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학년 1학기 수학 1단원 진분수의 덧셈 학습 내용 _ 문제집의 개념 설명 옆에 QR 코드- 3분 정도의 선생님 강의로 혼자 공부할 때 유용하게 쓸 수 있다.
윤송미
어제 공부방을 마치며 "우리 오늘 뭐 배웠지?'라고 물었을 때 "더하기", "1/5+2/5" 같은 말단적인 대답이 전부였는데, 오늘은 한 단계 높은 개념을 말하는 것이 반가웠다.
나는 곁에 앉아 아무것도 모르는 학생이 되겠다고 했다. 아이는 책을 옆에 두고 화이트보드에 예시를 써 가며 설명을 시작했다.
"먼저, 진분수끼리 더하기야. 분모는 그대로 쓰고, 분자만 더해. 그럼 끝."
"근데 합이 1을 넘으면… 음… (책을 들여다보다가) 아! 가분수가 되지? 그러면 대분수로 바꾸는 거야."
말은 간단해 보이지만 실제 장면은 그렇지는 않았다. 책 한번, 화이트보드 한번, 지우고 다시 쓰기를 몇 번이나 반복했다. 속으로는 '언제 끝나려나' 싶었지만, 꾹 참으며 귀명창 역할에 충실하려 애썼다.
선생님 놀이 비법
<지금 공부하는 게 수학 맞습니까?>의 저자 최수일은 개념학습을 위한 '선생님 놀이'에서 부모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성실한 학생'이라고 강조했다. 아이의 설명이 틀릴 때 즉시 교정하지 말 것, 그 순간 놀이가 '평가'로 바뀌고 흥미와 자신감이 무너진다고 했다.
지난 학기, 내가 아이와의 수학 공부에 번번이 실패한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었다. 나는 틀릴 때마다 고쳐 주었고, 아이는 불쾌해했다. 결국 "나는 틀린 걸 고쳐줬을 뿐인데, 왜 화를 내니?"로 우리의 공부는 끝이 났고, 서로 상처만 남았다.
오늘의 학습 목표와 실천

▲오늘의 학습 내용 진분수의 뺄셈_특히 <1-진분수>
윤송미
그래서 오늘의 목표는 두 가지였다.
하나, 틀린 말을 해도 지적하지 않는다. 귀명창 명심.
둘, 아이의 생각을 돕는 적절한 '질문'을 찾는다. 아직은 서툴지만, 하다 보면 길이 열린다.
아이는 설명 도중 오류를 반복했지만, 곧장 지적하지는 않았다. 다만 등호를 빠뜨린 전개만큼은 차마 그냥 둘 수 없어, 모든 설명이 끝난 뒤 조심스레 짚어 주었다. 담이는 마뜩잖아 했지만, 반복되면서 점차 고쳐 갔다.
또 결과가 가분수일 경우 대분수로 고치는 진분수 덧셈의 경우, "자, 이게 가분수로 만들어야겠지?"라며 마치 가분수를 만들기 위해 더하는 것처럼 설명할 때도 있었다. 이런 경우는 굳이 지적하지 않았다. 최수일 선생님의 말처럼, 아이가 영원히 계속 틀리지는 않는다. 지금은 다소 어설퍼도 하다 보면 점점 익숙해지고, 결국은 바르게 이해할 날이 올 것이다. 그때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기로 마음먹고, 무엇보다 아이가 신이 나서 설명하는 이 즐거운 공부 시간을 방해하지 않기로 했다.

▲아이의 오류 유형 등호를 누락(수식 전개의 어려움), 주객전도식 설명
윤송미
아이의 설명을 들으면서, 또 문제 풀이를 보면서 1~3학년 사이 놓친 학습 결손이 보였다. 1을 여러 가지 분수로 표현하는 방법, 등식을 이어 전개하는 훈련 등이 부족했다. 순간 가슴이 아렸지만, 더는 자책하지 않기로 했다. 이제라도 알았으니, 차근차근 채워가면 된다.

▲학습 점검 주어진 학습을 위해 부가적으로 덧붙인 설명
윤송미
오늘 처음으로 아이의 선생님이 아니라 학생이 되어 보았다. 귀명창이 되겠다는 다짐으로 아이의 설명을 끝까지 들어 주었고, 작은 오류는 아이 스스로 다듬어 갈 수 있도록 시간을 주었다. 이제 우리의 공부방이 '화'와 '불쾌'로 막을 내리지 않아도 되겠다. 뿌듯함과 성취의 기쁨으로 마무리하는 엄마 공부방. 오늘의 작은 성공이 내일의 새로운 출발을 기대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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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서 얻는 힘과 지혜를 동경하며 책 <과학샘의 그라운딩, 자연에서 춤추다>를 펴냈다. 두 아들(초1,4학년)을 키우며 늘 흔들리면서도 읽고 쓰고 나누길 멈추지 않는, 앎을 삶으로, 삶은 예술로, 좋은 건 다 하고 싶은 현실적 이상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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