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함께 한 미 서부 투어

모하비 사막과 라스베이거스

등록 2025.08.27 15:38수정 2025.08.27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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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부산, 경기도 가평, 제주, 미국에 흩어져 사는 6인이 쩨쩨하지만 울고 웃고 버티며, 오늘도 그럭저럭 어른 행세하며 살아가는 삶을 글로 담습니다.[편집자말]

미국 몇몇 지역에서 학교를 다녔지만, 집순이인 데다가 사는 바운더리를 거의 벗어나지 않는 사람이라 국립공원이라든지, 나이아가라 폭포라든지, 관광객이 갈 만한 좋다는 곳들은 거의 가보지 않았다. 미국에서 산 지 햇수로 10년이 넘고, 서부에 와서 살게 된 것도 1년이 넘어서야 다들 한번씩 가본다는 그랜드 캐니언에 처음 가보게 되었다.

지난 7월 하순, 출반 전 가이드님이 주신 루트를 보니, 첫날은 라스베이거스, 둘째 날은 Bryce Canyon 브라이스 캐니언, 셋째 날은 Antelope 앤텔로프 캐니언과 Grand Canyon 그랜드 캐니언이라고 되어 있어서, '캐니언이 그랜드 캐니언만 있는 게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실제 캐니언들이 여러 개가 있다는 것과 그 특색이 모두 다르다는 것도 이번에 알았다.


서부 해안 쪽에서 살고 있는 우리는, 내륙 지방을 향해 사막을 횡단했다. 하지만 사막이라는 설명을 듣기 전까지는 '우와 사막이다'라는 감흥이 와닿지 않았다. 왜일까 생각해보니, 어린 시절 책이나 영화를 통해 접한 이집트의 황금빛 모래 언덕들이 가득한 사막이 어느새 고정관념이 되었기 때문인가 보다.


달릴 때는 어느 정도가 사막이었는지 감이 안 왔는데, 글을 쓰려고 지도를 찾아보니 우리가 달린 길의 상당 부분이 사막이었다. 조금씩만 바뀌는 풍경 속 영화에서 히치하이킹할 것 같은 사막을 지나, 라스베이거스에 도착했다.

저녁 무렵에 도착했기에, 첫 관광은 벨라지오 호텔 앞의 분수쇼 구경이었다. 분수쇼가 시작되기를 기다리는 동안, 주변이 어두워져갈수록 주변은 관광객들과 호객 행위를 하는 사람들로 채워졌다.언젠지 기억나지 않지만, 20대에 한번 왔던 기억이 났다. 영화 <오션스 일레븐>을 보고 로망을 가졌던 나는 주변의 어수선함에 실망했지만, 그럼에도 시작된 후에는 주변이 고요해지는 기분이 들었던 분수쇼에 신기해했었다.

신기하게도 이번에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오랜 기간 같은 장소, 같은 콘텐츠로, 관광객들이 다들 어떻게 생긴지 알고,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는데도, 몰입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다른 것에는 큰 감흥이 없는 아들도 열심히 영상을 찍었다.

 벨라지오 분수쇼
벨라지오 분수쇼 김민정

분수쇼가 끝나고 저녁식사를 하러 이동 하는데, 마치 무슨 컬트처럼 하얀 옷을 입은 사람들이 단체로 걸어가고 있었다. 그중 몇몇은 노래를 부르고 있었는데, 자세히 보니 Sphere 스피어에서 레전드 무대 연출이라고 영상에서 봤었던 백스트리트 보이즈 공연을 다녀오는 사람들이었다. 애프터 파티까지, 연령층이 좀 있는 원조 아이돌의 어른들을 위한 콘서트는 애프터 파티까지 책임지는구나 했다. 일정상으로 콘서트를 보지는 못했지만, 언젠가 한 번 가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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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외부가 모두 led로 되어 사진에서보다 가까이보면 미래에 온 기분이 드는 스피어. ⓒ 김민정


식당이나 다른 목적지에 가기 위해서는 호텔들의 카지노를 통과해서 지나갈 일이 몇 번 있었는데, 많은 사람들의 소음과 번쩍이는 빛에 취약한 아들에게 카지노는 기 빨림 그 이상 이하도 아니었다. 게임을 좋아하기에, 이런 것도 좋아할까 싶었는데, 조금의 신기함도 없이,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텅 빈 눈으로 지나갔다.

카지노는 호텔 내부에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위치에 있기에, 아이들에게 노출되는 위치에 있다. 때문에 입장을 확인하지는 않고, 미성년자들은 잠시 쳐다보거나 통과해서 지나가는 것은 허락되지만, 아이가 옆에 구경하게 두고 어른들이 도박을 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호텔마다 자리하고 있는 카지노
호텔마다 자리하고 있는 카지노 김민정

이 수많은 유흥이 숨 쉬는 도시 라스베이거스에서, 우리가 선택한 유흥은 방 탈출이었다. 시끌벅적한 도시에 기를 빨리며 찾아간 방 탈출은, 여러 번 해봤던 다른 도시들의 방 탈출보다 훨씬 빨리 끝나고 좀 싱거웠으나, 그래도 생각보다 즐기러 온 사람들이 많았다. 낯선 사람들과 같이 했지만 아이나 우리도 즐거웠다.

좀 더 미리 일정 조율을 하고 간다면 호텔 수영장이나, 주변 쇼들을 관람할 수 있었을 것이지만, 우리의 여행의 주 목표는 캐니언들이었기에 이 정도로 만족하기로 했다. 가족들과 여행하시는 분들은 꽉 찬 1박 2일 이상 잡아서 더 알차게 즐기시길 추천한다.

 사막을 지나면 나타나는 라스베가스
사막을 지나면 나타나는 라스베가스 김민정
쩨쩨하고 궁핍하지만, 울고 웃고 버티며 오늘도 그럭저럭 어른 행세를 하며 살아가는 삶을 글로 담습니다.
#라스베가스 #가족여행 #미국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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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아이의 마음 모두 알아주는 교육자 변화하는 미래를 위해 스스로 발전하고, 아이들이 스스로의 재능을 찾아 pursue하는 것을 도와주는 조력자,인도자, 교육자 를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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