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가현에 있는 백제사 절 본당입니다. 오래 되어 보이지만 기품이 느껴지는 크기입니다.
박현국
백제사에 남아있는 글에 따르면, 일본 33대 스이코왕(推古王)의 말에 따라 쇼토쿠태자(聖德太子)와 백제에서 건너간 혜총(惠聰), 도흔(道欣), 관륵(觀勒) 스님들이 나서서 백제의 용운사(龍雲寺)를 본떠서 백제사 절을 지었다고 합니다. 백제 용운사는 현재 확인하기 어렵습니다. 용운사라는 이름을 가진 절이 한반도 여러 곳에 있고, 원주에는 용운사터 라는 곳도 있습니다.
시가현 출신 아케치 미스히데(明智光秀, 1528.3.1582.7)가 정리한 <담해온고록>(淡海溫故錄)에는 665년 백제 왕자가 일본에 왔을 때 수행원들과 함께 백제사에 머물고 절 이름을 '백제사'로 불렀다는 말도 있습니다. 아케치는 자신이 살던 때 남아있는 여러 자료들을 검토해서 결론을 정리한 것으로 보입니다.
백제사 절이 지어진 때는 확실하지 않으나 <태자전고금목록초>(太子傳古今目錄抄)에도 이 절 이름을 일본식으로 발음하여 구다라사(俱多羅寺)라고 하였습니다. 태자전은 12세기 말 호류지 절 현 스님이 쓴 책으로 절에 절하는 기록과 쇼토쿠태자와 관련된 여러 기적을 정리한 책입니다.
태자전(太子傳)의 주석서인 <법공초>(法空抄), <중회초>(重懷抄), <송예초>(松譽抄)들에서는 쇼토쿠태자가 창건한 절 46 곳 가운데 하나라고 했습니다. 이러한 것으로 보아서 아스카시대에 지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 본당 아래에는 스님이 거주하는 집과 연못이 있는 뜰이 있습니다.
박현국
일본 천태종(天台宗)의 개조(開祖)인 사이쇼(최증, 最證) 스님이 절을 다시 세웠을 때 칠당가람(七堂伽藍)이 있었고, 600여 승방(僧房)을 갖춘 대찰로 스님들도 무려 1000명이 머물렀다고 합니다. 이후 1498년, 1503년, 1577년 세 차례 큰 불로 집과 보물은 거의 불에 타버렸으나 현재 본존으로 보시고 있는 십일면관음보살상은 피해를 입지 않고 오늘날까지 남아있습니다.
백제사에 있는 '반가사유상'은 교토 고류지(広隆寺) 절에 있는 반가사유상과 비슷한 크기와 재질의 나무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일본에는 우리나라와 더불어 여러 재질로 만든 반가사유상이 많습니다. 일본에는 나라에서 중요 문화재로 지정한 반가사유상이 약 30여 점에 이릅니다.
반가사유상은 왼쪽 무릎 위에 오른쪽 다리를 걸치고 고개 숙인 얼굴 뺨에 오른쪽 손가락을 살짝 대어 깊은 명상에 잠긴 모습입니다. 원래 석가모니가 태자였을 때 인생의 덧없음을 사유하던 모습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중국에서는 태자사유상(太子思惟像)이라고 합니다. 반가사유상은 독립된 형식으로도 만들어졌습니다.

▲ 백제사 절에서 모시고 있는 반가사유상과 식목관음상과 성관음상입니다. (백제사 절 누리집 갈무리)
박현국
입가에 머금은 생기 있는 미소, 살아 숨쉬는 듯한 얼굴 표정,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옷 주름, 윗몸과 아래 몸의 완벽한 조화, 손과 발의 꼼꼼하고 미묘한 움직임 들이 특징입니다. 반가사유상의 이러한 모습과 태도는 인간이 나타낼 수 있는 가장 이상적으로 표현이기도 합니다.
시가현에 있는 백제사 절은 이름뿐만 아니라 역사적인 기록이나 모시고 있는 반가사유상들로 보아서 한반도와 깊은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백제는 일찍이 중국 북위 들에서 받아들인 선진 기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서 자신만의 독특한 문화를 이루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다시 일본에 전했습니다. 그래서 일본에서는 백제 것이라면 모두 좋은 것 명품이고, 백제 것이 아니면 하찮고, 시시하다는 뜻에서 '구다라나이' 라는 말이 생기기도 했습니다.
백제사 절을 중심으로 서쪽에는 백제사 마을이 있고, 동쪽에는 산이 있고, 이 산 중턱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절 입구에서 산을 올라 주차장이 있는 곳에 스님이 사는 곳과 연못 정원이 있고, 이곳에서 다시 2백미터 정도 산을 오르면 본당이 있습니다. 비록 산속에 자리 잡은 조용한 절이지만 절 본당 모습이나 안에 모신 관음상이나 반가사유상 들에서 기품이 느껴지는 절이었습니다.

▲ 백제사 절에서 모시고 있는 금동미륵반가사유상과 아미타여래좌상입니다. (백제사 절 누리집 갈무리)
박현국
가는 법> JR 오사카역이나 JR 교토역에서 비와코선 전차를 타고 노도가와(能登川)역에서 내려 백제사마을(百済寺本町) 행 버스를 갈아타고 갑니다. 노도가와역에서 아침 9시 39분 첫차를 시작으로 하루 네 번 다닙니다. 가는데 한 시간 정도 걸립니다.
참고 누리집> 백제사,
http://www.hyakusaiji.jp/, 2025.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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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3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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