 입구 전경. 늦봄 문익환 목사와 박용길 장로가 1970년부터 살았던 작은 벽돌집으로, 민주화와 통일운동의 발자취가 고스란히 담긴 공간이다. 현재는 기념관으로 운영되며, 그의 삶과 정신을 기억하고 시민들에게 열린 공간으로 자리하고 있다.
박수정
기억은 오늘의 질문이 된다
문익환 목사는 전태일의 분신 소식을 접하며 민주화운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전태일이 평화시장에서 "사람답게 살 권리"를 외치며 불꽃이 되었다면, 문익환 목사는 분단의 장벽을 넘어 "하나의 조국"을 외치며 평생을 헌신했다. 한 사람은 청년 노동자의 자리에서, 또 한 사람은 목회자이자 지식인의 자리에서 시작했지만, 두 사람의 실천은 결국 "인간다운 세상"이라는 같은 지점에서 만났다.
빗방울에 젖은 정원과 낡은 마루, 작은 방마다 놓인 유물들은 단지 과거를 보여주는 전시품이 아니었다. 그것은 시대와 맞선 사람들의 온기이자,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전해지는 질문이었다. 민주주의와 통일은 거창한 담론이 아니라, 발바닥으로 걸어낸 길, 먹빛으로 남긴 문장, 그리고 일상에서 몸소 증명했던 삶의 태도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통일의 집은 말해주고 있었다.
집을 나서며 다시금 느꼈다. 좁은 공간이지만, 이곳은 거대한 기록관이자 살아 있는 기억의 장이었다. 그리고 그 기억은 지금도 우리에게 속삭인다.
"희망은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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