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화해위, 마지막 정리자 역할 다해야

서산 현장에서 드러난 국가폭력 피해… 3기 논의 속 정치 아닌 기록·교육의 기구 요구

등록 2025.09.03 18:08수정 2025.09.03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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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산시 문화회관에서 9월 3일,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들을 기리는 제9회 합동 추모제가 열렸다.
서산시 문화회관에서 9월 3일,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들을 기리는 제9회 합동 추모제가 열렸다. 김선영

서산시 문화회관에서 9월 3일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들을 기리는 제9회 합동 추모제가 열렸다.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희생자 서산유족회(회장 정명호)가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유족과 서산시 일부 시의원,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박선영 진실화해위원장
박선영 진실화해위원장 김선영

행사장에는 박선영 진실화해위원장도 모습을 드러냈다. 박 위원장은 지난 4월 국회에서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 "북한군 개입 여부는 잘 모른다"고 답해 역사 왜곡 논란을 일으켰고, 과거 5·16 군사쿠데타를 옹호한 발언 이력도 알려져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지난해 12월 6일 그를 임명한 과정도 구설을 낳았다.

3기 출범 논의와 '마지막 정리자'

 서산시 문화회관에서 9월 3일,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들을 기리는 제9회 합동 추모제가 열렸다.
서산시 문화회관에서 9월 3일,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들을 기리는 제9회 합동 추모제가 열렸다. 김선영

진실화해위 2기 활동은 올해 말 종료된다. 정부와 국회는 미처 정리하지 못한 사건을 다루기 위해 3기 출범을 추진 중이다. 그러나 3기 필요성이 인정되더라도, 새로운 시작이 아니라 마지막 정리의 과정이어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해외 사례처럼 진실위원회가 대부분 한시적 기구로 운영된 점도 이런 주장에 힘을 싣는다.

전문가들은 정치적 인선이 아닌 역사·법률·인권 분야 전문가 중심의 운영, 조사 성과의 국가기록원 이관 등을 대안으로 제시한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피해자와 가해자가 대부분 세상을 떠났지만, 국가가 기록으로 남기는 일은 여전히 의미가 있다"며 "정치적 이해가 아니라 역사와 교육을 위한 기구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산시 문화회관에서 9월 3일,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들을 기리는 제9회 합동 추모제가 열렸다.
서산시 문화회관에서 9월 3일,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자들을 기리는 제9회 합동 추모제가 열렸다. 김선영

개척단 피해자 간담회

같은 날 오전 11시, 인지면 모월3리 마을회관에서는 서산개척단 진상규명위원회 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박선영 위원장과 개척단 피해자, 유족들이 함께했다.


박 위원장은 "서산시에 개척단 조례가 있음에도 현재 지원은 제례비 300만 원에 그치고 있다"며 "사무실 운영비와 집기, 상근 직원, 어르신 건강을 챙길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참석자들도 국가권력에 의한 인권침해가 드러난 사건임에도 실질적 지원이 부족하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2022년 9월 인지면 모월 3리 회관에서 피해자들(정연철, 이정남), 새마을지도자, 면장과 면담을 하는 최동묵 시의원
2022년 9월 인지면 모월 3리 회관에서 피해자들(정연철, 이정남), 새마을지도자, 면장과 면담을 하는 최동묵 시의원 서산시대

최동묵 시의원은 "현재 서산개척단 출신으로 서산에 거주하는 어르신은 15명에 불과하다. 2022년까지만 해도 30여 명이 생존했지만 절반으로 줄었다"며 "선감학원, 형제복지원 생존자들은 위로금과 의료비 지원을 받고 있는데 개척단 피해자들은 어떤 지원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남은 어르신들이 모두 세상을 떠나기 전에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지원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폭력 피해, 남은 과제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과 1960년대 서산개척단 사건은 시대와 양상은 달랐지만, 모두 국가권력이 자행한 인권침해라는 공통점이 있다. 피해자와 유족이 고령화되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 진실화해위가 '마지막 정리자'로서의 책임을 다하고, 국가와 지자체가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할 수 있을지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서산시대에도 실립니다.
#진실화해위 #국가폭력 #박선영진실화해위원장 #서산개척단 #최동묵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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