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듣기

수장될 각오로... 우리의 싸움은 계속된다

[세종보 천막 소식 500일-501일] 천막농성 500일 맞아... 물정책 원상회복 될 때까지 끝까지 싸운다

등록 2025.09.13 18:25수정 2025.09.13 18:25
1
원고료로 응원
 활강하는 가마우지 무리
활강하는 가마우지 무리 김건윤
play

가마우지 무리의 활강 금강 천막농성장 앞에서 만난 가마우지 무리의 아름다운 활강. ⓒ 대전충남녹색연합


'와, 가마우지다!'

강에 거대한 가마우지 무리가 내려앉더니 고개만 내민 채 강 하류를 향해 헤엄치다가 다시 우르르 일어나 날기 시작했다. 강변에 앉아서 그 모습을 한참 지켜보았다. 가마우지 무리는 쉼 없이 흐르는 강 줄기에 자연스럽게 몸을 맡기고, 마치 강물처럼 흘러 날아갔다. 삶이나 생명에 대한 어떤 장면을 떠올린다면 단연코 오늘 본 이 가마우지의 수많은 날갯짓을 떠올릴 것이다.

강은 살아있다. 힘차게 흐르며 그대로 존재하고 있었다. 가마우지를 비롯한 강의 생명들은 그 존재의 어깨에 기대 살아가고 있다. 이 경험은 멀리서 바라보는 것이나 글로 읽고 누군가의 경험을 들어서는 절대 알 수 없을 것이다.

강이라는 공간을 모든 감각을 열고 받아들이려면 이 곁으로 와 봐야 한다. 멀리서 누구의 것이냐 운운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강은 누구의 소유가 아니라 스스로 존재하는 생명이다.

천막농성 500일... 농성은 계속 될 것이다

 세종보 재가동 중단과 물정책 정상화를 요구하는 천막농성 500일 기자회견 모습
세종보 재가동 중단과 물정책 정상화를 요구하는 천막농성 500일 기자회견 모습 보철거시민행동

지난 11일은 세종보 재가동 중단과 물정책 정상화를 요구하는 천막농성 500일을 맞은 날이었다. 이날 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은 세종보 천막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들은 지난 500일간 세종보 재가동을 시작으로 신규댐 건설, 대규모 하천 준설 등 4대강의 부활을 획책한 윤석열의 물내란에 맞서 강을 지켜왔음을 강조하며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인 4대강 재자연화를 조속 추진할 것을 요구했다.

이날 김성환 환경부장관이 농성장을 찾아 함께 천막농성의 종료를 선언하고자 했으나 여전한 입장차이를 확인해 결국 불발되었다. 김 장관은 세종보 재가동 중단에는 동의하면서도 금강 영산강 보 처리 방안과 국가물관리기본계획 원상 회복에 대해 "이전 정부의 결론을 번복하기 어렵다", "문재인 정부 첫 결정 그대로 돌아가기는 어렵다"는 답변을 했다. 또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입장 또한 반복했다. 물정책 정상화는 4대강 재자연화의 다음 걸음을 이어가기 위한 중요한 절차이자 의지다. 이재명 정부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을 때까지 농성을 멈출 수는 없다.


세종보 재가동 중단은 약속했으니 한 보 진전했다. 하지만 두 번째 조건인 '윤석열 정부의 잘못을 인정하고, 이재명 정부가 지난 문재인 정부의 보 처리 방안을 토대로 연속성 있게 추진할 것'에 대해서는 여전히 이후의 설득과 투쟁이 필요한 상황이다. 잘못된 절차였다고 선언하고 빠르게 4대강 재자연화를 위한 걸음을 걸어갈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기란 여전히 어려운 것일까. 물정책 정상화가 제대로 이행될 때까지 농성을 멈추지 않고 끝까지 싸워나갈 것이다.

새만금 신공항 기본계획 취소 소송 승리... 국토교통부는 항소하지 말라


 지난 6일 생명지킴이대회 야간비행금지 퍼포먼스 모습
지난 6일 생명지킴이대회 야간비행금지 퍼포먼스 모습 보철거시민행동

"이겼다!"

지난 11일은 새만금 신공항 기본계획 취소소송이 인용된 날이기도 했다. 이 날 열린 재판에서 서울행정법원 제7부는 새만금신공항 기본계획 취소청구를 인용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사업부지의 조류충돌 위험의 근거 없는 축소 평가, 평가된 위험요소의 입지 선정 절차에의 미반영, 이 사건사업이 서천갯벌 및 서식 조류 등에 미치게 될 영향의 부실 검토, 환경 훼손 정도를 저감할 수 있는 방안이 막연한 단정으로 마련되었음'을 지적했다. 단정으로 이른 잘못된 결론으로 계획재량 범위를 벗어난 위법임을 이유로 취소되어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1300여일을 투쟁해온 새만금신공항백지화공동행동은 이날 성명을 통해 "기본계획 취소청구 인용은 당연한 판결"이라며 "새만금 신공항은 전북경제활성화라는 사업 목적을 실현시킬 수 없는 허구이고, 기후생태붕괴를 가속하는 생태학살 범죄이며, 또 다른 조류충돌 대참사를 예고하는 재앙이자, 한반도를 미·중 패권다툼의 화약고로 내모는 위험천만한 군사시설" 임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국토부는 항소해서는 안된다. 항소할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세워온 신공항 계획을 돌아보길 바란다. 새만금신공항을 비롯한 조류서식지에서의 공항건설들을 멈추고 무안공항-제주항공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모든 계획을 재검토 해야한다. 그것이 목숨을 잃은 이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하는 것이고 그 간 공항건설로 죽어간 새들의 죽음에 참회하는 길이다.

 세찬 비를 맞으며 버텨온 500일의 시간
세찬 비를 맞으며 버텨온 500일의 시간 보철거시민행동

"비가 많이 오는데 괜찮으신가요?"

간 밤에 비가 많이 내렸다. 농성장을 지키고 있을 이가 걱정되어 전화를 해보고 괜찮다는 이야기를 듣고야 마음이 놓인다. 이런 밤이 벌써 몇 번째던가. 천막을 몇 개씩 잃으며 세찬 비를 견뎌온 500일. 앞으로 맞을 비도 적지 않을 것이다.

공주시가 백제문화제를 하겠다고 또 공주보 수문을 닫아달라고 했단다. 축제기간 내내 닫고, 고마나루에 펄이 생기면 자원봉사자를 투입해 펄을 걷어내는 것이 대책이라고 한다. 이 말도 안되는 요구와 대책을, 문재인 정부 때부터 윤석열 정부까지의 환경부는 그 말을 다 들어주었던 것을 기억한다. 협의체에서 토의하고 결정한 것을 모두 뒤집고 환경부는 공주시 손을 들어주었고, 공주시는 '다음엔 수문 열고 하겠다'는 약속을 매번 어겼다.

과연 이재명 정부는 어떤 선택을 할까. 이재명 정부의 4대강 재자연화 의지는 바로 여기에서 판명될 것이다. 분명한 것은 어떤 선택을 하든, 공주보 수문을 닫는다면 우리는 2023년 9월 그 때와 같이 물에 수장될 각오로 싸울 것이다. 환경부가 4대강 재자연화 국정과제를 엉망진창으로 만들 것인지, 잘 만들어 갈 것인지 우리는 똑바로 지켜볼 것이다.
#금강 #세종보 #새만금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환경운동가, 글쓰는 사람. 남편 포함 아들 셋 키우느라 목소리가 매우 큽니다.


톡톡 60초

AD

AD

AD

인기기사

  1. 1 장동혁 모친 시골집 거주 안한다? 직접 확인해보니 장동혁 모친 시골집 거주 안한다? 직접 확인해보니
  2. 2 [단독] 쌍방울 핵심 관계자 "박상용 검사, 이화영 좀 빨리 설득하라더라" [단독] 쌍방울 핵심 관계자 "박상용 검사, 이화영 좀 빨리 설득하라더라"
  3. 3 [단독] 쌍방울 김성태의 자백 "이재명한테 돈 줬다고, 있으면 줬다 하고 싶다" [단독] 쌍방울 김성태의 자백 "이재명한테 돈 줬다고, 있으면 줬다 하고 싶다"
  4. 4 이렇게 '자기소개'하면 다들 기억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자기소개'하면 다들 기억할 수밖에 없습니다
  5. 5 "새벽 3시부터 굴 까도 월 23만원"... 현대판 노예제 의혹 공방 "새벽 3시부터 굴 까도 월 23만원"... 현대판 노예제 의혹 공방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