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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리 되찾을 때까지 한국 사회 주변에 귀신처럼 있겠다"

[인터뷰] 덴마크 입양된 송연준 교수, 한국 해외입양제도 비판하며 정의 실현 촉구

등록 2025.09.02 11:01수정 2025.09.02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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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앙데르스 리엘 뮐러(송연준)
앙데르스 리엘 뮐러(송연준) 앙데르스 리엘 뮐러(송연준)

한국 이름 송연준으로도 알려진 앙데르스 리엘 뮐러는 지난 1980년 세 살의 나이에 한국에서 덴마크로 해외입양 되었다. 현재 노르웨이 스타방에르 대학교 부교수인 그는 스칸디나비아와 한국의 지속가능성 및 정의에 대한 문화정치적 경제학을 연구하고 가르치고 있다. 최근 한국 진실화해위원회가 해외입양 사례 56건을 인권침해로 공식 인정하면서, 뮐러는 기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경험과 한국의 해외입양제도 전반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그의 사례는 진실화해위가 공식 인정한 56건 중 하나다. 다음은 지난 1일 그와 페이스북 메신저로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진실화해위 결정, '인정'과 '실망' 사이

뮐러는 진실화해위가 자신의 사례를 인권침해로 인정한 것에 대해 "진실화해위가 인권침해 사실을 인정했지만 동시에 너무나 미흡하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알고 있었던 것, 즉 해외입양인과 친가족 사이의 강제 분리가 단순히 비극적인 사건이 아니라 불법이었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56건의 사례는 15만~20만 건에 달하는 전체 해외입양 사례의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며, 조사의 제한된 범위와 권고의 상징성에 대해 깊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그는 또한 해외입양 제도 자체가 운영되는 방식 때문에 "전체 제도가 인권침해"라고 믿고 있으며, 이제 "한국 정부가 다음에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만 남았다고 전했다.

미해결 과제, 투명성과 책임의 부재

311건의 인권침해 사례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뮐러는 진실화해위의 투명성과 긴급성의 부족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많은 해외입양인들이 "다시 한 번 버려진 느낌"을 받고 있으며, 이는 자신들에게 가해진 인권침해를 조사하도록 만들어진 진실화해위원회에 의해 버려졌다는 점에서 더욱 뼈아프다고 전했다.

뮐러는 현재 개인소송을 준비하고 있지만, 법적조치만으로는 정의를 실현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는 소송이 "큰 상처에 덧대는 반창고일 뿐"이라며, 소송을 통해 한국사회의 인식을 높이고 한국정부가 모든 해외입양인을 위한 배보상을 마련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진정한 정의는 "정치적이고 집단적이며, 서류가 부족하여 법적절차를 밟을 수 없는 해외입양인들까지 포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적 죽음과 국가폭력

뮐러는 해외입양을 통해 친 가족과 한국문화로부터 분리된 경험을 '사회적 죽음'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이를 조선시대 형벌인 '유배'에 비유하며,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언어, 혈연, 기억, 장소로부터 해외입양을 통해 우리를 단절시켰다"고 설명했다. 그는 해외입양인들이 단순히 다른 곳으로 옮겨진 것이 아니라, "한국에서 사회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존재가 됐다"고 말했다. 이는 "해외입양인의 정체성 혼란과 상실을 초래했으며, 해외입양 제도가 은폐하고 지우려 했던 역사를 재구성하기 위해 수십 년간의 노력이 필요했다"고 전했다.


뮐러는 이러한 강제분리가 유배보다 더 가혹할 수 있다고 전했다. 유배된 사람들은 자신의 이름과 가족 역사를 알았지만, 해외입양인들은 "이름이 바뀌고, 역사가 위조되고, 시민권이 박탈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해외입양제도가 뿌리로부터 해외입양인들을 단절시켰을 뿐만 아니라, 그 뿌리를 회복 불가능하게 만들었다며 한국 정부를 비판했다. 그는 "이것은 자비가 아니라 범죄 없는 처벌이었다"며, 한국 정부의 "동정심이 아니라 책임감을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위조된 신분, 구조적 불의

해외입양인들의 이름과 출생지가 위조된 사실에 대해 뮐러는 "단순한 행정실수가 아니라 고의적인 한국 정부의 국가폭력 행위"라고 규정했다. 그는 "해외입양인들을 뿌리 없는 존재로 만들었고 과거를 재구성하는 것을 거의 불가능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의 해외입양제도가 "해외입양인들의 역사를 의도적으로 파편화시켰고, 정체성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서류들을 변경, 파기 또는 보류했다"라고 비판했다.

이러한 "기억의 방해"는 구조적 불의이며, 해외입양인들이 진실, 가족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현재의 상황에 놓이게 되었는지를 이해하는 것을 방해한다"고 전했다. 그는 해외입양인들이 현재 증거를 요구하는 한국 정부 기관에 의해 위조된 기록을 사용하여 피해를 증명해야 하는 불가능한 부담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뮐러는 "회복적 정의에는 기록 보존 정의가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한국 정부가 조작하고 은폐한 기록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정의는 단순한 상징을 넘어 재구성적이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수출상품', 경제적 동기에 대한 책임

뮐러는 한국 정부가 아동을 '수출상품'으로 취급했던 역사적 현실을 직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해외입양제도가 경제적 동기에 기반해 구축되었으며, 사설 입양기관이 아동을 팔아서 돈을 벌었고 국가는 복지비용을 줄이는 혜택을 보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회복적 정의는 이 유산에 대한 완전한 책임 추궁을 요구한다"며 배상은 "자선이 아니라 해외입양인들의 삶을 상품화한 것에 대한 보상"으로서의 재정적 책임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그는 진실화해위의 권고가 대부분 상징적이며,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이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그가 주장하는 한국정부의 구체적인 조치는 다음과 같다:

- 현재 국적이나 서류 상태와 관계없이 모든 해외 입양인들에게 한국 국적을 회복시켜 줄 것.

- 모든 입양기록을 공개하고, 행정장벽을 제거하며, 입양인 스스로 주도하는 가족 찾기 노력을 지원할 것.

- 한국으로 돌아와 정착을 원하는 해외입양인들을 위한 재정적 지원 제공.

- 강요 받거나 오도된 가족과 신원이 위조되거나 말소된 입양인들에 대한 보상.

- 대중 교육 캠페인, 국가추모비 그리고 피해생존자 주도의 진실이 권고안에 포함될 것. 이러한 조치는 이 역사가 다시 묻히지 않도록 하는 도구가 되어야.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입양인들이 과거의 피해자일 뿐만 아니라 미래 입양정책 수립의 핵심 이해관계자로 지명되어야 할 것.

'귀신'의 외침, 해묵은 한을 풀기 위하여

뮐러는 한국 민담에서 풀지 못한 한 때문에 이승을 떠도는 영혼인 '귀신'의 개념을 사용하여, 해외입양인들이 어떻게 "한국의 국가적 양심을 괴롭히는지"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친가족과 강제로 단절되고, 이름과 역사, 시민권을 박탈당하고, 사회적으로 죽은 존재가 되어, 우리가 한때 속했던 고향에서 멀리 떨어진 채 이국에서 삶을 살아가도록 운명 지어졌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우리는 정의가 실현될 때까지 계속해서 한국 사회를 괴롭힐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이러한 '괴롭힘'은 은유가 아니라 정치적인 것이라고 표현했다. 뮐러는 해외입양인들이 "아동을 상품화하고, 정체성을 말살하며, 인도주의라는 명목으로 시민을 수출한 제도의 살아있는 증거"라고 말했다. 그는 "해외입양인들은 유령이 아니라 시민"이지만, 우리의 권리가 회복되고 역사가 되찾아질 때까지 "복수가 아니라 필요에 의해 주변에 남아 귀신처럼 존재할 것"이라고 전했다.
#입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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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영국통신원, <반헌법열전 편찬위원회> 조사위원, [해외입양 그 이후], [폭력의 역사], [김성수의 영국 이야기], [조작된 간첩들], [함석헌평전], [함석헌: 자유만큼 사랑한 평화] 저자. 퀘이커교도. <씨알의 소리> 편집위원. 한국투명성기구 사무총장, 진실화해위원회, 대통령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투명사회협약실천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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