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곰이지부 출범식에서 진행하고 있는 현지현 국장.
현지현 제공
- 민주노총 대구본부를 떠올렸을 때 가장 처음 생각나는 것이 '달곰이' 캐릭터인 것 같아요. 직접 만드셨잖아요. 계기가 있나요?
"이 질문은 많이 받는데, 사실 별다른 이유는 없어요(웃음). 원래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해요. 제가 텔레그램 스티커로 쓰려고 만들었는데, 만들고 나서 노조 조끼를 입혀보고 의미도 부여해보고 했던거죠. 처음에는 트위터에서 관심을 많이 받길래 '왜 좋아하지?' 이런 생각을 하긴 했어요. 물론 민주노총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딱딱한 이미지에서 벗어나려고 하긴 했죠. 그것 때문에 좋아해주시는 것 같긴 해요. 브랜딩적인 측면에서 전혀 의도한 건 아니고요, 본부 내에서 제가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낼 수 있게끔 배려해주셨던 부분도 달곰이 탄생에 영향을 준 것 같다는 생각은 드네요."
- 그래서 그 캐릭터를 기반으로 달곰이지부를 기획하셨고 또 운영 중이죠. 한 번 소개해주세요.
"광장을 지켜왔던 시민들과 함께 이 경험을 끊기지 않고 계속 이어갈 수 있는 활동이 뭐가 있을지를 계속 고민하던 차였어요. 우리가 만났던 시민들이 적어도 몰라서 노동권을 침해받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는 게 1차적인 문제의식이었죠. 그래서 노동법 교육을 중심으로 해서 발전시켜 나가보자 한거에요. 노동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노동자로서의 정체성과 함께 광장에서 나왔던 여성, 장애, 성소수자 등 다양한 의제를 다루고 있어요. 계엄이 아니었다면 이런 자리가 만들어지지도 않았을 거예요."
- 지난 3월 발족한 후 5개월가량이 지났네요. 운영해보시니 어떻던가요.
"달곰이분들이 20대부터 40대까지 연령대도 다양하고, 직업도 대학생, 구직자, 프리랜서 등으로 다양해요. 특히 노조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달곰이를 보면서 더 직접적으로 느끼게 돼요. 단시간 노동자나 영세 사업장 노동자들한테 노조에 가입해서 직접 현장을 바꿔보자고 얘기하는 게 한 편으로는 되게 사치 같은 거예요.
파면 광장을 지나면서 자기 일터에서 노조를 만들 수 없더라도 민주노총 활동을 하고 싶어하는 분들이 많아졌는데, 교섭·단체협약 체결을 기본으로 하는 지금의 민주노총의 활동 방식을 고려하면 이 사람들을 담아내는 게 어렵거든요. 누구나 노조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면서 현실에선 괴리가 있는 거죠."
- 민주노총 내부에서 대구본부의 달곰이지부 사업은 어떻게 평가받고 있다고 느끼세요?
"달곰이지부 자체가 노조의 공식적인 조직이 아니다 보니 구성원들이 정식 조합원이 아니에요. 그러다 보니 달곰이지부의 형태 자체가 지금 산별노조 조합원이나 대표자한테 직접적으로 와닿는 방식은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만약 그들이 노조에 가입할 수 있었다면 자기 업종의 산별 노조에 가입했을 것이니까요. 그래서 산별 입장에서는 자기의 직접적인 이해와 맞닿지 않을 수 있다고 봐요.
반면에 다양한 형태의 노동자들이 많아지고 있는 과정에서 지금의 형태를 유지하면 민주노총은 계속 늙어가고 축소될 수 밖에 없는 것도 현실이에요. 그럼 민주노총이 포괄하는 노동의 영역을 계속 넓혀야 하는 과정이 필요한 거죠. 달곰이지부는 그 과정으로 가는 과도기적 실험이라고 생각해요."

▲ 트럭에 올라 탄핵집회 행진 사회를 진행 중인 현지현 국장.
현지현 제공
- 탄핵광장 얘기도 해볼까 하는데요, 4개월 동안 집회를 기획하고 운영하셨잖아요. 보수적인 지역에서 탄핵을 이야기하는 일은 어땠나요?
"대구는 오히려 나은 조건에 있었다고 생각해요. 진짜 지역 단위로 깊숙이 들어가면 20~30명 정도의 규모로 집회를 유지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거든요. 대구는 광역시 단위다보니 규모가 어느 정도 담보될 수 있었어요. 서부지법 폭동이나 백골단 등을 보면 보수적인 목소리가 극대화되는 양상은 오히려 서울이 더 크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 광장을 열었던 민주노총 활동가의 입장에서 이번 대선을 바라본 소감도 궁금합니다.
"선거를 치를 때마다 민주노총 내부에서 여러 쟁점과 의견들이 항상 생겨나잖아요. 그런데 선거 방침을 설정하고 지지후보를 정하는 등 방향성을 제시하는 과정에서 그 지침을 조합원들이 모두 따르는 건 아니라는 걸 모두가 다 알고 있단 말이에요. 근데 그렇다고 우리가 역사적인 경험과 토론을 통해 만들어 왔던 원칙을 바꿔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한편으론 우리가 조합원들에게 이런 내용을 어떻게 설득해오고 있는지 고민이 되기도 해요. 선거 때마다 계속 답을 못 찾고 반복해서 하는 질문인 것 같습니다(웃음). 내년에 지방선거가 있으니 이런 고민을 계속 가져가야죠."
- 지난 대선에 비해서 이번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득표율이 높아진 것으로 보이는데요, 실제 대구 지역의 변화가 체감되시나요?
"어쨌거나 민주노총이 민주당한테도 비판적인 입장이긴 하니까 지역본부의 입장에서는 진보정치 세력들과 함께 우리의 내용을 어떻게 더 설득할지가 더 고민인 것 같아요. 우리가 계속 얘기해왔던 정책들을 이야기할 기회가 더 열렸다고는 생각해요. 어떤 내용을 어떻게 얘기할 것인지 그런 부분을 고민하고 있죠. 평소에도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를 비롯한 다양한 회의체와 정당들을 만나는데, 내년에 지방선거가 있으니 함께 고민을 더 나눠야죠."
- 마지막 질문입니다. 새 정부가 들어선 지금, 사람들이 좀 더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의제가 있을까요?
"아무래도 노조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 노란봉투법이죠. 이 법이 통과되는 일도 중요하지만 논의되는 과정에서 빠진 내용들이 있어요. 특수고용, 플랫폼 노동자들의 노동자 추정 조항이 도입되지 않은 점이나 원청 사용자에 대한 실질적 지배력을 다투는 부분, 손해배상에서 노동자의 책임비율 책정 등을 고려할 때 법적 다툼이 예상되고 있는 상태예요. 노동자들의 실질적인 권리보장을 위해 노란봉투법에 계속 주목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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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인 미만 사업장이 70%... 노조하기 어려운 대구, 제 목표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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