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11월 8일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창립30주년 기념 행사
참여연대
- 편집위원장님께서는 학문적 연구뿐 아니라 다양한 정책 자문과 시민단체 활동에도 활발히 참여하고 계시는데, 이 두 영역을 어떻게 연결하고 계세요?
"예전에는 다른 시민단체 활동도 했는데 지금은 주로 후원을 하고 있어요. 정책 자문은 행정학과 교수라서 정책평가와 정부위원회 참여 등을 자주 하는 편이에요. 과거에는 정부 주도, 공급자 위주로 정책이 만들어졌다면, 요즘은 참여민주주의와 거버넌스가 중요하잖아요. 그런 면에서 외부 전문가와 시민들이 정책과정에 참여하는 것이 필수적이고,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해요. 같은 맥락에서 교수의 역할도 연구와 강의가 핵심이지만 사회적 실천을 포함한 외부 활동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제 전공인 행정과 복지의 영역에서는 더욱 그러하고요.
과거에 비해 연구 업적을 중시하는 풍토는 바람직하다고 생각되지만, 때론 강의나 대외활동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것 같아 아쉬운 점도 있어요. 사실 사회과학에서 학문적, 이론적 지식이 현장 및 현실과의 접점이 없으면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데, 저의 경우 시민단체의 경험이 좋은 자양분이 되어서 연구와 강의에 큰 도움이 되고 있어요. 시민사회와 정책 대상자를 접하면서 알게 된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 자문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전달하기도 하고요. 결국 학문적 연구, 정책 자문, 시민단체 활동은 서로 선순환적 상호작용을 일으키는 것 같습니다. "
- 학자로서 복지국가와 사회정책 분야에서 깊은 연구를 하고, <복지동향>의 편집위원장으로서도 한국 복지정책의 흐름을 놓치지 않고 계시는데 <복지동향>이 사회복지계에 미치는 영향력이나 편집위원장님께서 생각하시는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비교 대상군이 어떤 게 있을까 생각해 보면, 학술지, 전문서적, 대중서, 정부·국책연구소·국제기구·NGO 보고서, 신문기사, 그리고 최근 들어 메인스트림이 된 인터넷 매체, SNS, 유튜브 등이 있을 거 같은데, <복지동향>은 이들과 어느 정도 차별성이 있다고 봅니다. <복지동향>의 목차를 홈페이지에서 한번 보시면 아실 거예요. 매번 시의적절한 주제의 글을 월간지로 발간하고 있다는 것, 1998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왔고 300호를 넘겼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고, 사회복지계에도 긍정적 영향력을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매월 발간에 급급한 것이 아니라 세부적으로 기획주제, 동향, 칼럼, 그리고 지금 진행하고 있는 복지톡 등 다채로운 구성을 통해 다양한 필진들이 참여한다는 거, 현장에 있는 분들, 학자들, 또 여러 전문가분들의 생생한 목소리와 주장이 담겨 있다는 것 역시 차별점인 것 같습니다. 다시 말해 시의적절하고 대중 친화적이면서도 어느 정도의 깊이와 다양성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 <복지동향>의 확실한 장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 <복지동향> 편집위원장으로서 어려운 순간이나 보람이 있다면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편집위원장으로서 제가 어려운 순간보다는, 사무국에서 <복지동향>을 담당하는 활동가들이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사회복지위원회 활동가로 해야 할 다른 업무도 많은데 매월 잡지 발간에 큰 힘을 쏟고, 재정적으로 보상이 크지 않은 일인데 책임감으로 참여하고 있거든요.
그리고 다른 학술지 편집위원장으로의 경험과 비교해 볼 때 <복지동향>의 경우 집단지성에 부합하게 여러 편집위원분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시고 매달 책임 편집위원을 맡아주세요. 편집회의에서 기획 주제 선정의 브레인스토밍뿐 아니라 직접 책임 편집위원이 되어서 총괄해 주시기 때문에 편집위원장으로 어려움을 훨씬 덜 겪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외부 필진들의 헌신적인 참여 덕분에 <복지동향>이 잘 유지되고 있어요. 사실 기고가 업적 평가나 금전적인 보상 면에서는 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흔쾌히 함께 해주시거든요. 이러한 도움들로 인해 제가 느낀 어려운 순간이 딱히 생각이 나지 않네요.
보람은 무엇보다 <복지동향>이 매월 무사히 발간될 때 느낍니다. 당연히 독자들의 반응이 좋고, 홈페이지의 조회수가 높거나 글을 다운로드 내려받을 수 있는 인터넷 플랫폼인 DBpia에서 상위에 랭킹될 때도 너무 행복하고요. 사실 <복지동향>이 매월 나간다는 거 자체가 저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다시 강조하자면 이를 가능하도록 애써준 저희 활동가, 편집위원, 외부 필진의 노고와 헌신 덕분이지요. "
- 디지털 시대에 종이매체가 많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디지털 시대의 <복지동향>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계실 것 같은데요.
"그동안 종이매체로 갖는 한계성을 극복하고, 대세에 맞게 온라인으로 전환하자는 논의가 몇 번 있었어요. 내부적으로 다양한 의견이 있었고, 가장 최근 논의에서는 좀 더 종이매체를 유지해 보자는 쪽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더 근본적으로 우리가 천착해야 하는 것은 AI 시대에 <복지동향>이 갖고 있는 좋은 콘텐츠를 어떻게 디지털 전환과 맞물려 한 단계 더 발전시키고, 확산시킬까에 있는 것 같아요. 많은 시민단체들이 어떻게 하면 시민과의 접점을 더 확장할 수 있는지 고심하듯이, 디지털 시대에 발맞춰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온라인 전환 문제도 슬기롭게 풀어나가야죠. "

▲ 2023년 8월 22일 복지동향 300호 발간 기념 좌담회
참여연대
- <복지동향> 2024년 3월호는 '복지정치의 현주소와 과제'라는 주제를 다루었는데요. 한국이 복지국가로 나아가기 위해 어떤 정치적 개혁이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 보통 선거를 앞두고 기획주제로 복지 공약 및 의제를 많이 다루어 왔는데, 2024년 3월호는 22대 총선을 맞아 조금 다른 차원에서 복지정치의 현 주소와 과제를 4가지 영역으로 살펴보았어요. 어떤 정치적 개혁이 필요하냐는 질문에 대한 답으로 적합할 거 같네요. 서구에서는 복지국가를 만들 때 근간이 되었던 게 노동조합과 좌파 정당, 그리고 합의제 민주주의인 반면, 한국은 남북 분단과 권위주의 체제를 겪으면서 그런 토대가 약했습니다. 더욱이 진보세력의 노력으로 도입된 비례대표제도 총선용 '떴다방' 식 위성정당의 등장으로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 실정이고요.
보통 우리가 무엇인가 개혁하고 사회변화를 얘기할 때 하나는 행위자, 개혁의 주체인 사람과 집단에 주목할 수 있고, 다른 하나는 이를 둘러싼 구조, 체제, 제도를 강조할 수 있습니다. 이에 비추어 3월호의 첫 번째 기획 글은 복지정치적 관점에서 선거제도와 복지국가의 경로를 비교적 관점에서 분석하면서 비례대표제에 바탕을 둔 재분배 정치의 중요성과 함께 선거제 개혁을 강조하였고, 두 번째는 정당체계와 정당정치의 개편 과제를 정책역량과 동원전략 차원에서 고찰하였습니다. 세 번째 글은 노동조합과 정당의 부족한 측면을 메우며 한국 복지정치의 주요 행위자 역할을 담당하였던 시민사회가 처한 현실과 역할에 대해, 네 번째 글은 복지정치의 한 축인 이익집단이자 복지집행의 담당자이기도 한 사회복지사의 입장과 영향력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한 사회의 복지수준은 복지정치에 의해 결정되는 만큼, 이와 같은 4가지 차원에 걸쳐 유의미한 정치적 개혁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 새 정부가 국정과제를 통해 주요 비전으로 '진짜성장'과 'AI 3대 강국'을 제시했고, 이에 발맞춰 이번 호(2025년 9월호) <복지동향>도 '디지털 전환시대의 성장과 복지'라는 주제를 다뤘는데요. 복지와 성장의 관계는 어떻게 구축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이번 9월호 편집인의 글은 AI를 '전기'와 '거울'에 비유하는 걸로 시작합니다. 오늘날 우리가 전기 없는 세상을 쉽사리 떠올리기 어려운 것처럼, AI를 쓰지 않는다는 것이 비현실적인 시대가 다가오고 있는데, AI는 마치 거울처럼 편견, 부조리, 불평등도 고스란히 비추고 있다는 것이죠. 특히 AI는 현 정부의 치트키이기도 하고, 성장의 주요 원동력으로 강조되고 있습니다. 이에 탄핵 정국과 정권교체 이후 <복지동향>이 준비한 사회대개혁 시리즈의 마지막으로 '디지털 전환시대의 성장과 복지'를 기획주제로 다루게 되었는데요. 이번에도 훌륭한 필진들의 주요 주장으로 질문에 답하고자 합니다.
첫 번째 글은 AI가 경제성장, 복지, 기후 문제 해결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실질적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AI 기반 성장은 복지와 생태와 더욱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두 번째 글은 '진짜 성장'을 제대로 측정하기 위해서는 GDP에만 의존하면 안 되고 '참성장지표'와 같은 새로운 대안 지표가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했고요. 일례로 소득격차가 심화되더라도 평균소득만 늘어나면 GDP는 '성장했다'라고 보며, 인적자본 및 돌봄 등의 가치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는 것이죠. 세 번째 글은 사회복지에 AI가 활용되는 영역, 순기능 및 역기능 등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주며, 인간 중심적이고 민주적인 통제하에 AI 활용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언급합니다. AI 같은 신기술 관련해 "지원의 전제는 규제이고, 규제의 이유는 지원"이라는 표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네 번째 글은 민간부문과 달리 공공서비스 AI의 경우 효율성 보다 형평성, 투명성 등의 공공 가치가 우선되어야 하며, 알고리즘 불투명성으로 인한 권력 불균형 문제, 데이터 편향으로 인한 구조적 배제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AI의 거버넌스 구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결국 디지털 전환 시대의 성장은 '무한도전'이 아니라 형평성과 지속가능성이라는 안전장치가 있는 '유한도전'이 되어야 하며, 복지와 생태가 주춧돌이 된 성장을 바탕으로 AI가 더 나은 공동체를 비추는 새로운 '거울'이 되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지요."
- <복지동향>을 통해 인권, 사회복지 관련 다양한 주제들을 다루고, 국가 정책에 대해 건설적인 비판을 하고 있습니다. 사회복지 분야에서 월간 <복지동향>이 우리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우리가 현재를 진단하고 향후 전망을 할 때 중요한 것은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복지동향>도 2023년 10월 300호를 맞아 특집호를 만들 때, 전임 편집위원장을 맡으셨던 동국대 사회복지학과 김형용 교수님이 창간호부터 299호까지 기획주제를 중심으로 분석했는데, 크게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사회복지 분야의 권력 감시 역할에 충실했다는 거죠. 정부의 국정평가, 보건복지예산분석, 선거 공약평가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다음으로 국민연금, 기초생활보장 등 주요 복지제도를 다루고, 복지정책의 아젠다를 제시했고요. 마지막으로 <복지동향> 이름에 걸맞게 시기별 동향을 적절하게 다루었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해온 이러한 발자취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정의로운 복지국가와 사회적 연대를 위해 충실하게 뚜벅뚜벅 걸어 나가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 마지막으로 구독자분들께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해주세요.
"뻔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사실 구독자분들이 계시니까 저희가 존재하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구독자님들께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언제든지 독자분들께서 의견이 있을 때 알려주시면 저희가 적극적으로 반영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복지동향>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것만큼 주변 지인들이나 SNS 매체 같은 곳에 언급을 해주셔서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시면 더욱 고맙겠습니다. 다시 한번 <복지동향>을 대표해서 머리 숙여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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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는 정부, 특정 정치세력, 기업에 정치적 재정적으로 종속되지 않고 독립적으로 활동합니다. 2004년부터 유엔경제사회이사회(ECOSOC) 특별협의지위를 부여받아 유엔의 공식적인 시민사회 파트너로 활동하는 비영리민간단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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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동향'을 읽으면, 복지계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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