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막 내린 한일정상회담... 이재명 정부 '두 바퀴 외교' 성공하려면

[주장] 과거사 번성과 일본 정치 현실 사이 딜레마... '과거사 직시' 위한 구체적 해법 제시해야

등록 2025.08.25 10:56수정 2025.08.25 10:56
1
원고료로 응원
 1박2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 소인수회담을 하며 악수하고 있다.
1박2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 소인수회담을 하며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첫 정상회담이 막을 내렸다. 이번 한일정상회담은 '과거사 직시'와 '미래 협력'이라는 '두 바퀴'(투 트랙) 외교를 통해 한일 관계의 난제를 풀려는 시도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회담 결과를 면밀히 살펴보면, 이 외교가 '한일 관계 정상화'를 내세워 과거사 문제를 봉인했던 전 정부의 노선과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

이 대통령은 야당 시절, 윤석열 정부의 강제징용 과거사 해법을 '삼전도 굴욕'이라 비난했다. 하지만 집권 후에는 '국가적 손실'을 막기 위해 기존의 합의를 계승하겠다는 입장을 취했다. 이는 이재명 정부의 대일 외교 기조가 현실의 벽에 부딪혀 '원칙의 후퇴'를 선택했음을 보여준다. 이시바 총리의 모호한 역사 인식 계승 발언을 용인한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러한 모순은 일본의 불안정한 정치 상황과 맞물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시바 총리는 자민당이 중의원과 참의원 선거에서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하며 정치적 기반이 매우 취약하다. 그는 과거사 문제에 대해 유연한 태도를 보여왔지만, 자민당 내 보수 강경파의 견제가 심화되면서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처지다.

일각에서는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한일 관계 개선을 통해 공고한 '한미일 안보 협력 체제'를 과시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과거사 문제를 뒤로 미루고 미국이 바라는 한미일 협력의 틀을 공고히 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처럼 보인다는 해석이다.

결국, 이재명 정부는 과거사에 대해 일본의 진정한 반성을 요구하면서도, 정치적 입지가 흔들리는 이시바 총리가 국내 보수 세력의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는 현실을 고려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미래 협력'이라는 명분 아래, 가장 중요한 과거사 문제 해결 전략이 공회전만 하게 될 위험에 직면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이시바 총리를 '가까운 친구처럼 느껴진다'고 표현한 것은 부적절했다. 과거사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친분을 과시하는 것은 이시바 총리의 정치적 처지를 지나치게 배려한 반면 피해자들의 아픔을 외면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


이재명 정부의 '두 바퀴' 외교는 이전 정부와 달리 한일 관계 개선의 새로운 길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양 바퀴가 균형 있게 굴러가야 한다. 이번 회담은 한 바퀴는 멈춰 서고 다른 한 바퀴만 헛돌고 있는 기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두 바퀴 외교가 성공하려면 '과거사 직시'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역사적 상처를 치유하고 미래를 여는 실질적 방안을 제시하고 보여줘야만 '실용 외교'라고 할 수 있다.
#한일외교 #한일정상회담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톡톡 60초

AD

AD

AD

인기기사

  1. 1 미국 산부인과 의사가 감탄한 자화상... 한국 작가 작품이라네요 미국 산부인과 의사가 감탄한 자화상... 한국 작가 작품이라네요
  2. 2 미군이 찍은 놀라운 모습...우리가 아는 한강이 아니다 미군이 찍은 놀라운 모습...우리가 아는 한강이 아니다
  3. 3 인천공항공사 노조 "보은인사 막히자 기자회견, 이학재 즉각 사퇴하라" 인천공항공사 노조 "보은인사 막히자 기자회견, 이학재 즉각 사퇴하라"
  4. 4 장동혁 단식 패싱한 신임 정무수석, 국힘 "예의 아니다" 발끈 장동혁 단식 패싱한 신임 정무수석, 국힘 "예의 아니다" 발끈
  5. 5 판교 호텔방이 동날 지경... 트럼프에 겁먹을 필요 없다 판교 호텔방이 동날 지경... 트럼프에 겁먹을 필요 없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