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메라의 땅 책 표지
열린책들
상상력의 대가에게 세상의 미래를 묻다
키메라는 염소의 몸통, 사자의 머리, 뱀의 꼬리로 이뤄진 그리스 신화 속 피조물이다. 핵전쟁으로 방사능에 오염된 지구에서 살아남기 위한 신인류를 만들어내는 프로젝트를 통해 두더지, 박쥐, 돌고래와 인간의 유전자를 결합한 세 종류의 키메라가 탄생한다. 하지만 이 세 혼종들도 서로 비교하고, 혐오하며 결국 전쟁을 일으킨다. 그 절망적인 모습에 키메라를 만들어낸 진화 생물학자인 알리스는 혼자 읊조린다.
내 잘못이야. 난 전쟁을 일으키는 공격성의 유전자도 종족 차별의 유전자도 분리하지 못했어. 마치 내가 인간종에 내재하는 파괴적 프로그래밍을 혼종들의 세포핵에 남긴 것 같아.
- 베르나르 베르베르, <키메라의 땅> 2권, 61쪽
동시에 그녀는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연구를 해나간다.
폭력과 파괴 속을 나아가는 것 역시 진화의 흐름이야. 모든 것을 극복하고 살아남은 자가 계속해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거고.
- 베르나르 베르베르, <키메라의 땅> 1권, 254쪽
그런 그의 의지는 이러한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키메라의 땅> 1권을 펼치면 "이 이야기는 당신이 이 책을 펼치고 읽기 시작하는 순간으로부터 정확히 5년 후에 일어난다"라는 문구가 나오는데, 이는 가까운 미래에 일어날 일에 대한 예언 같기도, 인류에 대한 경고 같기도 했다.
책장을 덮고 나니 여러 생각들이 많아졌다. 마침 지난 1일 프랑스 대사관에서 진행한 해당 책의 북토크에 참여하게 되어 "위기로 가득한 이 세상의 미래에 대해 실제로 어떻게 생각하는지" 질문을 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미래 사회에 대해 "단기적으로는 염세적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낙관적이다"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현대 사회의 자극적인 뉴스는 우리에게 두려움을 주기 때문에 이와 거리를 두고 숲을 산책하거나 하며 차분함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키메라의 땅>에서 나오는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인간도 이 지구상에 살아가고 있는 한 종류의 동물임을 알고 자연과의 연결을 회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베르나르베르베르 <키메라의 땅> 북토크 프랑스대사관
달리아
마지막으로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세상이 절망적으로 느껴진다면 우리가 과거에 비해 얼마나 잘 살게 되었는지를 돌아보라"고 했다. 행복을 위해 '운동을 하고, 산책을 하고, 사랑을 하고, 자주 웃고, 여행을 하라'는 작가의 조언 속에는 단순하면서도 깊은 지혜가 담겨있었다.
중요한 것은 '이를 일상에서 얼마나 실천하느냐'에 달려있음을 알기에, 나는 앞으로도 계속 글을 쓰고, 사랑하며, 여행하듯 이 삶을 살아갈 것이다. 무엇보다 매일 운동하듯 상상력을 길러 나가며 또 다른 세상을 그려갈 것이다. 함께 하는 상상은 다가올 미래의 현실이 될 것임이 분명해졌으므로. 지구 상의 누구나 기쁘게 웃을 수 있는 세상을 상상하며 희망을 품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