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승주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영광
- 3특검 전담재판부 설치법안이 18일 발의됐는데 그 내용은 어떻게 평가하세요?
"말씀드린 사법부 불신을 초래할 만한 두 가지 사건으로 인해 이러한 법안까지 제출됐어요. 그런데 그걸 설치하게 될 때 몇 가지 헌법적인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첫 번째, 피고인들은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법관에 의해 재판받을 권리가 있어요. 사건이 기소가 되면, 재판에 부당한 압력과 선입견, 불공정한 결론이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결국 대법원 규칙까지도 포함한 일반적이고 추상적인 법률에 따라 어느 재판부, 어떤 법관이 사건을 담당하게 될 것인지 법률로 명료하게 결정돼 있어야 해요.
어떠한 사건에 대해 어느 재판부와 판사가 그 사건을 담당할 것이냐 하는 것을 법률 차원에서 다 세세하게 규정할 수는 없을 거 아니에요? 결국 어느 정도까지 대법원 규칙으로 위임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 대법원 규칙에는 어떠한 사건이 기소되고 사건 번호가 접수돼서 들어오게 되면 그 사건을 어느 재판부와 법관이 그것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는 게 이미 명백하게 나와 있어야 한다는 얘기예요. 그게 바로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해 재판 받을 권리죠.
이런 차원에서 본다면, 피고인 윤석열은 직권남용죄나 내란 우두머리 죄로 형사 기소됐고, 그걸 지귀연 재판부에서 담당해 진행 중이잖아요. 제가 자세한 건 아직 확인한 적 없어서 그게 어떤 순서에 따라 사건이 배당된 것인지는 몰라도, 어쨌거나 형사소송법과 대법원 규칙에 따라서 했을 거예요. 그러면 여러 가지 의심스러운 일들이 벌어졌다 하더라도, 이걸 특별법을 만들어서 아예 재판부를 바꿔버리는 일이 벌어지게 되면, 그 피고인의 입장에서는 바로 특별법에 대해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을 할 가능성이 상당히 농후해요.
제청 신청을 받은 담당 재판부가 그걸 또 심사해서 인용하게 되면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할 것이거든요. 헌법재판소에 제청하는 순간부터 이 사건은 재판 진행이 정지되게 돼 있어요. 그렇게 되면 특별법으로 좀 더 재판을 속도감 있게 진행하게끔 만들려다가 오히려 위헌 논란에만 휩싸여서 잘 진행되던 내란 재판마저도 정지되고 또 이 논란의 초점이 특별법의 위헌 여부의 문제로 옮겨지게 될 가능성도 있죠."
"대법관 증원, 선진국에선 잘 하지 않는 시도"
- 18일 발의된 법안에 의하면 법무부가 전담재판부를 추천하게 했잖아요. 그게 권력 분립 위반이라는 주장이 있습니다.
"법관추천위원회를 법무부 추천 1인, 법원 판사회의 추천 4인, 대한변호사협회 추천 4인 등 9인으로 만든다고 했어요. 법무부에서 한 사람 추천하는 것으로 위헌이냐 아니냐 논쟁하는 건 제가 볼 땐 지엽적인 문제 같아요. 오히려 전담재판부를 따로 둬서 현재 진행 중인 재판을 이송하게 만든다는 게 더 크죠. 물론 내란 재판과 관련해서는 그 자체가 굉장히 특별성이 있었으니까 따로 하자고 하는 것까지는 어느 정도 논의를 해 볼 이유도 있어 보이는데, 채 해병 특검이나 김건희 특검 같은 경우는 내란 사건하고 직접 관련이 있는 것도 아니에요. 그런데 이것들을 담당할 전담 재판부 따로 만들자고 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워요."
- 이 대통령이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선출 권력이 임명 권력보다 우위에 있다'는 취지로 발언했습니다.
"국민 주권적 입장에서 보게 되면 선출된 권력이 좀 더 직접적으로 민주적 정당성이 있지 않느냐는 취지의 말씀으로 들어야죠. 그러나 우리 헌법이 규정하고 있는 순서를 보게 되면 국회 그 다음에 정부, 법원, 헌법재판소, 선거관리위원회의 순서로 규정돼 있잖아요? 그러면 거기에 나오는 그 기관들은 다 헌법기관이 되는 거예요. 검찰총장처럼 헌법에 단어가 나온다고 다 헌법기관이 되는 게 아니고요. 헌법기관이라고 할 것 같으면 상호 간에 견제와 균형을 하도록 돼 있는 것이고, 서로 견제와 균형을 하는 범위 내에서는 서로 서열이 있는 것이 아니라 동등한 지위에 있다고 볼 수가 있어요."

▲ 조희대 대법원장이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에서 퇴근하고 있다.
유성호
- 대법관 증원을 둘러싸고도 의견이 엇갈립니다. 민주당은 3년에 걸쳐 12명 증원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이 부분도 신중을 기해야 될 것으로 봐요. 선진국이나 이미 민주주의·법치국가 원리가 잘 정립된 나라들은 잘 하지 않는 시도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사실 법원으로서는 지금 최대 위기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국민의 불신을 불식하기 위해서는 뭔가 자정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러면 이걸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문제인데, 지금 사건 부담이 크다고 얘기하니까 어느 정도 적절한 선에서 대법관을 증원하는 것은 모르겠으나 완전히 지금의 다수 관계를 뒤집는 식의 대법관 증원까지 시도한다면 그것도 문제죠. 그렇게 하지 않고 국회가 이런 걸 일거에 타개할 수 있는 신의 한 수가 있어요."
- 그건 뭐죠?
"헌법재판소에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있는, 소위 '재판소원제도'를 도입하는 거예요. 지난번에 대법원의 이재명 허위사실공표죄 유죄 취지 파기환송 판결이 나왔을 때 제가 전국 법학교수들의 연명을 받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했는데, 이 성명에서도 그와 같은 내용을 넣었어요.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서 '법원의 재판을 제외하고는'이라고 하는 문구 하나만 삭제해 버리면 돼요. 그러면 간단하게 재판에 대해서도 헌법소원이 가능하게 되고, 법원의 자의적 결정을 헌법재판소가 통제할 수 있게 되지요.
다만 그렇게 되면 헌법재판소에 재판소원 사건이 굉장히 많이 폭주하게 될 가능성이 있으니까 적절하게 적법요건 심사를 잘 해서 불필요한 헌법소원을 어느 정도 걸러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만, 현행 헌법을 개정하지 않고서도 재판소원 도입이 가능해요."
- 민주당에서는 조희대 대법원장의 사퇴를 요구하는데 어떻게 보세요?
"조희대 대법원장의 경우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 사건) 항소심의 무죄 판결에 대한 검사의 상고가 대법원에 접수되고 나서, 그 사건에 대해 소부에 먼저 배당하자마자, 소부에서 별다른 심리도 할 수 있는 기회나 시간도 갖지 못한 채, 당일로 대법원장의 결정에 따라 전원합의체로 회부했습니다. 그리고 전원합의체 심리가 시작된 지 며칠 안 걸려서 유죄 취지의 파기 환송 판결을 내렸어요.
이게 과연 절차적으로나 실체적으로나 문제가 없는 재판이었는지 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던 상황이었지요. 대선 후보에 대한 국민적 선택권을 사법부가 배제하려는 노골적인 의도가 있었다고 할 수밖에 없고, 그러한 대법원의 판결은 결국 국민적 저항에 부딪칠 수밖에 없었던 것이지요.
그런 상황을 초래한 대법원은 나름대로 그와 같은 사건에 대해 자정 작용을 하는 움직임 내지는 어떤 행위가 필요했어요. 어떤 특별한 조치가 없는 상태에서 정치권으로부터 대법원장의 사퇴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대법원 스스로 자초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그러한 문제점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이나 입법부가 사법부를 지나치게 흔들어 대려고 들어서도 안 된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것 역시 거꾸로 권력분립 원칙이나 사법권의 독립에 대한 침해가 될 수 있고, 또 정권이 바뀌면 또 대법원장에게 사퇴 압력을 가하는 나쁜 선례를 남길 수도 있기 때문에 정치권에서 대법원장 사퇴 압력 가하는 일은 이제 자제해야 한다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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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대 사퇴 촉구했던 로스쿨 교수가 내란전담재판부 반대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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