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앞에 작품이? 외곽 동네 확 바꾼 단 하나의 힘

런던 올림픽 이후 꾸준히 변하고 있는 런던 북동부, V&A 이스트 스토어하우스를 다녀와서

등록 2025.09.22 10:25수정 2025.09.22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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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장고느낌의 웅장한 미술관 내부
수장고느낌의 웅장한 미술관 내부 이택민

지난 주말 가족들과 함께 영국 런던 북동부 지역 스트랏포드의 'V&A 이스트 스토어하우스(East Storehouse)'를 찾았다. V&A 사우스 켄싱턴(South Kensington) 본관 보관실에 잠들어 있던 방대한 소장품이 처음으로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라 전시 개장 초반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입구 앞에는 주말이라 그런지 긴 줄이 늘어서 있었고, 사람들은 설레는 표정으로 차례를 기다렸다. 20여 분을 기다렸을까 드디어 안으로 들어섰다. 주의사항 등 간단한 안내를 받은 후 전시장에 들어섰을 때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정말 웅장했다.


끝없이 늘어선 수장고에 진열된 소장품들이 펼쳐졌다. 손을 뻗으면 닿을 만큼 가까운 거리에 그대로 전시되어 있었다. 일반적으로 미술관에서 작품을 감상할 때 만지지 말라는 신호와 함께 삼엄한 경비가 떠오르는데, 코 앞에 놓인 소장품들을 관람객에게 믿고 맡기는 모습은 고정관념을 깨는 접근 방식이었다.

 길게 늘어선 V&A east storehouse 입장줄
길게 늘어선 V&A east storehouse 입장줄 이택민

또한, 관람객들은 작품을 단순히 보는 데만 그치지 않고 작품이 어떻게 보존되고 연구되는지, 소장품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미래 세대에게 전달되는지 그 뒷면까지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것은 혁신이었다. 말 그대로 보이지 않던 것들이 드러나는 공간이었고, 열린 공간을 직접 보고 느끼는 것 자체가 무척 흥미롭고 새로운 경험이었다.

내년 봄에는 본격적으로 V&A 이스트 뮤지엄(East Museum)이 문을 열 예정이다. 덕분에 런던 북동부 지역은 더 이상 변방이 아닌 문화의 심장부로 자리매김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사실 런던 북동부 지역 스트랫포드는 몇년 전까지만해도 런던 외곽의 조용한 동네였다.

하지만 2012년 런던올림픽을 계기로 큰 변화를 겪었으며, 낡은 공업 지대였던 이곳이 대규모 개발을 통해 올림픽 파크, 대형 쇼핑몰, 교통 허브 등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이어 BBC 스튜디오, 새들러스 웰스 극장, 그리고 V&A 이스트스토어까지 들어서면서 점점 런던의 새로운 문화의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V&A라는 이름이 런던 북동부에 들어서는 순간 동네의 분위기와 위상이 한순간에 달라졌다. 사람들은 기꺼이 시간을 내어 줄을 서고 그 줄마저 하나의 문화가 되어, 낯설었던 동네는 명소, 가고 싶은 곳으로 자리 잡았다. 문화 시설 하나가 도시의 이미지를 이렇게나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이는 단순한 개발의 결과가 아니라 문화가 도시를 움직이는 힘을 보여주는 생생한 장면이었다.


 미술관, 대학, BBC, 극장이 들어선 북동부 스트랏포드 그. 뒤론 대형 쇼핑몰 westfiled
미술관, 대학, BBC, 극장이 들어선 북동부 스트랏포드 그. 뒤론 대형 쇼핑몰 westfiled 이택민

#영국 #런던 #북동부 #스트랏포드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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