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주최하는 제28회 부천국제만화축제가 26일 경기 부천시 한국만화박물관에서 개막한 가운데, 지난 2022년 윤석열 정부의 외압으로 철거된 작품 '윤석열차'가 다시 전시돼 있다.
전선정
윤석열차 앞에서 사진을 찍으며 같이 온 학생들에게 작품 감상을 제안하던 김아무개(40대 여성)씨는 "이 그림이 그려진 2022년은 (윤석열이) 계엄을 선포하기 한참 전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앞서 생각하고 풍자했다는 게 신기하고 특색있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윤석열차를 보러 축제를 찾았다는 이아무개(20대 남성)씨는 "직접 보니 신기하다"며 "윤석열 얼굴이 그려진 열차가 들이닥치자 시민들이 놀라 도망치는 모습이 그림에 담겨 있는데 나 같다는 생각을 했다"며 웃음을 보였다.
이씨는 "지금은 정상화됐지만, 무역업에서 일하고 있어 계엄 때 환율이 급등하며 많이 힘들었다. 3년 만에 다시 전시한 것을 보니 표현의 자유가 되살아났다고 느낀다"라며 "저 그림이 당시 논란이 됐다는 게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의문이다. 원래 만화엔 풍자가 담기는 것인데 좀 비판했다고 고등학생이 그린 그림을 국가기관이 나서서 탄압한 게 파시즘 같다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친구와 함께 수상작들을 관람하던 김아무개(50대 여성)씨는 "정치적인 성향을 떠나 만화를 통한 풍자는 예전부터 있었다. 그때 문체부(문화체육관광부)의 조치는 너무했다"며 "(이번에) 다시 전시한 건 잘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만화영상을 전공하는 대학생 오아무개(20대 남성)씨도 "윤석열차 때문에 축제에서 3년 간 수상작 전시가 중단된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정권 교체 이후에 이 그림이 다시 전시된 건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짚었다.
'정상영업합니다' 슬로건, 어떤 의미?

▲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주최하는 제28회 부천국제만화축제가 26일 경기 부천시 한국만화박물관에서 개막한 가운데, 지난 2022년 윤석열 정부의 외압으로 철거된 작품 '윤석열차'가 다시 전시돼 있다.
전선정
올해 부천국제만화축제의 슬로건은 "만화·웹툰 정상영업합니다"이다. 축제를 주최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의 백종훈 원장은 이날 윤석열차 앞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나 "(슬로건은) 중의적 표현"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첫째로 대한민국은 웹툰 종주국입니다. '(우리 만화가) 최고다. 최고봉이다. 정상(꼭대기)이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둘째는 '헌법 21조가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에 따라 축제를 정상적으로 운영하겠다'라는 의지의 표명이기도 합니다."
이어 백 원장은 "2022년 (윤석열차의) 논란 이후 주제를 지정해 공모전을 진행했다. 올해부터는 표현의 자유를 준수하며 축제를 진행하고자 공모전을 자유 주제로 바꿨고 그렇게 수상한 작품들을 전시했다. (코로나19와 윤석열차 논란으로 전시하지 못했던) 2021~2025년 작품을 전시했고 윤석열차도 그 중 한 작품이다"라며 "(이 전시실에선) 청소년 창작자들의 지난 5년 간의 흐름과 궤적을 볼 수 있다. 창작의 자유와 고통까지 청소년들이 느꼈던 점을 응원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전시를 준비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로 28회를 맞는 부천국제만화축제는 오는 28일까지 경기 부천시 한국만화박물관 일원에서 진행된다.

▲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주최하는 제28회 부천국제만화축제가 26일 경기 부천시 한국만화박물관에서 개막한 가운데, 지난 2022년 윤석열 정부의 외압으로 철거된 작품 '윤석열차'가 다시 전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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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칵찰칵 북적북적' 탄압 뚫고 돌아온 윤석열차, "이거 보러 부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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