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팝나무 등이 심겨진 화순군 지석천 제방
박미경
전남 화순군이 지석천 제방에 나무를 심은 행위에 대해 영산강유역환경청이 '불법'이라며 원상복구를 명령하면서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행정안전부 복무감찰담당관실과 전라남도는 화순군을 상대로 지난달 10여 일에 걸친 고강도 조사를 벌였고, 전남도는 행안부 조사 결과에 따라 인사 및 행정 처분을 내릴 계획으로 알려졌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의 '원상복구' 명령에 따른 나무 이설을 위해서는 추가예산이 투입될 수밖에 없어 예산낭비에 대한 책임론도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구상권 청구 가능성도 제기된다.
행안부는 지난 8월, 2023년과 2024년 화순군이 지석천 등 국가하천 제방에 나무를 심은 과정과 지석천 관리청인 영산강유역환경청의 점용허가를 받지 않고 나무를 심은 경위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화순군은 전남도의 특별조정교부금 2억 원 등 7억 원을 투입해 2023년부터 2024년까지 기후변화 대응과 미세먼지 저감 등을 위한 '하천 제방숲 조성'사업을 추진하면서 지석천 제방에 이팝나무와 팽나무 등 800여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하지만 영산강유역환경청으로부터 하천점용허가를 받지 않은데다 무단으로 심은 나무들도 성장하는 과정에서 뿌리가 제방을 약화시킬 우려가 있는 수종이어서 원상복구 명령을 받았다.
예산이 없어 즉각 원상복구에 나서지도 못한다. 화순군은 내년에 예산을 확보해 원상복구에 나설 계획이며, 원상복구에 1억 6천여 만 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적법한 절차에 따라 사업을 추진했다면 투입되지 않아도 되는 예산이다. 결과적으로 불법행정으로 인한 불필요한 예산낭비이다.
지방선거가 1년도 채 남지않은 상황에서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예산낭비에 따른 구상권 청구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내년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화순군 관계자는 "사업 추진과정에서 하천 점용허가 절차를 간과했다"고 해명했다.
의회 무용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의회 본연의 역할은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다. 집행부가 법과 원칙에 의해 행정을 추진하는지 감시하는 것이 의회의 역할이다. 2년간 이뤄진 불법행위를 몰랐어도 문제이지만 알고도 묵인했다면 더 큰 문제다.
지석천 불법 나무 식재는 진보당 김지숙 의원에 의해 공론화됐다. 화순군의회는 10명의 의원 중 9명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며, 이중에는 10여 년간 영산강유역환경청 등에서 근무한 경력을 가진 의원도 포함돼 있다.
예산편성이나 업무보고 과정에서 국가하천인 지석천 제방에 나무를 심는 것이 가능한지 등에 충분히 논의됐어야 했고, 불법행정을 막았어야 했다. 알고 묵인했다면 직무유기이고, 몰랐다면 무능력이자 태만이다.
한편 현행 하천법에 따르면 국가하천 구역에 수목을 심거나 시설물을 설치하려면 관리청인 영산강유역환경청으로부터 점용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이나 어떤 사항에 대해 알리고 정보를 공유하고 이야기하고 싶고 글로 남겨 같이 나누고싶어 글 올립니다. 아직 딱히 자신있는 분야는 없지만 솔직하고 공감이 가는 이야기를 쓰고 싶습니다.
공유하기
화순군 불법 나무식재, 예산 낭비 후폭풍 우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