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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보 농성 500일, 최민호 시장의 행정을 규탄한다"

[세종보 천막소식 506일] 생명을 가둔 보와 시민을 가둔 권력

등록 2025.09.18 14:23수정 2025.09.18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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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보 농성이 500일을 넘어섰다. 2024년 봄 시작된 금강변의 작은 천막은 어느덧 세월의 더위와 추위를 버텨낸 상징적인 공간이 되었다. 금강을 따라 불어오는 바람 속에는 강을 되살리려는 시민들의 염원과 땀이 배어 있다. 그러나 세종시 행정은 여전히 금강의 회복보다는 정치적 이해관계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는 듯하다. 특히 최근 최민호 세종시장이 보인 행보는 시민사회의 비판을 받고 있다.

세종보는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2012년 준공되었다. 당시 정부는 "물 확보"와 "지역 발전"을 내세웠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금강 세종 구간은 수밀이 악화되고 모래톱이 사라졌다. 철새 서식지가 무너졌고, 금강의 흐름은 막혀 강의 생명력은 눈에 띄게 쇠퇴했다. 원하던 경제는 금강의 세종보와는 무관한 일이었다. 보를 통해 경제를 살리겠다는 거짓은 6년간의 담수과정에서 이미 확인되었다.

 집회에 참여하여 발언 중인 최민호 시장
집회에 참여하여 발언 중인 최민호 시장 오마이뉴스TV 갈무리

2017년 문재인 정부의 정책에 따라 세종보 수문이 완전히 개방되자 상황은 달라졌다. 녹조 발생이 줄고, 강변 모래톱이 되살아났으며, 철새가 다시 찾아왔나. 수많은 조사와 연구 결과는 세종보 개방의 긍정적 효과를 분명히 보여주었다. 금강은 스스로 회복할 힘이 있음을 과학적으로 증명한 것이다.

이런 변화를 목격한 시민들은 세종보 철거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 판단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 들어 4대강 보 정책은 후퇴했고, 지역 정치권에서도 보 재가동 목소리가 커졌다. 이에 맞서 환경활동가들은 2024년부터 세종보 인근에 천막을 치고 농성을 시작했다. 이 작은 천막은 "강은 다시 흘러야 한다"는 절박한 외침의 공간이 되었고, 500일 동안 폭염과 혹한, 장마와 폭우 속에서 시민들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최민호 세종시장의 행보는 시민사회의 비판을 불러왔다. 그는 최근 세종보 농성장 인근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하고, 세종보 재가동을 요구하는 이들과 함께했다.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지켜온 농성의 의미를 훼손하고, 강과 생명을 지키려는 노력을 정치적 도구로 전락시켰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세종시는 농성에 참여한 시민들을 대상으로 계고장을 발송했다. 500일 넘게 이어져 온 평화적 농성을 위축시키려는 행정 조치였다. 최민호 시장은 최근 언론을 통해 "공개 토론회를 열자"는 메시지를 내세우고 있다. 시민과 활동가들에게는 법적·행정적 제재를 가하면서도, 외부에는 민주적·개방적 이미지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진정한 공개 토론은 이미 제안된 바 있다. 지난해 부터 '보철거시민행동'은 세종시에 공식적인 자리에서 여러 차례 토론회를 요청했다. 당시 세종시는 이를 외면했다.


세종보 문제는 새로운 논쟁거리가 아니다. 2018년부터 3년 반에 걸쳐 수리수문, 생태계, 경제성, 공론화 등 종합적인 검증 과정을 거쳤고, 철거가 결정되었다. 정부 차원의 정책 결정이 있었고, 과학적 검증도 끝났다. 세종보는 더 이상 재가동의 주체가 아니라, 청산해야 할 과거의 산물일 뿐이다.

세종보 농성은 단순한 현장 점거가 아니다. 이는 강을 지키려는 시민들의 집단적 의지이자, 과학적 사실과 시민 참여를 존중하라는 요구다. 지난 500일 동안 활동가들은 재가동이 초래할 생태계 파괴와 시민 건강 위험을 알리며, 세종보 재가동 중단과 윤석열 내란정부가 회귀시킨 물관리 정책 정상화를 촉구해왔다. 그럼에도 세종시는 마땅한 대답을 내놓지 않았다.


세종보는 금강과 시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시험대다. 강은 이미 스스로 회복하고 있다. 과학은 보 철거가 답임을 보여주었다. 환경활동가는 이를 지켜내기 위해 폭염과 폭우 속에서도 농성을 이어왔다. 이제 필요한 것은 정치적 계산이 아니라, 과학과 시민의 목소리를 존중하는 행정이다.

금강은 특정 정치인의 소유물이 아니다. 세종시민만의 것도 아니다. 금강은 이 땅에 살아가는 모든 국민과, 생명들 모두의 것이며, 미래 세대의 것이다. 세종보 농성 500일, 강과 생명을 지키려는 시민들의 외침은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다.
#세종보 #농성장500일 #최민호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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