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00일의 고공농성을 마치고 밑으로 내려오는 한국옵티칼 해고노동자 박정혜씨를 기다리는 수녀들이 꽃과 피켓을 들고 서 있다.
조정훈
지난 1월부터 박씨의 농성에 도움을 주면서 현장을 지켜온 '말벌 시민'이라고 밝힌 김민지씨는 "국회 청원 5만 명을 달성했는데 왜 지금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는지, 왜 서로 잘못한 게 없는 사람들끼리만 미안해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라며 7명의 한국옵티칼 해고노동자 이름을 불렀다.
김진숙 지도위원은 "절망과 희망이 공존하고 삶과 죽음이 엇갈리는 곳, 연대가 안 되면 죽고 연대가 되면 살아서 귀환하는 그곳에서 오늘 박정혜가 살아서 내려온다"라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김 지도위원은 "김영훈 장관님 누군가를 애타가 기다려 본 적 있느냐, 양경수 위원장님 처절하게 외로워 본 적 있느냐, 장창열 위원장님 가슴이 미어지는 눈물이 있다는 걸 아느냐"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스마트폰도 있고 전화번호부엔 수백 개의 번호가 있는데 왜 그토록 외로웠을까요, 왜 그토록 울었을까요, 박정혜는 누구를 기다렸을까요"라며 "옵티칼 투쟁은 끝난 게 아니라 고공에서 땅으로, 좁은 곳에서 넓은 곳으로 투쟁의 장소가 바뀌는 것 뿐"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옵티컬하이테크는 일본 닛토덴코가 전체 지분을 소유한 외국인투자기업이다. 닛토덴코는 지난 2022년 10월 한국옵티칼 공장에 불이 나자 그해 11월 법인 청산을 결정하고 노동자들은 다음해인 2023년 2월 집단 해고됐다.
이후 한국옵티칼 물량은 닛토덴코의 자회사인 한국니토옵티칼로 옮겨 생산을 계속 이어갔고 한국니토옵티칼은 2022년 11월부터 지난해까지 156명의 노동자를 신규 채용했다.
지난 2024년 1월 8일 박정혜, 소현숙 두 여성 노동자가 고공에 오른 뒤 소현숙 노동자는 농성 476일째인 올해 4월 27일 땅으로 내려왔지만 박정혜씨는 이날까지 600일을 고공에서 버티며 복직을 요구했다.
그사이 한국옵티칼은 이들 노동자에게 4억 2240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고 금속노조는 일본 닛토덴코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다국적기업 기업책임경영 가이드라인을 위반했다며 지난해 9월 한국NCP, 11월 일본NCP에 진정을 넣었다.
또 올해 6월 13일 우원식 국회의장이 일본 이시바 시게루 총리에게 문제 해결을 요청하는 공식 서한을 전하고 지난 28일에는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현장을 찾아 해결에 적극 나서겠다고 약속하면서 고공농성은 끝이 났다.
박정혜 수석지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후 가족들과 동료들의 박수를 받으며 병원으로 이송됐다.

▲ 한국옵티칼 해고노동자 박정혜씨가 29일 600일의 고공농성을 마치고 내려와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이송되기 전 동료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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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일 고공에서 내려온 박정혜 "노동자 고통 끝나야 진짜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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