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가는 길 등교는 같이해야지 천사 같은 아이들
김지호
가끔은 외향인 엄마로 스위치 ON
아이들 세상에 엄마가 전부일 때가 있다. 모든 선택과 결정이 엄마에게서 정해지고 이루어지는 시기, 엄마의 영향력이 필요한 시기, 엄마의 인맥으로 아이들 친분이 달라지는 시기. 너무도 당연하게 딸의 그 시기를 모르고 지나가고 있었다.
"엄마 나도 파자마 파티에 초대받고 싶어."
큰아이가 친구들 생일 파티에 초대받지 못해 속상하다고 했다. 활발한 성격이고 교유관계도 문제없다고 생각했던 딸에게 듣게 된 뜻밖의 말이었다. 딸은 엄마들과 소통 없는 나로 인해 친구들 무리에 끼지 못하고 있었다.
엄마로서 나서야 할 때가 왔다. 담임선생님께 양해를 구하고 딸 생일 파티에 반 친구 전부를 초대할 계획을 세웠다. 딸이 다니던 댄스학원 원장님이 상황을 듣고 장소를 대여해 주셨다.
직접 준비한 초대장, 남편이 준비한 이벤트 풍선과 여러 곳에서 공수한 테이블, 하루 전부터 정성껏 만든 음식, 유일무이 초대형 생일 파티였다. 사전에 보낸 초대장 덕분에 몇몇 학부모님과 연락이 닿았고 그동안 몰랐던 딸의 학교생활을 전해 들었다. 몇 주 후 딸아이를 파자마 파티에 초대하고 싶다는 연락도 받았다.
모든 걸 직접 준비했기에 힘들었지만, 덕분에 아이에게는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고, 얼굴도 몰랐던 학부모님들과 안부를 묻는 사이가 되었다.

▲ 직접 만든 간식
마음을 담았다.
아이들의 탄탄한 내면이 이제야 보인다
얼마 전 있었던 8월 중순 여름휴가 때 일이다. 고깃집에서 먹던 김치가 떨어져 조용히 김치를 달라고 했지만 목소리가 작아 묻혀버렸다. 듣고 있던 딸이 "아저씨 여기 김치 좀 더 주세요" 큰 소리로 주문하고 어깨를 으쓱거렸다. "여기요" 다시 조용히 알바생을 불렀지만, 이번에도 목소리가 묻혔다. 옆에 있던 아들이 된장찌개 주문을 도와줬다.
생각과 행동이 일체형으로 움직이는 아이들에게 한 번 더 생각하고 행동하는 엄마 모습이 때로는 답답한 거북이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반대로 아이들의 즉흥적인 요구사항과 일하는 엄마가 싫다고, 당장 일 그만두고 옆에 있어 달라던 아이들 응석도 익숙해지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아이들에게 부족한 엄마 같았다. 척척 알아서 학용품 챙기고 숙제하는 큰아이는 어린 시절부터 중학생인 지금도 엄마 같은 딸이다. 항상 친구 같은 엄마가 되고 싶다. 운동을 좋아하고 리더십이 뛰어난 초등학교 6학년 아들에게는 지금처럼 맘껏 장난칠 수 있는 말썽꾸러기 엄마이고 싶다.
이번 여행에서 딸이 이런 말을 했다. 친구 중에 엄마랑 성격이 비슷한 친구가 있는데, 만나면 주문도 해주고 이것저것 챙겨줘야 하는데 그게 밉지가 않다고 그냥 성격이라는 생각을 하니까 이해되고 그래서 더 가까워졌다고 했다. 그런 딸에게 이렇게 답해줬다. 그 친구는 타이밍을 보는 거야, 주문할 타이밍, 말할 타이밍 그게 배려의 다른 이름이라고 생각하면 좋겠다.
아이 양육이라는 외향적 활동에 잠시 켜졌던 적극적인 성향이 아이들 목소리가 커지면서 차츰 내향적인 본성을 찾아가고 있다. 밑바닥 열정까지 끌어올려 살았다면, 이제는 내재해 있던 나만의 조용한 시간을 찾고 있는 여정이다. 하지만 아이를 낳고 키우기 전에 지녔던 내향적 성향과 지금의 내향적 성향은 분명 차이가 있다. 아이들을 위한 열정은 언제나 스위치 ON 상태다.

▲중학생 딸, 초등학생 아들 지금처럼 건강하게 자라다오
김지호
'내향인으로 살아남기'는 40대 내향인 도시 남녀가 쓰는 사는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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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조금씩 친해지는 중입니다.
보고 느끼는 세상을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20년 차 직장인에서 나로 변해가는 오늘을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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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자마 파티에 초대받고 싶어" 딸의 말에 외향인으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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