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 7월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대한민국의 주적이 누구냐” 질의에 “김 후보자의 답변이 명확하지 않다”며 퇴장했다.
유성호
이재명 정부 1기 내각 구성이 마무리됐다. 그러나 인사청문회 과정에서는 여전히 도덕성과 관련한 논란이 제기됐다. 특히 이번에는 과거 정부에서 제시했던 인사 배제 기준이 명확히 확인되지 않아, 검증 책임이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시민단체 경실련은 장관 후보자 20명을 자체 분석한 결과, 총 29건(경미한 사안 제외 시 22건)의 의혹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세부적으로는 병역 관련 4건(경미 제외 2건), 부적절한 재산 형성과 투기 정황 9건(7건), 세금 회피 및 납세 불이행 8건(7건), 위장전입 3건(1건), 학문적 부정행위 3건 전부, 음주운전 이력 2건 전부가 포함됐다.
경실련은 "이번 정부만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적 한계가 누적된 결과"라며 "인사청문회법 제정 25년 동안 청문회 무력화와 임명 강행 사례가 반복돼 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인사청문회법이 제정된 지 25년 동안 내각 인선 때마다 대통령실은 후보자의 흠결에 대해 "몰랐다"고 하거나, 후보자가 "개인정보라 자료를 낼 수 없다"고 하는 경우가 있었다. 국회는 "자료가 부족해 보고서를 채택하기 어렵다"고 밝혔고, 언론은 문제를 제기했다가 법적 분쟁에 휘말린 사례도 있었다. 결국 임명 여부가 여론의 영향을 크게 받는 모습이 반복돼 왔다.
인사청문회법은 제정 이전 대통령의 임명권과 지명권 행사에 대해 국회가 관여할 장치가 없던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도입됐다. 이를 통해 고위공직자 후보자가 적합한 자질과 능력을 갖추었는지를 국민 앞에서 검증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 핵심은 공개와 검증이다. 그러나 지금은 이러한 기능이 제도 운영상의 한계로 인해 충분히 작동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따라서 문제의 본질을 진단하고, 인사청문회를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는 제도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경실련은 이를 위해 세 가지 문제를 꼽았다.
첫째는 대통령실의 역할과 책임 범위다. 인사청문회에서 국회의 검증이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보다 앞서 대통령실의 사전 검증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가 핵심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이 임명권자이자 지명권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행 제도 아래에서는 대통령실이 실제로 어떤 검증을 했는지, 또 어떤 판단 과정을 거쳤는지를 국회가 직접 확인하기 어렵다.
'인사청문회법' 제5조는 후보자의 학력·경력, 병역 사항, 재산 신고, 세금 납부 및 체납 내역, 범죄 경력 등의 자료를 국회에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국무총리나 국무위원 후보자의 경우 대통령 또는 지명권자가 이를 제출하도록 명시돼 있어, 대통령실이 자료 제출의 책임 주체임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럼에도 실제 청문회 과정에서는 대통령실이 후보자 논란에 대해 "몰랐다"는 입장을 밝히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 때문에 "자료 제출의 주체가 왜 책임을 지지 않는가"라는 문제 제기가 반복돼 왔다. 이와 관련해 제출된 자료 역시 대부분 후보자가 직접 작성한 것을 취합한 수준에 그쳐, 대통령실이 실질적인 검증 책임을 다하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도 있다.
둘째는 후보자들의 자료 제출 태도다. 현행 인사청문회법 제12조에 따르면, 국회의 추가 자료 요구 권한은 국가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기관에만 한정돼 있다. 다시 말해 공직후보자 본인에게 명확한 자료 제출 의무가 규정돼 있지 않다. 이 때문에 후보자가 자료 제출을 거부하거나 소극적으로 임할 경우 실질적인 검증에 어려움이 발생한다. 또한 제16조는 후보자가 답변이나 자료 제출을 거부할 수 있는 근거를 두고 있는데, 정당한 사유가 있을 경우를 전제로 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포괄적이고 형식적인 사유가 반복적으로 제시된다는 비판도 있다. 국회가 이러한 사유의 정당성을 충분히 심사할 권한이 명확히 보장되지 않다 보니, 청문회 과정에서 검증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셋째는 국회의 권한이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인사청문회법의 본래 취지는 국회가 공직후보자의 자질과 능력을 국민 앞에서 공개적으로 검증하자는 것이었다. 그러나 제도의 취지와 달리 국회가 행사할 수 있는 실질적 권한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증은 질의와 자료 제출을 통해서만 이뤄질 수 있는데, 후보자가 자료 제출이나 답변을 거부해도 현행 법에는 이를 제재할 규정이 없다. 이 때문에 국회의 검증이 불완전해지고, 청문회가 형식적 절차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넷째는 이른바 '인사청문 패싱' 문제다. 현행 제6조는 임명동의안 등이 제출되면 국회가 20일 이내에 청문 절차를 마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국무위원 등 일부 주요 직위의 경우 이 기한 내에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송부되지 않더라도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본래는 청문회가 열렸음에도 보고서 채택이 무산될 경우를 대비한 예외 규정이었지만, 실제 운영 과정에서는 청문회가 열리지 않은 상태에서도 임명이 가능하도록 해석되는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법은 원칙적으로 국회가 인사청문회를 열어 질의와 답변, 증거조사를 거치도록 요구한다. 그럼에도 청문회 자체 없이 임명이 이루어지는 것은 국민 검증 절차의 취지와 어긋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경실련은 인사청문회법 개정 청원을 추진 중이다. 경실련이 제안하는 주요 내용은 ▲제5조 제2항 개정을 통해 대통령실이 사전 검증 결과 요약자료를 국회에 제출하도록 의무화할 것, ▲제12조 개정을 통해 공직후보자 본인의 자료 제출 의무를 명확히 할 것, ▲제16조의2 신설을 통해 자료 제출이나 답변 거부 시 반드시 서면 사유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국회가 그 정당성을 심사할 수 있게 할 것 등이다. 이를 통해 후보자의 불성실한 태도와 책임 회피를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제18조의2 신설로 후보자가 고의적으로 자료 제출을 회피하거나 허위 자료를 제출할 경우 벌칙을 부과해 국회의 검증 권한을 실질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도 내놨다.
경실련은 "청문회의 문제는 비공개 부족이 아니라 책임 부족과 자료 부족"이라며, "제도의 취지를 살리려면 공개적 검증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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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청문회 무용론, 25년 동안 반복... 이렇게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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