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시 저수지 분포 강원도 동해안에 타 시군에 비해 많은 점선이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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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의 저수지와 석호는 북쪽 주문진 향호에서 시작해 남쪽 옥계까지 이어지는 지리·환경적 특성을 잘 보여준다. 주요 수자원으로는 향호(주문진읍), 신왕(연곡면), 사기막(사천면), 경포(죽헌동), 오봉(성산면), 동막·칠성(구정면), 장현(장현동), 언별·풍호(강동면), 옥계(옥계면) 등이 있다.
강릉은 오대산, 대관령, 삽당령에서 흘러내린 물줄기가 주문진 신리천, 연곡천, 사천천, 둔섬강, 주수천, 남대천 등으로 이어지며 풍부한 하천망을 이루고 있다. 여기에 11개의 저수지와 3개의 석호가 더해져 충분히 견고한 수자원 네트워크를 구축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인구의 80%가 도심에 집중되면서 전체 용수의 87%를 오봉저수지에 의존하는 구조적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다양한 수자원을 보유하고도 실질적으로는 한 곳에 기대는 취약한 물 관리 체계가 이번 가뭄으로 적나라하게 드러난 셈이다.

▲강릉소재 석호와 저수지 붉은 점으로 표시된 11개의 저수지가 있다. 그러나 3개의 석호 가운데 하나인 풍호는 골프장으로 개발되면서 지도에서 사라졌다.
농어촌공사 용수정보시스템

▲ 강릉의 주문진 삼교 저수지와 백두대간, 동해안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곳의 풍경은 풍부한 수자원을 품고 있는 지역적 특성을 보여주지만, 현재 저수지들의 저수율은 붉게 물들어 위기 상황을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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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시 연곡천 강릉시 연곡면의 연곡천은 풍부한 수자원을 품고 있으며, 이곳에서 물을 끌어와 오봉저수지로 공급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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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곳곳의 물줄기, 생활용수 대안 될 수 있다"
강릉 시민들은 곳곳에 분포한 저수지와 석호가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현실에 강한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강릉 시민 김병수(57세)씨는 "강릉이 이렇게 물난민 신세가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 저수지와 계곡이 풍부한데 왜 생활용수로 전환하지 못하는지 답답하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강릉 전역에 저수지가 많은데, 필요할 때 생활용수로 공급한다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오봉저수지에만 매달리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라며 "저수지들은 핏줄처럼 이어져 있으니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경포호수 한때 경포호수의 물을 농업용수로 활용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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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계저수지 강릉시 옥계면에 위치한 이 저수지는 강릉 최남단에 자리하며, 옥계주수천과 맞닿아 있다. 주로 옥계 지역의 농업용수를 담당하며, 주변 농지와 지역 주민들의 생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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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포저수지 경포저수지는 주변 논과 밭에 물을 공급하며 농업용수 역할을 수행하고, 흘러내린 물은 경포호로 합류한다. 이를 통해 경포저수지는 지역 농업과 석호 수계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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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봉저수지의 한계
오봉저수지는 대관령과 삽당령을 비롯해 능경봉, 제왕산, 화란봉, 서득봉 등 주변 산에서 흘러내린 물을 모아 저장한다. 그러나 저수지 뒤편 임야에 과도하게 난 산림도로는 물 저장 기능을 떨어뜨리고, 산사태 위험을 높인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침엽수 위주의 숲은 강수 보존력이 떨어져 수자원 확보에 한계가 있다'고 전문가는 말한다.
이규송 강릉원주대 교수는 기자와 한 전화 통화에서 "오봉저수지가 본래 기능을 다하려면 임도를 정비하고, 수종을 활엽수 위주로 전환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 화란봉과 제왕산에서 흘러 들어온 물은 오봉저수지에 모이지만, 산림이 침엽수 위주로 조림되어 있고 산림도로가 많아 물을 효율적으로 저장하는 데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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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두봉과 두리봉에서 흘러나온 물은 도마천으로 합류하며, 주변 지역의 농업용수와 저수지로 이어지는 중요한 수자원 역할을 한다. 이 물줄기는 강릉시 수자원 네트워크에서 작은 저수지와 하천을 연결하는 핵심 경로 중 하나로, 지역 용수 공급의 안정성에 기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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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암댐, 수력발전에서 지역 갈등의 뇌관으로
도암댐은 본래 수력발전을 목적으로 건설되었으나, 발전 방류로 인해 남대천과 강릉 앞바다의 수질 오염 문제가 불거지면서 시민 반발이 커졌고, 결국 2001년 발전이 중단됐다. 그러나 물길이 차단된 뒤에는 또 다른 문제가 이어졌다. 댐에 고여 있던 오염물질이 영월과 정선을 흘러 동강으로 흘러들어가 생태계가 훼손되고, '생명의 강'이라 불리던 하천이 점차 죽어갔다.
이와 동시에 도암댐의 물길은 수십 년 동안 내륙으로만 공급되었고, 정작 가까운 강릉은 단 한 번도 직접적인 공급을 받지 못했다. 이러한 구조적 모순은 영월·정선 군민과 환경단체가 꾸준히 문제를 제기하는 배경이 되었고, 강릉에서는 물 부족 사태가 발생할 때마다 대체댐으로 도암댐을 활용하자는 주장이 반복적으로 제기됐다. 그러나 이 과정은 늘 찬반 논란으로 이어지며 지역 갈등의 불씨가 되었다.

▲ 도암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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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문제는 수질 안정성이다. 장기간 발전이 중단되고 흐름이 차단되면서 댐 내부에는 퇴적물과 오염물질이 쌓여 녹조로 뒤덮이며 녹색 물결을 이루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비상 방류'를 추진하는 것은 단순한 물 부족 해소를 넘어 주민 안전과 환경 훼손에 대한 새로운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
현장을 둘러본 사람이라면 이 물이 안전하다고 판단하기 어렵다. 게다가 지금까지 한국수력원자력이 신뢰할 만한 수질 데이터를 충분히 공개하지 않아, 환경단체와 지역 주민들의 불신을 키운 결과를 낳고 있다.
결국 도암댐 문제는 단순한 물 공급 여부를 넘어 지역 간 형평성, 환경 보전, 그리고 사회적 갈등이 복합적으로 얽힌 사안이다. 건설 당시부터 대안 없는 에너지·수자원 정책의 산물로 지적되어온 도암댐은, 이번 강릉 물 부족 사태 속에서 또다시 그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도암댐 댐에서 흘러나오는 물은 녹조로 뒤덮여 있으며, 이 물이 흐르는 바람불이 계곡 역시 녹색으로 물들어 있다. 이러한 현상은 수질 악화와 생태계 변화의 징후로, 강릉 지역 하천과 저수지 관리의 중요성을 다시금 부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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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수지와 석호, '위기 대응 수자원'으로 재정립해야
이번 사태를 계기로 강릉의 수자원 관리체계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권역별로 분산된 11개의 저수지는 해당 지역에서 최소한의 생활용수를 공급할 수 있도록 관리 시스템을 보완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농업용수 목적의 저수지라도 비상시에는 시민 생활용수로 전환할 수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라며 "저수지의 수질 관리, 취수 시설 보완, 송수관망 연결 등 장기적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강릉의 3대 석호인 경포호와 주문진 향호 등은 음용수로 활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지만, 위기 상황에서는 생활용수나 산업용수로 활용할 방안이 연구될 필요가 있다.
한편, 관광 정책과 지자체 세수 확보에만 치중한 결과, 본래 자연환경을 보전해야 할 풍호 지역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골프장이 들어섰다. 이는 강릉의 물 정책이 얼마나 허술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평가된다.
이규송 교수는 현재와 같은 물 위기 상황에서 풍호의 물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었는데도 강릉시가 관광 정책에만 치중한 결과 골프장으로 매립돼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가 되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석호가 지닌 생물자원의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데 따른 결과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골프장 강릉의 석호 중 하나였던 풍호는 골프장으로 개발되며 본래의 자연 기능을 상실했다. 이로 인해 지역 수자원 관리와 생태계 보전 측면에서 중요한 자원이 사라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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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를 기회로… "분산형 물 관리 체계" 필요
강릉시가 이번 물 부족 사태에서 얻어야 할 교훈은 명확하다. 특정 저수지에만 매달리는 방식이 아니라 분산형 물 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저수지·하천, 석호·지하수 등 강릉이 가진 수자원 기반을 새롭게 정비하고, 평시와 위기 상황을 구분해 운영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물은 생존의 문제이자 지역의 미래와 직결된다. 이번 사태를 단순한 '재난의 기록'으로 남겨서는 안 된다. 강릉시가 다시는 같은 위기를 반복하지 않도록 저수지와 석호를 포함한 다원적 물 관리 정책을 세우고, 오봉저수지 의존에서 벗어난 지속 가능한 물 관리 체계를 확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릉시내 20만 강릉시민은 물 부족이라는 현실을 몸소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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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물부족 사태, 저수지만 11개인데 '한 곳'만 바라본 게 문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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