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돌이켜보면 유튜브가 내게 안겨준 가장 큰 성과는 바로 이 말하기 능력이다.
이효진
방송작가 시절에도 나는 종종 방송에 출연해 말을 했지만 대부분은 원고를 읽어주는 수준에 그쳤다. 말은 자연스럽게 흘러나오기보다는 글자를 옮기는 도구에 가까웠다. 그러나 유튜브에서는 달랐다. 준비된 문장이 아니라 즉석의 생각을 풀어내며, 이야기를 내 언어로 다시 빚어낼 수 있었다.
이 경험은 동화작가로 살아가는 데 있어 무엇보다 든든한 무기가 된다. 앞으로 나는 글로만이 아니라 말로도 내 이야기를 전할 수 있으리라는 자신감을 얻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제 돌이켜보면, 지난 5년의 허무한 시간도 의미가 있었다. 동화작가로서 나는 글쓰기 근육을 단련하며, 작품과 계약을 통해 직접적인 성취를 얻고 있다. 그러나 유튜브를 통한 말하기 경험은 또 다른 자산이 되었다. 앞으로 아이들과 만나고, 학교나 도서관에서 강연하고, 창작 프로그램을 운영할 때 유용하게 쓰일 힘이다.
말과 글은 서로 다른 근육이다. 나는 글쓰기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유튜브에서의 말하기 훈련이 그 빈틈을 메워주었다. 그래서 지금 나는 방향을 전환했다. 유튜브에 매달리기보다는 동화작가의 여정에 올인하고 있다.
물론 지난 5년을 돌아보면 왜 그렇게 많은 시간과 열정을 쏟았는지 회의감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이 단순한 낭비만은 아니었다. 그 과정을 통해 얻은 것, 바로 말하기 능력과 스토리텔링 능력은 동화작가로 살아가는 내게 무엇보다 큰 힘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매일 글을 쓰고, 이야기를 다듬으며, 작품을 준비한다. 동시에 아이들과 나눌 수 있는 창작 수업을 구상한다. 그리고 이제야 깨달았다. 동화작가에게 글쓰기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말하기 능력이라는 것을.
글을 쓰고,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며, 창작의 기쁨을 함께 나누는 순간, 지난 시간의 허무함도 모두 의미로 바뀐다. 실패처럼 보였던 5년은 결국 나를 성장시키고 준비하게 만든 과정이었다.
앞으로 나는 글과 말, 두 근육을 모두 활용해 아이들과 소통하며 상상과 창작의 세계로 안내할 것이다. 지난 경험이 남긴 허무함과 성취감, 후회와 깨달음을 모두 안고, 나는 오늘도 한 편의 동화를 완성하며, 내일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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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동안 방송작가로 활동했다. 제주MBC, 아리랑국제방송, 제주 TBN교통방송 등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작했으며 현재는 아동문학 작가이자 글쓰기 교사로 활동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이자 브런치 작가로 글을 쓰며, 유튜브 채널 '작가의식탁 이효진'을 통해 초·중등생들의 교육 콘텐츠와 작가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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