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표지 세상은 참 아름답고 멋져!
고래이야기
눈의 나라에서 태어난 쌍둥이
책 속 배경은 '티베트'라 불리는 눈의 나라다. 모든 것이 얼어붙을 만큼 추운 곳에서 쌍둥이 형제 라히와 나왕이 태어난다. 두 아이는 똑같이 커다란 눈망울을 가졌지만, 성격은 달랐다. 형 라히는 겁이 많고 소심한 반면, 동생 나왕은 대담하고 명랑하다.
쌍둥이 가족은 유목민으로 살아가며 험준한 산과 들을 넘는다. 길에서 만난 위협 앞에서 두 형제의 차이는 극명하게 드러난다. 사나운 양치기 개를 본 라히는 공포에 질려 눈을 감지만, 나왕은 손을 내밀어 개를 쓰다듬는다. 눈표범을 마주쳤을 때도 라히는 굳어버리지만, 나왕은 정중히 말을 건네며 위험을 넘긴다.
'세상을 다른 눈으로 보려면 마음부터 바꿔야 해'
라히는 동생의 태도가 신기했다. 늘 담담하고, 늘 행복해 보였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고백한다.
"네 눈을 좀 빌려주면 안 되겠니? 네 눈으로 세상을 보고 싶어."
그러자 나왕은 말한다.
"세상을 다른 눈으로 보려면 마음부터 바꿔야 해."
라히는 그제야 깨닫는다. 세상이 두렵고 험악하게만 보였던 것은 자기 마음이 만들어낸 그림자였음을. 외부 환경은 변하지 않았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태도는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동생을 통해 배운 것이다.
불변의 현실, 달라지는 마음
유목민의 삶은 늘 고단하다. 야크의 젖을 짜고, 눈보라를 뚫고 이동하며 살아가는 일상은 변하지 않는다. 그러나 나왕은 그 속에서 "세상은 참 아름답고 멋져!"라고 말한다. 라히도 마침내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그 장면은 독자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삶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바꿀 수는 없지만, 그것을 바라보는 우리의 눈은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가? 같은 현실 속에서도 누군가는 절망을 보고, 누군가는 희망을 본다.
그림이 전하는 울림
'클로틸드 페렝'의 그림은 차갑고 장엄한 설산과 유목민의 삶을 서정적으로 담아낸다. 눈보라 속에서도 두 아이가 서로를 끌어안는 장면은, 두려움과 평온이 공존하는 인간 내면의 풍경처럼 다가온다. 그림은 말보다 더 깊은 울림으로 메시지를 전한다.
나는 이 책을 덮으며 산속 오지의 겨울을 떠올렸다. 고립된 날조차 아름답게 여길 수 있었던 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열려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늘 그렇지는 않았다. 걱정과 불안에 사로잡힌 날엔 세상이 삭막하게만 비쳤다. 결국 문제는 외부가 아니라 내 마음이었다는 것을, 라희와 나왕이 다시 일깨워주었다.
책의 마지막 장면에서 나왕은 형의 목에 팔을 두르며 묻는다.
"세상은 참 아름답고 멋져! 그렇지?"
그 물음은 책 속 형제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대답은 각자의 몫이다. 그리고 라히는 대답한다.
"맞아, 나왕! 세상은 참 아름답고 멋져! 이제 내 눈에도 세상이 빛나 보여!"
세상은 참 아름답고 멋져!
장 프랑수아 샤바 (지은이), 클로틸드 페랭 (그림), 김헤니 (옮긴이),
고래이야기,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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