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2025.09.22 10:25수정 2025.09.22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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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장고느낌의 웅장한 미술관 내부
이택민
지난 주말 가족들과 함께 영국 런던 북동부 지역 스트랏포드의 'V&A 이스트 스토어하우스(East Storehouse)'를 찾았다. V&A 사우스 켄싱턴(South Kensington) 본관 보관실에 잠들어 있던 방대한 소장품이 처음으로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라 전시 개장 초반부터 큰 관심을 받았다.
입구 앞에는 주말이라 그런지 긴 줄이 늘어서 있었고, 사람들은 설레는 표정으로 차례를 기다렸다. 20여 분을 기다렸을까 드디어 안으로 들어섰다. 주의사항 등 간단한 안내를 받은 후 전시장에 들어섰을 때 눈앞에 펼쳐진 풍경은 정말 웅장했다.
끝없이 늘어선 수장고에 진열된 소장품들이 펼쳐졌다. 손을 뻗으면 닿을 만큼 가까운 거리에 그대로 전시되어 있었다. 일반적으로 미술관에서 작품을 감상할 때 만지지 말라는 신호와 함께 삼엄한 경비가 떠오르는데, 코 앞에 놓인 소장품들을 관람객에게 믿고 맡기는 모습은 고정관념을 깨는 접근 방식이었다.

▲ 길게 늘어선 V&A east storehouse 입장줄
이택민
또한, 관람객들은 작품을 단순히 보는 데만 그치지 않고 작품이 어떻게 보존되고 연구되는지, 소장품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미래 세대에게 전달되는지 그 뒷면까지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것은 혁신이었다. 말 그대로 보이지 않던 것들이 드러나는 공간이었고, 열린 공간을 직접 보고 느끼는 것 자체가 무척 흥미롭고 새로운 경험이었다.
내년 봄에는 본격적으로 V&A 이스트 뮤지엄(East Museum)이 문을 열 예정이다. 덕분에 런던 북동부 지역은 더 이상 변방이 아닌 문화의 심장부로 자리매김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사실 런던 북동부 지역 스트랫포드는 몇년 전까지만해도 런던 외곽의 조용한 동네였다.
하지만 2012년 런던올림픽을 계기로 큰 변화를 겪었으며, 낡은 공업 지대였던 이곳이 대규모 개발을 통해 올림픽 파크, 대형 쇼핑몰, 교통 허브 등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이어 BBC 스튜디오, 새들러스 웰스 극장, 그리고 V&A 이스트스토어까지 들어서면서 점점 런던의 새로운 문화의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
V&A라는 이름이 런던 북동부에 들어서는 순간 동네의 분위기와 위상이 한순간에 달라졌다. 사람들은 기꺼이 시간을 내어 줄을 서고 그 줄마저 하나의 문화가 되어, 낯설었던 동네는 명소, 가고 싶은 곳으로 자리 잡았다. 문화 시설 하나가 도시의 이미지를 이렇게나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이는 단순한 개발의 결과가 아니라 문화가 도시를 움직이는 힘을 보여주는 생생한 장면이었다.

▲ 미술관, 대학, BBC, 극장이 들어선 북동부 스트랏포드 그. 뒤론 대형 쇼핑몰 westfiled
이택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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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앞에 작품이? 외곽 동네 확 바꾼 단 하나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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