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미향 전 국회의원 (김복동평화센터 공동대표)
서창식
이재명 정부 광복절 특별사면 이후 윤미향 전 의원(김복동평화센터 공동대표)을 둘러싼 여론은 여전히 엇갈리고 있다. 일부는 사면을 통해 피해자 운동의 성과를 재평가해야 한다고 보는 반면, 다른 쪽에서는 여전히 기부금 논란과 재판 과정을 문제 삼고 있다. 사면 이후 시민운동가로서 어떤 길을 걸어갈지는 여전히 주목받는 사안이다.
기자는 이에 대한 의견을 듣고자 지난 11일, 수원시의회 의원사무실에서 윤미향 전 의원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은 윤 전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 광복절 특별사면 명단을 처음 확인했을때, 심정은?
"언론 보도로 이름이 거론됐을 때는 법무부 최종 결정이 아니라고 생각해 담담했다. 특별한 감흥은 없었지만 마음 한쪽에 걱정이 생겼다. 이재명 정부가 사법·언론 개혁 등 개혁 정치를 시작하는 중요한 시점에 내 사면이 빌미가 되어 보수 정치와 극우 언론이 정부를 공격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개인적 비난은 견디면 되지만 대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더 크게 다가왔다."
- 사면 이후 가장 먼저 떠오른 인물은?
"국무회의 발표로 최종 포함이 확인됐을 때 담담하면서도 슬펐다. 기쁨보다 먼저 (평화의우리집)손영미 소장과 김복동·길원옥 할머니가 떠올라 서러움이 북받쳤다. 사면이 개인 문제라기보다 피해자들과 운동 전체의 역사적 무게로 다가왔고, 명예 회복이 어떻게 이뤄질지 막막했다. 특히 함께 싸웠던 이들의 희생이 떠올라 마음이 무겁고 감사한 동시에 안타까움이 컸다."
- 가장 먼저, 김복동 할머니 묘소를 찾은 느낌은?
"사면 직후 김복동 할머니 묘소를 찾았을 때 마치 할머니가 안아주는 듯한 편안함이 느껴졌다. 오랜 동료들과 함께 찾아갔는데 모두 같은 위로를 경험했다. 살아 계신 듯 보고드리며 지난 고초를 떠올렸고, 그럼에도 굳건히 함께해 준 신뢰와 용기를 되새겼다. 묘소는 단순한 추모의 자리가 아니라 지난 시간을 정리하고 앞으로 나아갈 다짐을 하는 자리였다."
- 사면 이후, 언론을 비롯해 다양한 반응이 있다.
"민주 진영에서는 대통령의 결단에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심지어 이전에 지지하지 않았던 이들이 이번 결정을 계기로 지지하게 됐다는 반응도 있었다. 반대로 젊은 남성층의 혐오 담론과 극우 진영의 공격은 여전했다. 이는 단순히 개인 문제가 아니라 사회와 정치가 풀어야 할 중요한 과제라는 점을 확인했다."
"기부금 수십억 횡령? 단순 회계처리 문제였다"

▲ 윤미향 전 국회의원 (김복동평화센터 공동대표)
서창식
- 일부에서 수십억 원을 횡령했다는 주장이 있다.
"검찰은 보조금과 배임 등을 합산해 55억 원 규모라고 부풀렸지만, 실제 기소된 횡령금은 2011년부터 2020년까지 10년간 217건, 총 1억 37만 106원이었다. 1심 재판에서는 대부분 무죄가 선고됐고, 약 1700만 원만 증빙이 부족하다며 유죄가 나왔다. 그마저도 같은 시기에 내가 1억 원 이상을 단체에 기부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즉 '수십억 횡령'은 정치적 프레임에 불과했다.
특히 검찰은 길원옥 할머니의 기부를 치매 상태라는 이유로 무효로 돌리며 내가 공모해 돈을 빼돌린 것처럼 몰았다. 하지만 재판 과정에서 기부는 자발적이었음이 확인됐다. 안성 힐링센터 문제도 배임으로 몰았으나 실제 운영 목적과 회계는 명확히 설명됐다. 언론과 극우 유튜브가 이를 '수십억 횡령'으로 퍼뜨렸고, 지금도 일부가 이를 사실처럼 왜곡하고 있다. 실제로는 55억 중 대다수가 무죄였고 남은 일부도 단순 회계 처리상의 문제였음을 법원이 인정했다."
[관련기사] "윤미향 의원 대부분 무죄... 언론-검찰은 사과문 내야" (https://omn.kr/22snc)
- 재판과정 중, 가장 납득하기 어려웠던 부분은?
"가장 이해하기 어려웠던 부분은 여성가족부 보조금 인건비 문제였다. 활동가가 급여를 받은 뒤 다시 단체에 기부한 것을 검찰이 '사기'로 규정했다. 문체부와 서울시 보조금은 같은 구조인데 무죄였고, 여가부만 유죄로 뒤집혔다. 담당 공무원조차 절차가 정상이었다고 증언했음에도 판결은 달랐다. 나는 이것을 기부를 범죄로 둔갑시킨 사례라 보며 재판의 불합리를 끝까지 지적했다."
"기부금 반환 소송, 본질은 법적 해석 차이"

▲ 무소속 윤미향 의원이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 자리에 앉아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2023.9.5
연합뉴스
- 후원자 기부금 반환 소송에 대한 생각은?
"나눔의집 이슈와 정의연 사건이 뒤섞이며 언론이 왜곡했다. 기부금 반환 소송은 극히 일부 후원자에 의해 제기됐지만 마치 내가 직접 돈을 받은 것처럼 보도됐다. 설령 반환 판결이 나더라도 주체는 단체이지 개인이 아니다. 재판부는 '이자 없이 원금을 돌려주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이는 목적사업 정당성을 부정하는 것이어서 받아들일 수 없었다. 정의연은 매년 회계 보고를 했고 지출 내역도 투명하게 관리해 왔다.
하지만 일부 언론은 사실과 달리 수십억 횡령, 조의금 유용 등 선정적 프레임을 씌웠다. 예컨대 김복동 할머니 장례 조의금을 장학금과 시민단체 지원에 사용한 것은 당시 언론에서도 선행으로 보도됐지만, 검찰은 이를 불법 모금으로 왜곡했다. 반환 소송 역시 극우 성향 변호사와 언론이 확대 재생산하며 나를 겨냥했다. 본질은 후원금 사용을 둘러싼 법적 해석 차이인데, 언론은 이를 마치 개인 비리처럼 몰아가 사회적 오해를 키웠다. 나는 끝까지 단체와 운동의 정당성을 지킬 것이다."
- NGO 회계·기부금 제도의 개선 필요성은?
"정의연은 매년 감사와 보고를 거치며 엄격히 관리해 왔다. 과거에는 수기 장부와 지출 적요를 꼼꼼히 남겼고, 지금은 회계 프로그램을 통해 관리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인력과 재정이 부족해 한 사람이 회계·행정·사업을 동시에 맡는 경우가 많다. 국가는 NGO를 공익 주체로 인정하고 회계 시스템을 지원해야 한다. 단순히 규제를 강화하는 방식은 운동을 위축시킬 뿐이다."
"정치인 아닌 시민운동가, 나비의 물결 확장할 것"

▲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부근에서 ‘제1586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시위’가 정의기억연대 주최로 열렸다. 2023년 3.8세계여성의 날과 함께 열린 수요시위에서 무소속 윤미향, 더불어 민주당 이재정, 이수진 의원을 비롯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권우성
- 앞으로 활동 계획은?
"정치인으로 복귀하지 않고 시민운동가로서 길을 계속 가겠다고 다짐했다. 지난 30년 동안 해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뚜벅뚜벅' 걸으며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다음 세대와 잇고 싶다. 청년들과 함께 희망의 길을 만들고, 김복동 할머니가 꿈꿨던 세상을 향해 나비의 물결을 더욱 확장하겠다. 단순히 행사에 참여하거나 구호를 외치는 차원을 넘어서, 실제 생활 속에서 인권이 존중받고 피해자들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제도를 만드는 데 힘을 보태고자 한다.
이를 위해 교육, 기록, 국제연대 활동을 병행하며 청년과 여성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장을 넓히겠다. 극우의 공격과 왜곡된 시선이 있어도 흔들리지 않고, 피해자들의 뜻을 이어가는 활동을 끊임없이 이어가겠다. 나비의 물결을 전 세계로 확산해, 전쟁 없는 세상과 존엄이 지켜지는 세상을 만들어가는 데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검찰·언론·극우 정치의 공격 속에서도 견딜 수 있었던 건 곁에서 지지하고 동행해 준 많은 이들의 힘 덕분이었다. 할머니들의 마지막 약속인 일본 정부의 사죄와 배상, 전쟁 성폭력 피해 여성들의 존엄 회복, 다시는 전쟁이 없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다짐을 끝까지 지킬 것이다. 김복동의 희망과 함께 평화와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을 위해 포기하지 않고 걸어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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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향 "기부금 횡령은 정치적 프레임, 시민운동가의 길 계속 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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