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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수수색 1023일만의 첫 공판, "국가보안법 없애라"

창원지법 제4형사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4명 활동가 재판 ... 2022년 11월 9일 압수수색 벌여

등록 2025.08.28 19:30수정 2025.08.28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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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보안법폐지 경남대책위는 8월 28일 창원지방법원 앞에서 “민주주의와 민족통일 가로막는 국가보안법 폐지하고 공안탄압 저지하자”라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국가보안법폐지 경남대책위는 8월 28일 창원지방법원 앞에서 “민주주의와 민족통일 가로막는 국가보안법 폐지하고 공안탄압 저지하자”라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윤성효

2022년 11월 9일 압수수색이 있은 지 1023일만에 첫 공판이 열렸다. 국가정보원‧검찰이 창원‧진주지역 진보‧통일운동 활동가 4명에 대해 국가보안법 위반(특수잠입‧탈출과 회합‧통신 등)과 범죄단체활동 협의로 기소해, 28일 오후 창원지방법원 제4형사부(재판장 김인택‧강웅‧원보람 판사) 심리로 열렸다.

검찰은 4명에 대해 캄보디아 등 동남아 국가에서 북한 관련 인사들과 접촉해 지령을 받아 2016년부터 창원을 중심으로 '자주통일 민중전위(자통)'를 결성해 반정부 활동을 했다며 압수수색에 이어 구속했고, 2023년 3월 15일 기소했던 것이고, 944일째다.

이 사건에 대해 보수진영은 '창원 간첩단 사건', 진보진영은 '경남국가보안법 조작사건'으로 부른다. 활동가 4명은 구속되었다가 기간이 만료되어 석방되어 현재는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사건은 처음에 서울중앙지법에서 맡아 오다가 피고인들의 거주지인 창원지법으로 넘겨졌고, 그동안 공판준비기일이 진행되어 왔다.

검사 2명의 직무대행 논란 ... 30여분 휴정 뒤 재개

첫 공판이 진행된 법정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김인택 재판장이 피고인 4명한테 생년월일과 주소, 직업 등의 인적사항을 묻자 모두 "일체의 진술을 거부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김 재판장이 검사한테 "피고인이 맞느냐"고 물었고, 검사는 "맞다"라고 대답했다.

법정에 나온 검사는 모두 3명이었고, 이들 가운데 1명은 창원지검 소속이나 다른 2명은 다른 지검 소속이다. 이에 피고인측 장경욱, 박미혜, 안한진, 김형일, 신윤경 변호사들은 검사 2명의 '직무대행'이 적법하지 않고 거찰청법을 어긴 것이라며 이의를 제기했다.


김 재판장이 계속 재판 진행 의사를 밝혔지만 변호사들은 문제제기를 했다. 검사측은 '직무대리'를 주장했다. 이에 김 재판장은 "휴정하고 재판부 협의를 해서 공판을 재개하겠다"라고 했다.

30여분 뒤 열린 재판에서 김 재판장은 검사 직무대리가 규정 위반이라는 변호사들의 이의제기를 받아들이지 않고 기각했다.


이후 검사는 피고인들에 대해 '북한 반국가단체성과 문화교류국 실체', '대남혁명을 위한 범죄집단의 자통민중전위 실체', '북한 문화교류국 지령문 수신과 캄보디아에서의 회합통신', '범죄단체활동' 등 공소 사실에 대해 모두진술했다.

이에 변호사들은 검사의 공소 사실을 전면 부정했다. 변호사들은 "공소장에서 피고인들의 범죄사실이 구체적으로 적시되지 않았고, 범죄단체도 법률 요건에 맞지 않다", "북한 공작원과 만났다는 증거가 없다" 등 여러 주장을 폈다.

장경욱 변호사는 "이 사건은 (윤석열) 정권 위기탈출용 극우세력의 종북몰이이고 파시즘악법으로 극우세력의 위기를 모면하려 했던 것"이라며 "그렇게 해도 되지 않으니 내란을 일으켰던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보안법폐지 경남대책위는 8월 28일 창원지방법원 앞에서 “민주주의와 민족통일 가로막는 국가보안법 폐지하고 공안탄압 저지하자”라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국가보안법폐지 경남대책위는 8월 28일 창원지방법원 앞에서 “민주주의와 민족통일 가로막는 국가보안법 폐지하고 공안탄압 저지하자”라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윤성효

활동가 4명의 진술 "종북몰이와 여론재판"

활동가 4명이 서서 모두 진술했다. ㄱ씨는 "재판 지연 책임은 모두 검찰에 있다. 314일 동안 체포, 구속되어 아무런 연고도 없던 서울경찰서 유치장과 서울구치소에 수감되어 있었다"라며 "시범 공작으로 창원간첩단이라는 자극적인 이름표를 붙이고 당사자들은 전혀 알지 못하는 자통민중전위라는 조직을 내세워 시민사회단체 활동을 하며 통일운동을 펼쳐온 사람들을 간첩 범죄집단으로 둔갑시켰다"라고 말했다.

그는 "국가보안법은 헌법이 보장한 피고인의 권리를 형해화하고 있다"라며 "창원에서 진행되는 이 재판에서부터 국가보안법의 폐해가 알려지고 헌법에 의해 사법 민주주의가 바로 서기를 희망한다"라고 했다.

ㄴ씨는 "내란수괴 윤석열이 집권 초기부터 소위 간첩단사건들을 연이어 조작하고 대대적인 종북몰이 소동을 벌이면서 공안정국을 조성한 목적이 무엇인지 12.3 내란사태를 통하여 백일하에 드러났다"라고 했다.

그는 "종북 반국가세력 척결을 내세우며 내란세력들이 비상계엄의 결정적 근거로 까지 들고 나온 국가보안법, 이제 반드시 폐지되어야 한다"라며 "국가보안법은 일제 강점기 무수한 애국독립투사들을 잔인하게 고문하고 처형시킨 일본 제국주의자들의 '치안유지법'을 모태로 하여 만들어졌다"라고 했다.

그는 "내란수괴 윤석열에 봉사하며 그 권력의 안위를 위하여 이번 사건을 조작해 온 자신들의 모습이 권위주의 시절 공안검사들의 행태와 너무도 닮아 있지는 않은지 반성적으로 성찰해 보시기 바란다"라며 "더 이상 이러한 참혹한 역사의 비극이 되풀이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ㄷ씨는 "본인은 누구의 지령을 받아서 활동하는 꼭두가시가 아니다"라며 "1980년 광주에서 민중에게 자행된 학살극을 보고 분노했고, 1987년 6월 항쟁과 노동자 대투쟁을 승리로 이끈 위대한 노동자 시민들의 무궁무진한 힘에 감동받아서 평생을 사회변혁운동에 몸 받쳐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 공작원의 지령 운운하며 본인을 구속시킨 검찰, 국정원 그리고 여기 재판을 하고 계시는 판사들도 과연 자신의 신념 없이 누군가의 지령으로 수십 년 동안 자기 삶을 다 바쳐 살아갈 수 있겠느냐"라며 "본인은 본인의 양심과 신념에 입각하여 민중의 아픔을 함께 해결하기 위해 부끄럽지 않게 노력해 왔다고 자부한다"라고 말했다.

ㄹ씨는 "이번 사건은 윤석열 정부가 정권 유지를 위해 진보운동 탄압과 공안통치에 활용했던 정치적 사건이다"라며 "집권 초기부터 윤석열퇴진투쟁이 확대되어 궁지에 몰린 윤석열 정권이 진보운동을 탄압하고 고립시키기 위한 공안사건이 필요했기 때문이며, 국정원 대공수사권이 경찰로 이관될 시점을 앞두고 그것을 막을 명분이 될 먹잇감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다.

그는 "이번 사건이 정치적 사건이라는 것은 공안기관과 수구언론의 행태를 보아도 알 수 있다. 사건이 발생하자 국정원과 검찰은 피의사실을 불법적으로 유포하고 수구언론은 그것을 그대로 받아 적으면서 언론을 도배했다"라며 "그들은 확인되지도 않았고 사실도 아닌 걸 마치 진실인 양 떠들면서, 대한민국이 당장 망할 것처럼 종북몰이와 여론재판을 벌였다"라고 했다.

그는 "일제 강점기에 치안유지법으로 처벌받은 독립운동가를 범죄자라고 할 수 없고 일제의 법을 거부한 독립운동이 조국의 독립을 이룬 역사적 정의이듯이, 반민주 반통일 악법인 국가보안법에 얽매이지 않는 저의 행동이 역사적으로 정당함을 확신한다"라고 했다.

"민족통일 가로막는 국가보안법 폐지"

첫 공판이 열리기 전 국가보안법폐지 경남대책위는 창원지법 앞에서 "민주주의와 민족통일 가로막는 국가보안법 폐지하고 공안탄압 저지하자"라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사상의 자유를 탄압하는 국가보안법이 있는 한, 인권이 살아 있다고 말할 수 없다. 동족을 적대하고 통일을 가로 막는 국가보안법이 있는 한, 한반도의 평화와 남북관계 개선을 말할 수 없다"라며 "대한민국의 민주화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조국의 통일을 바라는 우리는 국가보안법이 폐지되고 공안탄압이 중단될 때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 자리에는 김은형 민주노총 경남본부장, 김정광 경남평화너머 대표, 주제준 5.18민족통일학교 상임운영위원장, 이병하 경남진보연합 상임대표가 각각 발언을 통해 국가보안법 폐지를 강조했다.

이날 법정에는 방청객들이 무죄를 상징하는 의미에서 하얀 옷을 주로 입었다. 다음 2차 공판은 재판부가 협의해 공지하기로 했다.

 국가보안법폐지 경남대책위는 8월 28일 창원지방법원 앞에서 “민주주의와 민족통일 가로막는 국가보안법 폐지하고 공안탄압 저지하자”라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국가보안법폐지 경남대책위는 8월 28일 창원지방법원 앞에서 “민주주의와 민족통일 가로막는 국가보안법 폐지하고 공안탄압 저지하자”라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윤성효

 국가보안법폐지 경남대책위는 8월 28일 창원지방법원 앞에서 “민주주의와 민족통일 가로막는 국가보안법 폐지하고 공안탄압 저지하자”라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국가보안법폐지 경남대책위는 8월 28일 창원지방법원 앞에서 “민주주의와 민족통일 가로막는 국가보안법 폐지하고 공안탄압 저지하자”라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윤성효
#국가보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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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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