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현재, 남들보다 287시간 더 일하는 사람들... 부산에 있습니다

박형준 시장이 부산지하철 청소노동자들 바람 못 본 척 한다면, 9월 17일 파업은 불가피

등록 2025.09.12 16:31수정 2025.09.12 16:31
0
원고료로 응원
[관련기사]
- 박형준 시장님, 부산도시철도 청소노동자의 장시간 노동 그대로 두실 겁니까? https://omn.kr/2em47

부산지하철 청소노동자들이 시대착오적인 주 6일제와 야간 연속교대 근무를 하고 있다. 1953년 근로기준법이 제정되면서 결정된 최초 법정 노동시간은 주 48시간이었으며, 1989년 주 44시간으로 변경됐다. 21년 전인 2004년부터는 주 40시간제가 단계적으로 도입됐다. 주 45시간을 일하는 부산지하철 청소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은 안타깝게도 오랜 과거인 1980년대에 머무르고 있다. 심지어 부산지하철 역사 청소노동자들은 2021년까지는 주 48시간을 일했다.

한옥녀 부산지하철노조 운영서비스지부장은 "부산지하철 역사 청소노동자들은 85년 지하철 개통부터 2021년까지 1일 8시간 주 48시간 근무를 했습니다"라며 "현재는 1일 7.5시간 주 45시간을 일하고 있습니다. 부산지하철 역사 청소노동자들은 연간 2159시간을 일하고 있습니다"라고 토로했다.

2023년 기준 OECD 평균 노동시간이 1742시간이고, 한국 평균 노동시간이 1872시간이다. 이에 비해 부산지하철 주6일 근무 역사 청소노동자들은 OECD 평균보다 417시간 길게 일하고, 한국 노동자 평균보다는 287시간 더 일하고 있다.

부산도시철도 운영서비스의 모회사인 부산교통공사의 입장은 무엇일까. 부산교통공사는 청소, 콜센터와 같은 '단순' 업무는 기술로 무인화 및 간편화를 할 수 있다며 인력증원 없는 주 5일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부산교통공사는 청소 노동을 '단순'이란 말로 누구나 또는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있다며 노동의 가치를 평가절하하고 있다.

청소노동은 인간이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고, 사회를 유지하고 떠받치는 보편노동이자 필수노동이다. 자동화 장비가 있다고 해도, 실제 작업환경은 균일하지 않고 돌발 상황이 많다. 기계가 처리할 수 없는 영역은 여전히 크다. 부산교통공사의 주장은 현실을 지나치게 '단순'화한 것이다. 교섭과 관련해서도 부산교통공사 입장은 한 마디로 '나 몰라라'이다. 부산시 역시 마찬가지다. 자회사인 부산도시철도운영서비스와 노조 간 노사 간 교섭으로 풀 문제라며 선을 긋고 있다.

[오마이포토] 일하다 골병든다. 인력충원! 예산보장!하라 부산지하철 청소노동자의 노동시간 단축, 노동조건 개선을 지지하는 지역 노동시민단체가 11일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기자회견에서 피켓을 들고 있는 한옥녀 지부장
▲[오마이포토] 일하다 골병든다. 인력충원! 예산보장!하라 부산지하철 청소노동자의 노동시간 단축, 노동조건 개선을 지지하는 지역 노동시민단체가 11일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기자회견에서 피켓을 들고 있는 한옥녀 지부장 김보성

한옥녀 지부장은 "자회사의 운영사업수입 전액이 부산교통공사 용역비로 충당되고 있고, 인건비가 전체 용역비 중 8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며 "기존 용역비에서 노동조건 개선을 위한 재원 마련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관리감독권한이 있는 부산시와 실질적인 사용자인 부산교통공사가 부산지하철 청소 노동자 노동시간 단축과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예산 증액 및 인력 증원 방안을 제시하는 등 책임있게 나서라"고 촉구했다.


부산지역 34개 노동시민사회단체·정당도 11일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형준 부산시장은 부산지하철 청소노동자 주 6일 근무와 야간 연속 교대 근무를 그대로 보고 있을 것이냐"며 "부산시가 자회사와 노조가 교섭할 사안이라고 쌓은 담을 박형준 부산시장이 무너뜨리고 당사자와 직접 만나 노동시간 단축의 물꼬를 트기를 바란다"고 입장을 밝혔다.

최근 주 4.5일제 도입과 관련하여 노동시민사회단체는 물론 많은 전문가들이 저임금 업종을 중심으로 장시간 노동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으며, 이에 대한 해법을 찾는 게 선결조건, 최소한 동시에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하고 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지난해 부산지하철노조 운영서비스지부 간부와 간담회를 개최해 부산시 생활임금 인상과 관련해서 적극적인 의견 수렴을 한 바 있다. 이재명 정부 들어서 노사정 대화가 노동계 화두가 되고 있는 지금, 박형준 부산시장이 부산지하철 청소노동자들의 노동시간 단축과 관련해서 노사정 대화의 모범적인 선례를 보여주기를 바라는 것은 과도한 바람일까.


부산지하철노조 운영서비스지부는 공공운수노조 소속이다. 공공운수노조가 9월 중순부터 공공부문 노정교섭과 공공기관의 민주적 운영, 비정규직 문제 해결 등을 촉구하면서 산별 파업·산별 투쟁을 벌인다. 공공운수노조는 이번 파업·투쟁에 동참할 산하·가맹조직은 최대 27개 사업장, 총 조합원 9만 6,751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9만 6,751명 중에 부산지하철노조 운영서비스지부 조합원 941명도 포함되어 있다.

누군가의 노력 없이 마법처럼 깨끗해지는 공간은 없다. 청소노동이 이를 가능하게 하고 있다. 청소노동은 그 노동이 수행되지 않으면 거대한 혼란이 일어나지만 노동이 수행되고 있는 동안에는 보고도 못 본척 외면당하는 투명인간의 노동, '유령'이었다. 부산지하철 청소노동자들의 노동도 마찬가지었다.

[오마이포토]  “부산지하철 청소노동자는 아직도 주6일 근무"
▲[오마이포토] “부산지하철 청소노동자는 아직도 주6일 근무" 김보성

허명신 부산지하철 청소노동자는 지난 4일 부산시청 광장에서 열린 파업 사전 결의대회에서 "우리 노동자들은 오랜 시간 시민의 안전과 공공서비스를 위해 헌신해왔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장시간 노동, 낮은 임금, 불합리한 근무제도 속에서 건강과 삶이 무너졌다"며 "임금 저하와 노동강도 상승 없는 노동시간 단축, 직렬간 임금상향 평준화, 4조2교대 개편을 즉각 실시하라"고 부산시와 공사에 촉구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끝내 부산지하철 청소노동자들의 바람을 못 본 척한다면, 9월 17일 파업은 불가피하다. 그 파업은 "아프지 말고 일하자", "더 인간답게 일하자"는 부산지하철 청소노동자들의 집단적인 선언이 될 것이다.
#부산지하철 #공공운수노조파업 #주5일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공공운수노조 부산본부 조직국장으로 일한다. 노동조합, 노동관련단체에서 쭉 일했다. 두 아이의 아빠다. 평등육아를 한다. 한국사회에서는 어색한 조합이지만, 노동과 육아가 내 관심사다.


톡톡 60초

AD

AD

AD

인기기사

  1. 1 배재고 선수들의 엇갈린 진술... "8회초 전에도 '스벅 빵야' 했다" 배재고 선수들의 엇갈린 진술... "8회초 전에도 '스벅 빵야' 했다"
  2. 2 "곧 회복될 거야" 주식 하던 아내의 말수가 줄었습니다 "곧 회복될 거야" 주식 하던 아내의 말수가 줄었습니다
  3. 3 이진관 부장판사는 왜 다를까 이진관 부장판사는 왜 다를까
  4. 4 "선생님 파란색이죠?" 아이들을 이렇게 만든 세 가지 "선생님 파란색이죠?" 아이들을 이렇게 만든 세 가지
  5. 5 "닥치고 보완수사권 폐지의 끝은 한동훈 대통령 만들기" "닥치고 보완수사권 폐지의 끝은 한동훈 대통령 만들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