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저귀 교체
시니어토탈케어
주간 근무를 기준으로 봤을 때 기저귀 케어는 세 차례 정도 진행된다. 물론 첫 생활실부터 일일이 확인하는 경우가 그렇다는 것이고, 중간 중간 어르신들의 요구가 있을 때에는 수시로 갈아드린다. 앞서 '고맙습니다'라고 꼬박꼬박 인사를 해주시는 어르신은 반듯하게 인사를 해주시는 성품과 다르게 하루 종일 우리를 기저귀 케어의 늪에 빠뜨리시는 분 중 하나이시다.
치매가 진행되면 가장 먼저 소실되는 것 중 하나가 단기 기억이다. 방금 전 내가 무엇을 했는지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흔히 치매와 관련되어 미디어에 등장하는 에피소드 중 하나인 '밥'과 관련된 것이다. 식사를 하신 뒤 '나 밥 먹었나?'라고 묻는 어르신들이 많다. 점심을 먹었는지 확인하시는 것이다.
가장 중요한 끼니를 잊으시는 정도이니 다른 건 오죽할까. 옆에 물이 있으면 방금 드시고도 또 한 컵을 벌컥벌컥 다 드신다. 양치 컵이 있으면 방금 양치를 하고 뒤돌아 서서, 또 양치를 하는 건 비일비재하다. 방금 물을 드시고도 또 한 컵을 다 들이키시니 소변이 계속 나오게 되는 건 당연지사다. 그래서 기저귀를 갈아드리고 돌아서면 또 부르신다. "선생님~."
그래도 생각해보면 기저귀가 젖었다고, 그래서 갈아달라 말씀하실 수 있을 정도면 양호하신 상태일 수 있다. 거기서 더 진행이 되면 대변을 보시고 그게 뭘까 하고 만지시는 경우도 있고, 그저 그 상태를 견딜 수 없어 말씀도 없이 기저귀를 벗어 내팽개치시는 해프닝을 만드시기도 한다.
장이 약해진 어르신들은 설사도 자주 하신다. 그런 분들을 보면 예전 모유가 맞지 않아 하루 대 여섯 번씩 좁쌀 같은 변을 보던 우리 아이가 떠오르곤 한다. 덩치가 크고, 쭈굴쭈굴해 졌을 뿐, 어르신들은 점점 무방비한 아기가 되어간다.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는 '세상에 그런 일이!'처럼 느껴지실 수도 있겠지만, 초짜 요양보호사로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내가 경험한 바에 따르면, 다양한 노인성 질환을 겪으시며 하루를 보내시는 어르신들을 보살피는 일이 요양보호사의 업무라면 기저귀 케어도 그 중 하나의 일이다. 어르신에게 말씀 드렸듯이 아이를 키워 본 사람들에게 '선경험'의 유리한 점이 있는 건 무시할 수 없는 사실이긴 하다.
우리 사회에서는 어떤 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실제 그들이 무엇을 하는지 보다, 그들이 지닌 사회적 포지션과 벌어 들이는 수입의 정도로 평가되는 경우가 더 많다. 여전히 우리 사회는 사회적 귀천으로 직업을 분류하는 경우도 많고. 그렇다면 그 귀천의 스펙트럼 안에서 요양보호사들이 차지하는 위치는 어디일까. 요양보호사들의 경우에는 최저 임금에, 어르신들 기저귀나 가는 사람이라고 생각되는 경우가 더 일반적이지 않을까.
전에 데이케어 실습을 나가서도 느꼈었고, 이제 요양원에서 일을 하며 체감하는 것이지만, 데이케어든, 혹은 요양 시설이든 그곳에 계신 어르신들을 보면, 이런 곳이 있어서 참 다행이구나란 생각이 절실하게 든다. 이런 곳들이 없었다면 고스란히 이 어르신들에 대한 케어가 각각의 가정과 가족 개개인들에게 돌아갔을 텐데, 그 부담이 참 컸겠구나 싶은 것이다.
아기가 되어가는 어르신들을 보살피는 일, 그게 나의, 나와 같은 요양보호사들의 일이다. 그 일 중에 기저귀를 갈아드리는 일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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