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 마르 아트앤북스 강원도 양양 물치 독립서점
최희순
문을 열고 들어서니 바닥타일도 푸른색이었다. 접은 우산을 어디에 둘지 망설이니 생각보다 젊은 사장님이 친절하게도 우산통을 가져다주셨다. 우산을 통에 넣고 찬찬히 서점을 흥미롭게 둘러보았다.
보통 서점에 가면 주인장이 엄선해 놓은 책들을 관심 있게 보는 편이다. 이곳 라 마르 아트앤북스는 '여름' 테마 책들을 큐레이션해 놓았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름>, <그 여름의 끝>, <두고 온 여름>, <첫여름, 완주>,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
이곳은 책방의 작은 공간들을 책 외에도 비즈 팔찌나 뜨개 소품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었다. 카운터 왼편으로 마련된 매대에는 손수 만든 비즈 팔찌가 보였다. 아이는 팔찌에 관심을 가는지 팔찌를 이것저것 껴보았다. 카운터 오른편을 보니 코바늘로 만든 뜨개 가방들도 보였다. 앙증맞은 카드지갑도. 긴 머리의 젊은 주인장은 역시 카운터에서 뜨개질 중이었다.
나는 오른편에 놓인 키 큰 책장들 사이에서 책을 골랐다. 관심 가는 책들은 많았지만 우선 사놓은 책들을 소화해야 해서 심사숙고 고른 책은 바로 <모파상의 단편집>이다. 그냥 끌림을 받은 것 같다. 아마도 단편이라 짬짬이 한편씩 읽기 쉬워서일 수도.
소나기가 와서 운치 있게 뜨거운 커피 한 잔 마시고 싶었지만 이곳은 책과 소품만 판매 중이었다. 아쉽지만 그래도 이런 서점이 가까이 있다는 것에 안심을 하며 내가 고른 책 한 권과 아이가 고른 팔찌 한 개를 계산을 하고 나왔다. 좀 더 머무르고 싶었지만 팔찌를 다 고른 아이가 채근해서 말이다.
젊은 사장님만의 감성으로 꾸민 독립서점, 라 마르 아트앤북스는 물치해수욕장에서 가까운 편이다. 물치에서 정암해수욕장까지 해변으로 연결된 나무데크 산책길이 아름다운 곳이다. 차라리 정암해수욕장에 차를 주차하고 해변 테크 길을 따라 물치해수욕장까지 산책 후 들러도 좋을 서점이다.
요즘은 동네가게라고 할 만한 곳이 많이 없어졌다. 아파트 상가에 있던 슈퍼도 2년 전 세븐일레븐 편의점으로 바뀌었고 아이들과의 추억이 어린 분식집도 연로하신 부모님 모시러 시골로 내려가시면서 문을 닫았다. 이런 서점이 걸어서 가까이 있으면 매일 마실 삼아 들를 듯한데. 그래도 금요일 퇴근길 자주 들르지 않을까 한다. 애정하는 독립서점이 오래 있어주길 바라며, 나 또한 자주 들르길 바라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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