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세월호 참사 4주기 기억예배, 안산화랑유원지 대공연장
김은호
4월 16일 이후, 연결의 시작
2014년 4월 16일. '뭐라도 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한 활동가로부터 받았습니다. 그날 밤 10시, 절망 속에서도 무언가를 함께하고 싶었던 시민들과 함께 단원고등학교에서 '무사 귀환을 바라는 촛불 침묵기도회'를 시작했습니다. 이 기도회는 단순한 의식(儀式)이 아니라, 절망적인 상황을 희망으로 바꿔가기 위한 몸짓이었고, 서로가 깊게 연결되어 있음을 확인하는 자리였습니다.
같은 해 4월 29일 화랑유원지에 안산 정부합동분향소가 들어서면서, '4월 16일의 촛불 침묵기도회'는 그곳에 마련된 예배실에서 2015년 1월부터 시작된 예배와 기도회로 이어졌습니다. 피해자 가족과 지역 목회자, 신학생, 기독교인들이 함께 모여 매주 목요일 기도회와 주일 예배를 이어갔습니다. 현재 4.16 생명안전공원 예배팀의 거의 모든 활동이 바로 이곳에서 시작된 것입니다.
416생명안전공원으로 이어진 예배
모든 종교가 마찬가지겠지만, 기독교에게 공간은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의례가 행해지는 공간은 단순한 장소가 아니라, '하나님의 현존과 구원의 역사'가 이루어지는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공간의 의미는 사람들의 삶의 터전, 즉 고난과 억압의 현장과 연결됩니다. 그래서 기독교에서 가장 큰 의미를 지니는 장소인 골고다 언덕과 갈릴리는 각각 희생과 고통의 장소, 그리고 삶의 현장을 상징합니다.
안산 정부합동분향소가 철거된 후, 우리는 함께 모여 예배드릴 장소를 찾았습니다. 이때 종교만의 별도 공간을 만들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우리는 모임의 장소 자체보다 4.16 세월호 참사의 의미와 가치를 영속적으로 담아낼 공간이 더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단원고가 보이는 '4.16생명안전공원' 부지 옆에서 2018년 5월 6일 예배를 시작했습니다.

▲ 4.16생명안전공원 부지에서 예배를 준비하고 있는 모습
김은호
생명과 안전의 상징, 희망과 연결의 현장인 4.16생명안전공원
우리가 이곳에서 모임을 시작할 때만 해도 화랑유원지는 아직 4.16생명안전공원 부지로 확정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우리는 아이들이 뛰어놀던 자리, 그리고 단원고가 훤히 보이는 이곳이 부지로 확정되기를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가족들의 바람대로 설계와 착공이 조속히 이루어지고, 안전하게 공사가 마무리되어 안산이 품고, 대한민국이 기억하고, 세계인들이 찾아오는 4.16생명안전공원이 되기를 희망했고, 기도했습니다. 그렇게 우리의 기도는 현실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4.16생명안전공원은 단순히 과거를 추모하는 장소가 아닙니다. 지금도 계속되는 아픔을 마주하고, 진실을 밝히겠다는 다짐을 새기는 공간입니다. 동시에 미래의 생명과 안전을 만들어가겠다는 '지금, 여기'의 신앙적 실천 현장입니다. 이곳에서의 예배는 세월호의 아픔과 십자가의 고통이 만나는 지점이며, 우리가 고통받는 사람들과 함께한다는 믿음의 표현이자 고백의 공간입니다.
앞으로 공원이 완공될 때까지 넘어야 할 절차와 과정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기다림 속에서 이미 희망을 보고 있습니다. 매월 모이는 예배와 기도가 쌓여 하나의 큰 울림이 되었듯이, 공원 또한 완공 이후에도 세월호의 기억을 이어가는 살아 있는 증언의 공간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4.16생명안전공원은 단순한 공원이 아닙니다. 지금도 살아 움직이는 희망의 터전이며, 고통을 넘어 서로 연결되는 삶의 현장입니다. 이 공원이 대한민국이 기억하고 세계가 함께 찾는 생명과 안전의 상징이 되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 생명과 안전의 상징이 될 4.16생명안전공원
김은호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공유하기
4.16생명안전공원, 기억을 넘어 희망과 연결의 현장으로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