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 국제형사사법대사를 지낸 미국 리버티대학의 모스 탄 교수(한국명 단현명)가 7월 1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청사를 통해 입국하며 지지자들에게 둘러싸여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모스 탄 교수는 중국공산당 개입 부정선거 음모론, 이재명 대통령 어린시절 성범죄 가짜뉴스 등을 퍼뜨리고 있으며, 이날 인천공항에서는 지지자들앞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내란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권우성
이민 1.5세로 한국어도 잘하는 '검은 머리 미국인' 4인방은 영킴(한국 이름 김영옥, 연방 하원의원, 캘리포니아 제40선거구), 미셸 스틸(박은주, 전 연방 하원의원), 애니 챈(김명혜, 한미자유안보정책센터), 모스 탄(단현명, 리버티대학교 로스쿨 교수)이다.
여기에 중국계 고든 창까지 더하면 '반한 5적'이 된다. 그동안 활동을 보면, 이들이 트럼프가 트루스소셜에 '숙청'과 '혁명'이라는 단어를 포함한 메시지를 내는 데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의 숭미(미국 숭상)'와 '미국의 멸한(한국 멸시)'의 기초 위에서 한국을 사정없이 몰아치며 뜯어먹는 미국 악당 3인의 이야기도 눈길을 끈다. 저자는 데니스 와일더 전 미 대통령 아시아 담당 선임 보좌관, 리처드 롤리스 전 미 국방부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 로버트 아인혼 전 미 국무부 군축 및 비확산 특별고문을 '멸한 3인방'으로 꼽는다. 이들은 한국에 대한 미국의 인식(말 잘 듣는 식민지 국가)을 대변해, 대통령을 비롯한 미 정부 고위 인사들의 지시를 받고 악역을 맡아 한국을 향해 마구 으르렁거린 인물들이다.
저자는 그들의 머릿속에 "'한국한테는 막 대해도 아무런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생각이 굳게 자리 잡고 있다고 봐야 한다. 한국은 존중할 가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는 상대에 불과한 것이다. 그토록 멸시를 받으면서도 제대로 한마디 말도 할 줄 모르는 쪼다가 한국인 것이다. 그런 나라와 국민들한테 뭐 하러 미국이 예의를 갖출 필요가 있으리오. 사실 우리가 자초한 일이다"라고 통탄한다. 이들 악당 3인방은 현재 공직에 없지만, 숭미-멸한의 토대가 바뀌지 않는 한 앞으로도 다른 악당들이 계속 출현할 것이다.
숭미의 진과 밈은 어떻게 생기고 성장하나
저자는 한국에서 주권국가로서의 노릇을 하지 못하도록 작용하는 숭미의 '진(gene)'과 '밈(meme)'이 어떻게 생성·발전·활동하는지를 까발리기 위해 ▲주한미군 기지 협상 ▲전략적 유연성 ▲전작권 환수 ▲한미주둔군협정(소파) ▲중앙정보국(CIA) 공작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둘러싼 한미 관련 의제를 차곡차곡 짚어가며 숭미성을 해부한다.
1장 '미군기지 협상'에서는 숭미주의 외교관과 장군들이 대통령까지 속이며, 미국이 해달라는 대로 다 퍼주는 실태를 밝힌다.
2장 '전략적 유연성'에서는 전략적 유연성이란 미군이 마음대로 왔다 갔다 하겠다는 이야기에 다름없다고 말한다. 즉, 대만 해협에서 사태가 발생하면 주한미군, 더 나아가 한국군을 거기에 투입한다는 것인데, 한국 입장에서 나라의 존망이 걸린 사안이므로 절대 용인해서는 안 되는 사안이라는 게다.
3장의 주제인 '전작권 환수'도 전략적 유연성과 연결된 사안이다. 저자는 한국으로서는 마땅히 회수해야 할 권리지만, 그렇다고 미국이 이를 선심을 써서 주는 것이 아니라는 인식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4장은 주한미군이 누리는 특권에 관한 이야기이다. 저자는 주한미군지위협정이 마치 성경에 버금가는 노릇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제까지 한두 번 눈가림 개선한 걸 두고 관리들이 엄청난 개선을 한 것처럼 과장하지만, 실상은 '눈 가리고 아옹'이라는 것이다. 미군과 그 가족뿐 아니라, 심지어 군무원과 그 가족들이 중범죄를 저질러도 제대로 조사하고 처벌할 수 없는 본질에는 변함이 없는 건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5장은 한국의 CIA 지부에 관한 이야기다. 저자는 "증거 자료가 없으니 단정적으로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아주 제한적"이지만 "CIA가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곳이 한국이란 점은 꽤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라고 장담한다.
이 장에서는 백성학 영안모자 회장의 사례가 구체적으로 나온다. 저자는 "외무부에 근무할 때 나는 숭미적인 선배 외교관들이 백 회장과의 인맥 형성에 혈안이 되어 있는 모습을 종종 목도하곤 했다. (중략) 어떤 선배는 귓속말로 내게 모든 길은 백 회장에게로 이어진다고 얘기해주기도 했다"라고 폭로한다.
심지어 박성준 장관(반기문의 가명)조차 유엔 사무총장 선거를 앞두고 백 회장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저자는 한마디로 CIA 한국지부는 "숭미의 진과 밈을 생성시키고 확산하는 기관"이라고 평가한다.
6장 '한미 자유무역협정'에서는 "미국에 일방적으로 퍼주면서도 우리가 얻었다며 국민에게 사기 친 결과가 한미 자유무역협정"이라고 단언했다. 주미한국대사관이 한미 자유무역협정 비준을 위해 미국 의원들을 상대로 "미국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내용"이라며 거금을 들여 로비를 한 것이 반증이다. 저자는 이것은 한국민에 대한 설명과 정반대인데, 미국 쪽에 한 설명이 진실에 가깝다고 말한다.
7장에서는 숭미의 근원과 탄생 과정을 정리했다. 마지막 8장에서는 숭미의 진과 밈이 계속 창궐하면 남는 것은 푸에르토리코에도 못 미치는 '식민 대한미국'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성조기를 들고 시위를 하는 곳은 푸에르토리코와 대한민국 둘뿐이다.
대한미국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위한 제언
이어 8장에서는 명품 외교를 위한 3대 과제와 2대 목표를 제시한다. 이재명 정권의 핵심 지도층이 반드시 숙독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첫째, 정신 측면의 과제로 일방적이고 종속적이며 병적인 한미 간의 주종 관계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둘째, 인식 측면의 과제로 국가 발전과 국민 행복을 추구하는 외교만이 명품 외교라는 점을 마음속에 각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개혁적 측면의 과제로 지금까지 미국의 이익만 대변하는 조직으로 기능해 온 외교부를 혁명적으로 뜯어 고쳐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2대 목표로, 종속적 관계를 점진적으로 청산해 미래지향적인 한미 관계를 정립하는 것과 중국·러시아나 아시아·유럽의 주요국들과 독립적인 주권 외교를 전개하는 것을 들었다. 그는 미래지향적인 건전한 한미동맹을 구축하려면, 미국이 원하는 식의 전략적 유연성은 절대 수용해서는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제는 안 된다. 고쳐야 한다. 우리는 진짜 미국의 식민지가 될 수는 없다. 정상적인 독립주권국 한국을 새로 만들어가야 한다. 그리고 거기에 서로가 서로에게 없어서는 못 사는 건강하고 오래오래 지속되는 친구 한국과 미국이 있다. 브라보 한미동맹이다.(363쪽)

▲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하며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저자는 이를 위한 방법으로 판단력, 용기, 설득력 세 가지와 함께 한국인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일을 더 추가했다.
책을 덮으면서 한국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될 만한 외교관 출신의 훌륭한 작가가 탄생했다는 걸 다시금 느꼈다.
아울러 수천억 달러 투자를 강요당하고도 그 돈으로 공장을 지어주러 간 한국의 기술자, 노동자 수백 명이 미국의 이민 당국에 쇠사슬로 묶여 끌려간 부조리한 사태의 배경을 이해할 수 있을 듯했다. 이 책은 미국이 하는 것은 무조건 머리 숙여 따르는 것에서 탈피하지 않으면 '자립 외교'도, '국익 중심 실용 외교'도 성과를 거둘 수 없다는 사실을 통렬하게 보여준다.
브라보 한미동맹 - 숭미동맹의 그늘 벗어나기
이창천 (지은이),
진인진,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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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논설위원실장과 오사카총영사를 지낸 '기자 출신 외교관' '외교관 경험의 저널리스트'로 외교 및 국제 문제 평론가, 미디어 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한일관계를 비롯한 국제 이슈와 미디어 분야 외에도 정치, 사회, 문화, 스포츠 등 다방면에 관심이 많다. 1인 독립 저널리스트를 자임하며 온라인 공간에 활발하게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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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지어주러 간 한국인들 잡아넣은 미국, 절실히 깨달은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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