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까지 온 추석 선물, 답례로 '고사리' 고른 이유

한국에서 건너온 사돈댁의 정성... 고민 끝에 귀국길에 부칠 선물을 골랐습니다

등록 2025.09.26 14:21수정 2025.09.26 14:21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오랜만에 한국에 살고 있는 큰아들이 명절을 맞아 캐나다 집에 왔다. 아들이 오기 전, 필요한 물건이 있으면 주문해 두라고 해서 한국 온라인몰에 미리 주문을 넣어 두었다. 김·멸치·쥐포 같은 건어물부터 휴대폰 케이스와 거치대까지 주문한 물건들을 가방 두 개에 나누어 가득 담아왔다.

 한국에서 가져온 다양한 물건들. 간단한 생필품이지만 캐나다에서는 귀한 선물이 된다
한국에서 가져온 다양한 물건들. 간단한 생필품이지만 캐나다에서는 귀한 선물이 된다 김종섭

예전 같으면 고춧가루나 된장, 고추장 같은 식재료를 챙겨왔겠지만, 이제는 캐나다 한인마트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다. 물론 한국에서 가져온 물건들도 캐나다에도 없는 건 아니지만, 가격이 비싸거나 맛과 품질의 차이가 커 한국에서 직접 가져오면 더 만족스럽다.


그러던 중, 아들을 통해 받은 짐 꾸러미 속에서 뜻밖의 선물이 나왔다. 사돈 댁에서 한가위를 앞두고 직접 만든 찰떡을 보내주신 것이다. 견과류, 콩, 팥, 호박, 쑥 등 다양한 재료가 들어간 정성 어린 떡 한 상자였다.

추석에 흔히 떠올리는 송편은 아니었지만, '떡'이라는 상징이 주는 울림은 컸다. 해외에서, 그것도 사돈댁으로부터 전해진 떡 선물이라 더욱 특별했다. 지난해 아들을 장가 보낸 뒤 사돈댁과는 멀리 떨어져 지내며 직접 얼굴을 뵐 기회도 없었는데, 이렇게 마음을 담아 보내주신 정성에 가슴이 따뜻해졌다.

무엇을 전하면 좋을까... 아내의 제안은?

 사돈댁에서 보내온 추석 떡 선물. 해외에서 더욱 값지게 느껴지는 따뜻한 정
사돈댁에서 보내온 추석 떡 선물. 해외에서 더욱 값지게 느껴지는 따뜻한 정 김종섭

그러다 문득 생각이 이어졌다. 곧 한국으로 돌아갈 아들을 통해 사돈 댁에 어떤 선물을 보내야 할까. 캐나다 특산품을 떠올려 봤지만, 사돈께서 자녀 유학으로 오랫동안 캐나다에 머문 경험이 있어 웬만한 현지 물건은 이미 새로울 게 없으실 듯했다.

'무엇이 좋을까' 고민 끝에 아내가 제안한 것은 의외로 캐나다산 고사리였다. 한국에서도 흔한 것이지만, 캐나다산 고사리는 맛이 좋아 캐나다 현지 한인들이 귀국길에 선물로 많이 챙기는 품목이라고 했다. 단순한 식재료 같아도, 충분히 특별한 선물이 될 수 있다는 아내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사실 선물이란 값비싼 물건보다 그 안에 담긴 정성과 마음이 더 중요하다. 이번에 받은 떡 한 상자가 그 증거였다. 사람 사이의 정은 결국 시간과 정성이 오갈 때 깊이 느껴진다. 요즘처럼 온라인으로 무엇이든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시대에도, 명절에 직접 전하는 선물만큼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없다. 그것은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정'을 이어주고 마음을 풍요롭게 해 주기 때문이다. 이번 한가위는 유난히 그 정의 의미를 깊이 되새기게 된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서로의 안부를 챙기고 마음을 건네는 일. 그것이 바로 명절이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이며 의미일 것이다.
#추석이야기 #해외생활 #가족이야기 #정(情) #사는이야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캐나다에 거주하며, 이민자의 삶과 일상에서 건져 올린 이야기를 기록합니다.


톡톡 60초

AD

AD

AD

인기기사

  1. 1 박찬대 40.5%, 박남춘 9.8%, 김교흥 5.4%...박찬대, 유정복에 오차밖 우세 박찬대 40.5%, 박남춘 9.8%, 김교흥 5.4%...박찬대, 유정복에 오차밖 우세
  2. 2 '윤석열 사형' 구형에 논평 한 줄 못내는 국민의힘의 속사정 '윤석열 사형' 구형에 논평 한 줄 못내는 국민의힘의 속사정
  3. 3 윤석열 사형 구형에 세계가 주목... "정치적 자살 행위로 몰락한 스타 검사" 윤석열 사형 구형에 세계가 주목... "정치적 자살 행위로 몰락한 스타 검사"
  4. 4 이광재 29.4%, 우상호 24.7%...김진태와 대결, 모두 오차밖 우세 이광재 29.4%, 우상호 24.7%...김진태와 대결, 모두 오차밖 우세
  5. 5 용인 반도체 공장 부지, 직접 보면 놀란다...대통령도 후회한 이유 용인 반도체 공장 부지, 직접 보면 놀란다...대통령도 후회한 이유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