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영석의 첫번째 장편소설 <작전명 여우사냥>.
파람북
- 작가가 보기에 명성황후는 어떤 인물인가. 더불어 그와 대척점에 섰던 대원군은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나.
"먼저 명성황후란 명칭이 귀에 거슬린다. 내 소설 속에선 중전 민씨라고 불렀다. 황후라고 높여 부를 필요도 없지만 민비라고 업신여길 필요도 없다. 총명한 여인이었다. 하지만 자식들이 잇따라 죽으면서 하나 남은 아들에 대한 사랑이 지나쳤다. 무당에게 의지하고 뇌물도 좋아했다. 매관매직을 일삼으며 탐욕이 끝이 없었다. 가장 큰 죄는 사대주의였다. 아들에게 왕위를 넘겨주기 위해 조선을 청나라 속국으로 만들었고 청나라가 망하자 그 다음에는 러시아에 의지했다. 오히려 대원군의 장점이 더 많았다. 대원군의 개혁 정책은 정말 높이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나는 지금까지 살면서 완벽한 사람을 본 적이 없다."
- 소설엔 실존 인물과 가상의 인물이 두루 등장한다. 그 가운데 당신을 가장 매료 시킨 등장인물은 누구인가.
"당연히 주인공 이명재다. 그의 입을 통해 내가 세상에 하고 싶은 말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 <작전명 여우사냥> 출간 이후 책을 읽은 지인과 독자들의 반응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한결 같은 반응이 있었다. 영화로 만들면 정말 재미있을 것이란 얘기가 많았다. 기억에 남는 지적은 주인공 이름이다. 주인공은 질곡과 모순의 시대를 온몸으로 헤쳐가고 있다. 그래선지 주인공 이명재가 혹시 대통령 이재명이 아니냐는 질문을 많이 한다. 대통령 이재명을 염두에 두고 작명한 것이 아니다. 후배 중에 아주 좋아하는 후배가 있다. 그는 지적인 눈빛과 무장 같은 탄탄한 몸매를 지녔다. 무엇보다 세상을 바로 세우려는 의지가 강하다. 그 후배에게 양해를 구하고 이름을 빌렸다."
- 근대사를 보면 독특한 빛과 그림자를 지닌 인물이 적지 않다. 만약 앞으로도 소설 작업을 계속한다면 소재로 다뤄보고 싶은 인물이 있는지.
"이번 소설에 대한 반응이 좋지 않으면 더 이상 소설을 쓰지 않을 생각이다. 글을 쓰는 재능도 없으면서 하찮은 소설 하나 더 보태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만약 독자들이 소설을 계속 써도 좋다는 평가를 내려준다면 남북한 문제를 다룬 소재로 소설을 쓰고 싶다."
- 독자들에게 '이걸 주목해서 읽어보라' 권하고 싶은 대목은.
"원래 2차 세계대전 이후 분단의 아픔은 패전국들의 몫이었다. 동독과 서독처럼 일본도 미국과 러시아가 분할 점령을 하는 것이 순리였다. 그러나 일본은 미국에 대해 한반도 분할 점령을 제안했다. 우리 민족의 분단의 비극은 여기서 비롯됐다. 일본이 한반도 분할 점령을 처음 제안한 것은 1895년이었다. 러시아가 일본의 대륙 진출을 봉쇄하자 한성 주재 일본 공사가 러시아 공사 베베르에게 한반도를 분할해 나눠 갖자고 제안하는 장면이 나온다. 우리가 역사를 뒤적이는 이유는 오늘을 잘 살기 위한 것이다."
- 35년 기자 생활을 끝내고 소설가로 첫 발걸음을 시작했다. 이번 소설이 독자들에게 어떤 작품으로 기억되었으면 좋겠는가.
"소설을 한참 써내려갈 때 윤석열 전 대통령과 그의 부인을 보면서 조선을 망국으로 이끈 고종과 중전 민씨가 되살아난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어 깜짝 놀랐다. 조선이 망했듯이 대한민국이 망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들었다. 지금까지 모든 작품이 고종과 중전 민씨의 한쪽 측면만 과대 포장한 것이었다. 중전 민씨를 명성황후로 떠받들며 뮤지컬까지 만들어 칭송하는 우리나라가 정말 이상했다. <작전명 여우사냥>이 고종과 중전 민씨를 입체적으로, 그리고 사실적으로 그린 소설로 기억되었으면 좋겠다."
- 마지막으로 덧붙일 말이 있다면.
"일본이 중전 민씨 암살 당시 휘두른 칼 히젠토를 후시다 신사에 모시고 있다. 히젠토는 살인 범죄의 증거품이다. 정부는 이 히젠토를 우리나라로 가져와야 한다."
작전명 여우사냥
권영석 (지은이),
파람북,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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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꽃> <한국문학을 인터뷰하다> <내겐 너무 이쁜 그녀> <처음 흔들렸다> <안철수냐 문재인이냐>(공저) <서라벌 꽃비 내리던 날> <신라 여자> <아름다운 서약 풍류도와 화랑> <천년왕국 신라 서라벌의 보물들>등의 저자. 경북매일 특집기획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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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전 민씨의 죽음 직전 일주일을 실감나게 그린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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